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고용 갑질·범법자 취급 등에 시달리는 체류자들

입력 2022.06.20 (21:43) 수정 2022.06.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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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나마 앞서 보신 건 난민으로 인정 받은 경우고, 아직 난민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당수 단기 비자에 의존해서 임시로 국내에 머물고 있습니다.

난민 신청부터 승인까지 오랜 시간 대기하면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보니, 기본적인 보호와 생계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어서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항에서 새우잠을 청하는 사람들.

지난달 들어온 미얀마인들로, 한달 동안 '청사 노숙'을 했습니다.

[미얀마 난민/음성변조 : "(돈이 없어서) 밥 먹을 때도 1인분만 시켜 셋이서 나눠 먹으며 지냈습니다."]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에 참여한 뒤 박해를 피해 한국에 온 건데, 돈 벌러 온 것으로 의심된다며 난민 심사를 거부당한 겁니다.

결국 소송까지 내서 심사 기회를 얻긴 했지만, 공항 밖에서의 생활이 더 걱정입니다.

[미얀마 난민/음성변조 : "언제까지 있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생활을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만 됩니다."]

대부분의 난민 대기자들, 취업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취직을 한다 해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들이닥치곤 합니다.

수단 민병대에 징용됐다 민간인 살해·약탈을 목격하고 탈출한 다오우드 씨는, 한국에서 농장 일을 하며 난민 심사를 기다려 왔습니다.

하지만 심장병이 생겨 수술을 받게 되자, 농장 측은 그를 곧바로 해고했습니다.

문제는, 수술 당시만 해도 건강보험 가입자였던 그가 해고와 동시에 자격을 잃게 되면서, 수백 만 원대 건보료 추징에, 추방 위기까지 맞았다는 겁니다.

[다오우드/수단 난민 심사 대기자 : "(출입국청에 도와달라고 했지만) 말도 안 통하니까 거의 종이를 던지듯이 '가, 가, 안돼, 안돼' 이런 식으로…."]

어떤 체류자는 엉터리 브로커에게 속아 취업을 부탁했다, 졸지에 재판에 넘겨진 사례도 있습니다.

[이일/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 "(난민 심사 대기자들이) 한국에선 잘 보호가 안 되다 보니까 해외로 추방되는 문제들이 생길 수 있죠.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게 하고 공무원들을 만나면 점점 더 수그러들고…."]

국내 체류 중인 난민 심사 대기자는 2,400여 명.

인권위원회는 심사 기간에 여러 고충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생존 지원, 그리고 심사 기간 단축 등을 오늘(20일)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심남규/그래픽:김현갑

[앵커]

우리 시각 오늘 밤, 주목할만한 경매 결과가 나옵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러시아 독립 언론인 무라토프가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내놨는데,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새 주인과 가격이 결정되는 겁니다.

"비통하고 부끄럽다"

무라토프가 메달을 내놓으며 했던 말입니다.

수익금은 모두 러시아 침공에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돈으로 따지긴 어렵겠지만, 무라토프는 이번 경매를 통해 난민 어린이들에게 미래와 기회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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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고·고용 갑질·범법자 취급 등에 시달리는 체류자들
    • 입력 2022-06-20 21:43:54
    • 수정2022-06-20 22:02:59
    뉴스 9
[앵커]

그나마 앞서 보신 건 난민으로 인정 받은 경우고, 아직 난민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당수 단기 비자에 의존해서 임시로 국내에 머물고 있습니다.

난민 신청부터 승인까지 오랜 시간 대기하면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보니, 기본적인 보호와 생계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어서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항에서 새우잠을 청하는 사람들.

지난달 들어온 미얀마인들로, 한달 동안 '청사 노숙'을 했습니다.

[미얀마 난민/음성변조 : "(돈이 없어서) 밥 먹을 때도 1인분만 시켜 셋이서 나눠 먹으며 지냈습니다."]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에 참여한 뒤 박해를 피해 한국에 온 건데, 돈 벌러 온 것으로 의심된다며 난민 심사를 거부당한 겁니다.

결국 소송까지 내서 심사 기회를 얻긴 했지만, 공항 밖에서의 생활이 더 걱정입니다.

[미얀마 난민/음성변조 : "언제까지 있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생활을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만 됩니다."]

대부분의 난민 대기자들, 취업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취직을 한다 해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들이닥치곤 합니다.

수단 민병대에 징용됐다 민간인 살해·약탈을 목격하고 탈출한 다오우드 씨는, 한국에서 농장 일을 하며 난민 심사를 기다려 왔습니다.

하지만 심장병이 생겨 수술을 받게 되자, 농장 측은 그를 곧바로 해고했습니다.

문제는, 수술 당시만 해도 건강보험 가입자였던 그가 해고와 동시에 자격을 잃게 되면서, 수백 만 원대 건보료 추징에, 추방 위기까지 맞았다는 겁니다.

[다오우드/수단 난민 심사 대기자 : "(출입국청에 도와달라고 했지만) 말도 안 통하니까 거의 종이를 던지듯이 '가, 가, 안돼, 안돼' 이런 식으로…."]

어떤 체류자는 엉터리 브로커에게 속아 취업을 부탁했다, 졸지에 재판에 넘겨진 사례도 있습니다.

[이일/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 "(난민 심사 대기자들이) 한국에선 잘 보호가 안 되다 보니까 해외로 추방되는 문제들이 생길 수 있죠.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게 하고 공무원들을 만나면 점점 더 수그러들고…."]

국내 체류 중인 난민 심사 대기자는 2,400여 명.

인권위원회는 심사 기간에 여러 고충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생존 지원, 그리고 심사 기간 단축 등을 오늘(20일)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심남규/그래픽:김현갑

[앵커]

우리 시각 오늘 밤, 주목할만한 경매 결과가 나옵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러시아 독립 언론인 무라토프가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내놨는데,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새 주인과 가격이 결정되는 겁니다.

"비통하고 부끄럽다"

무라토프가 메달을 내놓으며 했던 말입니다.

수익금은 모두 러시아 침공에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돈으로 따지긴 어렵겠지만, 무라토프는 이번 경매를 통해 난민 어린이들에게 미래와 기회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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