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과잉신고”…“법대로 했을 뿐”

[앵커]

한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다친 것을 두고 아동학대 의심사례로 신고돼 학부모와 함께 조사를 받았습니다.

아동학대가 아닌 것으로 판정 났는데, 아이는 오히려 평소 선생님에 의한 마음의 상처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영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3학년 김 모 군은 지난 3일, 갑자기 집으로 찾아온 경찰과 구청 직원으로부터 조사를 받았습니다.

학교 측이 아이의 팔 등에 난 상처를 보고 회의 끝에 아동학대 의심사례로 112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조사는 학교와 해바라기센터 등에서 두 차례 더 진행됐습니다.

학부모는 '아이가 담임교사에게 학교에서 다친 것이라고 말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 모 군/○○초등학교 3학년/음성변조 : "(하교할 때) 학원차 타야 되거든요. 조금 뛰어가다가 (정문 벽에) 부딪히면서 넘어졌어요."]

아동학대 여부를 판정하는 구청은 12일만에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학부모는 오히려 아이가 학교에서 다쳐 와도 담임교사로부터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김 군의 아버지/음성변조 : "(체육 시간 등에) 크게 다쳐서 다리와 팔꿈치 등에 흉터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한테 연락도 주지 않으셨고요."]

아이는 평소 선생님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싫다고 말합니다.

[김 모 군/음성변조 : "(선생님이) 발표도 잘 안 시켜주고, 자꾸 친구들 말만 들어주는 느낌이에요."]

취재진은 담임교사의 입장을 듣고 싶었지만, 학교측은 병가중임을 이유로 연결을 거절했습니다.

학부모는 이 같은 사정을 국민신문고에 올리며 아이와 담임교사의 분리를 요청했습니다.

학교와 울산교육청은 아동학대 의심사례의 경우 적극적인 신고가 불가피하다고 해명합니다.

[김경익/울산교육청 담당 장학사 : "학교는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로서 아동학대 범죄를 인지하거나 의심되는 경우 즉시 신고를 해야 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최대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울산지역 아동학대 의심 신고 건수는 2019년 804건에서 지난해 3천1백여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의무가 강화되면서 오인신고로 인한 갈등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하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