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심사 ‘바늘 구멍’ 뚫어도 “일상 곳곳 차별”

입력 2022.06.21 (06:37) 수정 2022.06.2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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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는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이었습니다.

난민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집을 잃고 강제 이주한 사람이 최초로 1억 명을 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컸는데요.

우리나라도 난민법 제정 10주년을 맞았지만, 국내의 난민들은 여전히 이런저런 차별을 겪고 있었습니다.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에티오피아 언론인이었던 베가쇼 씨.

정부 비판 기사를 썼다 신변에 위협을 느껴 2011년 한국으로 왔습니다.

생계가 막막했지만 3년을 버틴 끝에 난민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베가쇼 드레세/에티오피아 출신 난민 : "난민이기 때문에, 달리 의지할 만한 사람도 없었고 제 스스로 일을 해야 했죠."]

이후에도 사정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직장을 못 구해 임시직을 전전하다, 7년 만에 작은 지하 식당을 차렸습니다.

생활고보다 힘든 건 일상 속 차별과 냉대였습니다.

[베가쇼 드레세/에티오피아 출신 난민 : "예를 들어 (제가) 기차를 타서, 한국인 옆에 앉는다고 하면 그들은 떠나갈 겁니다."]

2010년, 아버지와 함께 이란을 떠나 한국에 온 김민혁 군.

난민 심사부터가 난관이었습니다.

목숨 걸고 천주교로 개종했는데, '거짓으로 종교를 바꾼 거 아니냐'는 추궁을 계속 받아야 했습니다.

[김민혁/이란 출신 난민 : "가짜 난민 한 명을 가리기 위해서 진짜 난민 백 명을 희생하고 있는 게 좀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아요."]

심사를 통과한 이후에도 편견과 오해는 따라붙었습니다.

[김민혁/이란 출신 난민 : "'아, 난민 하면 막 테러리스트구나' 그런데 폭탄을 메고 온 사람이 테러리스트지. 난민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민혁 씨는 자신을 받아준 한국 사회에 무언가 돌려주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김민혁/이란 출신 난민 : "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이제 자격증을 취득해서 의료사회복지 쪽으로... 좀 사회에도 기여를 하고."]

국내에서 난민으로 공인된 사람은 1,163명.

인정률 1.5% 정도로 G-20 국가 중 최하위권입니다.

난민을 바라보는 의식은 과연 어느 수준에 있는지도 돌아볼 땝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박상욱 조원준/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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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 심사 ‘바늘 구멍’ 뚫어도 “일상 곳곳 차별”
    • 입력 2022-06-21 06:37:31
    • 수정2022-06-21 07: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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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는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이었습니다.

난민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집을 잃고 강제 이주한 사람이 최초로 1억 명을 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컸는데요.

우리나라도 난민법 제정 10주년을 맞았지만, 국내의 난민들은 여전히 이런저런 차별을 겪고 있었습니다.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에티오피아 언론인이었던 베가쇼 씨.

정부 비판 기사를 썼다 신변에 위협을 느껴 2011년 한국으로 왔습니다.

생계가 막막했지만 3년을 버틴 끝에 난민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베가쇼 드레세/에티오피아 출신 난민 : "난민이기 때문에, 달리 의지할 만한 사람도 없었고 제 스스로 일을 해야 했죠."]

이후에도 사정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직장을 못 구해 임시직을 전전하다, 7년 만에 작은 지하 식당을 차렸습니다.

생활고보다 힘든 건 일상 속 차별과 냉대였습니다.

[베가쇼 드레세/에티오피아 출신 난민 : "예를 들어 (제가) 기차를 타서, 한국인 옆에 앉는다고 하면 그들은 떠나갈 겁니다."]

2010년, 아버지와 함께 이란을 떠나 한국에 온 김민혁 군.

난민 심사부터가 난관이었습니다.

목숨 걸고 천주교로 개종했는데, '거짓으로 종교를 바꾼 거 아니냐'는 추궁을 계속 받아야 했습니다.

[김민혁/이란 출신 난민 : "가짜 난민 한 명을 가리기 위해서 진짜 난민 백 명을 희생하고 있는 게 좀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아요."]

심사를 통과한 이후에도 편견과 오해는 따라붙었습니다.

[김민혁/이란 출신 난민 : "'아, 난민 하면 막 테러리스트구나' 그런데 폭탄을 메고 온 사람이 테러리스트지. 난민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민혁 씨는 자신을 받아준 한국 사회에 무언가 돌려주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김민혁/이란 출신 난민 : "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이제 자격증을 취득해서 의료사회복지 쪽으로... 좀 사회에도 기여를 하고."]

국내에서 난민으로 공인된 사람은 1,163명.

인정률 1.5% 정도로 G-20 국가 중 최하위권입니다.

난민을 바라보는 의식은 과연 어느 수준에 있는지도 돌아볼 땝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박상욱 조원준/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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