학교폭력 소송전 비화 증가세…“인성교육 악영향 우려”

입력 2022.06.16 (21:55) 수정 2022.06.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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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육현장에서도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학교 폭력의 범위와 가해자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경미한 다툼도 학폭으로 판정을 받는 사례가 늘고 이에 반발해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김도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최근 2주 사이 대구지방법원에선 경북의 고교생 A과 중학생 B의 행정소송이 각각 진행됐습니다.

A는 친구에게 제3자의 험담을, B는 학원에서 특정인을 향한 거짓말을 했는데 두 학생 모두 학폭 가해자로 인정돼 '서면사과 처분'을 받았고, 이에 반발하며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진행한 겁니다.

인권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고, 학교 폭력에 대한 감수성도 달라지면서 명백한 폭력행위는 물론 작은 다툼까지도 학폭 심의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학폭 기록이 진학과 취업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법원 판단을 구하겠다는 행정 소송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무분별한 학폭 신고와 소송전이 학생 학부모들 간에 갈등을 심화시키고 인성교육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보미/대구교사노조 위원장 : "중대한 폭력에 대해선 심의위원회에서 다루는 게 맞지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떤 화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학교에도 권한을 줘야하지 않겠나."]

교육당국도 사례 분석 등을 통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김종현/경북교육청 생활교육담당 장학관 : "화해분쟁조정지원단, 관계회복지원단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학교폭력대책 심의위원들의 전문적인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 (역량강화 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학교 폭력 문제, 그 처리 과정이 또 다른 갈등과 부작용을 낳는 건 아닌지 세심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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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소송전 비화 증가세…“인성교육 악영향 우려”
    • 입력 2022-06-16 21:55:09
    • 수정2022-06-16 22:00:36
    뉴스9(대구)
[앵커]

교육현장에서도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학교 폭력의 범위와 가해자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경미한 다툼도 학폭으로 판정을 받는 사례가 늘고 이에 반발해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김도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최근 2주 사이 대구지방법원에선 경북의 고교생 A과 중학생 B의 행정소송이 각각 진행됐습니다.

A는 친구에게 제3자의 험담을, B는 학원에서 특정인을 향한 거짓말을 했는데 두 학생 모두 학폭 가해자로 인정돼 '서면사과 처분'을 받았고, 이에 반발하며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진행한 겁니다.

인권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고, 학교 폭력에 대한 감수성도 달라지면서 명백한 폭력행위는 물론 작은 다툼까지도 학폭 심의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학폭 기록이 진학과 취업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법원 판단을 구하겠다는 행정 소송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무분별한 학폭 신고와 소송전이 학생 학부모들 간에 갈등을 심화시키고 인성교육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보미/대구교사노조 위원장 : "중대한 폭력에 대해선 심의위원회에서 다루는 게 맞지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떤 화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학교에도 권한을 줘야하지 않겠나."]

교육당국도 사례 분석 등을 통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김종현/경북교육청 생활교육담당 장학관 : "화해분쟁조정지원단, 관계회복지원단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학교폭력대책 심의위원들의 전문적인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 (역량강화 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학교 폭력 문제, 그 처리 과정이 또 다른 갈등과 부작용을 낳는 건 아닌지 세심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한규석/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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