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한글에 세상을 담아…‘한글서예가’ 구경숙

입력 2022.06.21 (19:34) 수정 2022.06.2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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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컴퓨터와 휴대전화 사용으로 쓰는 대신 누르는 글자가 많아졌죠.

손글씨와 점점 멀어지는 시대에 서예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뛰어난 조형미를 전하는 작가를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궁중에서 만든 궁체부터 목판에 새기던 판본체까지.

모든 서체를 넘나들며 한글에 새 숨을 불어넣는 작가.

[구경숙/한글서예가 : "선의 활달함과 장단의 고결함 그리고 속도감도 낼 수 있어서 좋고…."]

시간이 완성한 붓끝에서 한글은 글자를 뛰어넘어 살아 움직이는 울림이 됩니다.

구경숙 작가가 지도하는 한글서예반.

다양한 연령의 수강생들이 한글 쓰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한국화를 전공하다 한글서예에 입문한 청년도, 한자 세대인 여든다섯의 어르신도, 잊고 지낸 한글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박종문/창원시 진동면 : "소리를 마음대로 우리 글씨로써 표현할 수 있다는 거 그게 참 우수하죠. 후손들이 이걸 잊지 않고 잘 전수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 국민의 의무고…."]

삼시 세끼 밥을 먹듯 하루도 빠짐없이 붓을 들고 한글서예와 함께한 지 40년.

짙은 묵향과 먹색은 서예를 이어온 원동력이고, 한글은 글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여기에서 문학도 있고 철학도 있고 모든 사상이 다 들어 있는 거 같더라고요. 세상의 색깔을 다 합치면 검정색이 나오잖아요. 그 속에서 어떤 모르는 부분을 자꾸 알아가기 위해서…."]

한글에 어울리는 서체를 연구하며 구슬 꿰듯 글자를 모은 집자 노트가 수십 권.

한 글자, 한 글자 모으고 쓰다 보니 한글은 더 다채로워졌습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생각날 때마다 기록해 둔 글귀는 맵시 있는 글씨로 다시 태어나는데요,

활달한 선의 질감은 시간의 결과물입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차에 실으면 트럭에 실으면 한 트럭은 넘을 겁니다. 소년 명창은 있어도 소년 명필가는 없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그만큼 서예가 많은 세월과 생활 속에서 이렇게 쭉 이어가야 서예의 선이 나오고 글이 나오고 작품이 나오는 것 같아요."]

원칙과 기교가 조화로우면서 간결하고 단아한 서체로, 독일, 중국 등 해외전시회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기도 했는데요.

전통을 재해석하면서 항상 새로운 작업을 탐구 중입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작품 구상한다고 이렇게 만들어 봤어요. 선의 질감을 살려서 현대풍의 집에 어떻게 하면 좀 어울릴 수 있을까…."]

40년간 서예를 했지만 붓을 드는 매 순간이 겸손을 배우는 과정인데요.

2004년부터 한글 서체를 배워온 동료 서예 작가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이순화/서예 작가 : "어려운 봉서체(가) 마지막 과정인데 제가 볼 때는 한샘 선생님이 최고로 잘하시고 필력도 세고 한글 서예가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쉽게 한글의 멋에 다가갈 수 있도록 캘리그래피 강의도 열심입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이렇게 열심히 해서 사랑의 집에서도 잘해나갔으면 좋겠다."]

한글을 쓰면서 자신감이 생긴 태호군, 아이에게 글씨를 선물하고 싶은 예비 엄마. 모두에게 한글은 행복한 선물입니다.

[김태호/창원시 진동면 : "평소에도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재밌으니깐 글도 예쁘게 쓸 수 있어서 좋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나겸/창원시 신포동 : "이렇게 예쁜 글자라는 것과 써 보니까 뭔가 정감이 가고 태아에게도 좋다고 해서 태명이나 좋은 글자를 많이 써주고 싶습니다."]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은 세상을 담는 그릇입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한글은 글이 아니라 마음도 담고, 풍경도 담고, 우리 마음의 정도 담아 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글로 마음을 전하고 사람을 연결하며 작가는 오늘도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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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한글에 세상을 담아…‘한글서예가’ 구경숙
    • 입력 2022-06-21 19:34:25
    • 수정2022-06-21 20:11:27
    뉴스7(창원)
[앵커]

컴퓨터와 휴대전화 사용으로 쓰는 대신 누르는 글자가 많아졌죠.

손글씨와 점점 멀어지는 시대에 서예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뛰어난 조형미를 전하는 작가를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궁중에서 만든 궁체부터 목판에 새기던 판본체까지.

모든 서체를 넘나들며 한글에 새 숨을 불어넣는 작가.

[구경숙/한글서예가 : "선의 활달함과 장단의 고결함 그리고 속도감도 낼 수 있어서 좋고…."]

시간이 완성한 붓끝에서 한글은 글자를 뛰어넘어 살아 움직이는 울림이 됩니다.

구경숙 작가가 지도하는 한글서예반.

다양한 연령의 수강생들이 한글 쓰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한국화를 전공하다 한글서예에 입문한 청년도, 한자 세대인 여든다섯의 어르신도, 잊고 지낸 한글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박종문/창원시 진동면 : "소리를 마음대로 우리 글씨로써 표현할 수 있다는 거 그게 참 우수하죠. 후손들이 이걸 잊지 않고 잘 전수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 국민의 의무고…."]

삼시 세끼 밥을 먹듯 하루도 빠짐없이 붓을 들고 한글서예와 함께한 지 40년.

짙은 묵향과 먹색은 서예를 이어온 원동력이고, 한글은 글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여기에서 문학도 있고 철학도 있고 모든 사상이 다 들어 있는 거 같더라고요. 세상의 색깔을 다 합치면 검정색이 나오잖아요. 그 속에서 어떤 모르는 부분을 자꾸 알아가기 위해서…."]

한글에 어울리는 서체를 연구하며 구슬 꿰듯 글자를 모은 집자 노트가 수십 권.

한 글자, 한 글자 모으고 쓰다 보니 한글은 더 다채로워졌습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생각날 때마다 기록해 둔 글귀는 맵시 있는 글씨로 다시 태어나는데요,

활달한 선의 질감은 시간의 결과물입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차에 실으면 트럭에 실으면 한 트럭은 넘을 겁니다. 소년 명창은 있어도 소년 명필가는 없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그만큼 서예가 많은 세월과 생활 속에서 이렇게 쭉 이어가야 서예의 선이 나오고 글이 나오고 작품이 나오는 것 같아요."]

원칙과 기교가 조화로우면서 간결하고 단아한 서체로, 독일, 중국 등 해외전시회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기도 했는데요.

전통을 재해석하면서 항상 새로운 작업을 탐구 중입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작품 구상한다고 이렇게 만들어 봤어요. 선의 질감을 살려서 현대풍의 집에 어떻게 하면 좀 어울릴 수 있을까…."]

40년간 서예를 했지만 붓을 드는 매 순간이 겸손을 배우는 과정인데요.

2004년부터 한글 서체를 배워온 동료 서예 작가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이순화/서예 작가 : "어려운 봉서체(가) 마지막 과정인데 제가 볼 때는 한샘 선생님이 최고로 잘하시고 필력도 세고 한글 서예가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쉽게 한글의 멋에 다가갈 수 있도록 캘리그래피 강의도 열심입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이렇게 열심히 해서 사랑의 집에서도 잘해나갔으면 좋겠다."]

한글을 쓰면서 자신감이 생긴 태호군, 아이에게 글씨를 선물하고 싶은 예비 엄마. 모두에게 한글은 행복한 선물입니다.

[김태호/창원시 진동면 : "평소에도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재밌으니깐 글도 예쁘게 쓸 수 있어서 좋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나겸/창원시 신포동 : "이렇게 예쁜 글자라는 것과 써 보니까 뭔가 정감이 가고 태아에게도 좋다고 해서 태명이나 좋은 글자를 많이 써주고 싶습니다."]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은 세상을 담는 그릇입니다.

[구경숙/한글서예가 : "한글은 글이 아니라 마음도 담고, 풍경도 담고, 우리 마음의 정도 담아 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글로 마음을 전하고 사람을 연결하며 작가는 오늘도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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