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압 엔진’ 단 장마전선 북상…최고 120mm 집중호우

입력 2022.06.2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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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제주도에서 올여름 첫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내일(23일)은 전국이 장마의 영향권에 들겠습니다. 모레(24일)까지 최고 120mm의 많은 비가 예보됐습니다.

지금까지가 '폭염'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폭우'의 시간이 될 텐데요. 장마가 시작되자마자 집중호우가 예보된 만큼 비 피해가 없도록 대비를 서둘러야겠습니다.

■ 장맛비, 어디에 얼마나 오나?

현재 장마전선은 제주 남쪽 바다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일부터는 북서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이 통과하며 남쪽에 있던 장마전선이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장마전선은 저기압을 동반하고 중부지방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영향으로 내일 새벽 제주도부터 비가 시작돼 오전에는 전국에 장맛비가 내리겠습니다. 이번 비는 모레 늦은 오후쯤 그치겠지만, 전남과 경남, 제주도는 25일(토요일)까지 이어지겠습니다.


이번 장맛비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장마전선 상에 강한 비구름이 발달해 있기 때문입니다. 북쪽에서 밀려온 상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와 만나며 대기를 극도로 불안정하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23~24일 예상 강수량(mm)
-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호남, 제주 120 이상
- 그 밖의 중부, 경북 북부, 경남 서부 30~100
- 강원 영동, 그 밖의 영남 10~70

고비는 두 차례입니다.

먼저 내일 오후부터 밤 사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mm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지겠습니다. 내일(22일) 밤부터는 비구름이 남쪽으로 내려가 모레(23일) 새벽까지 남부지방에 큰비를 뿌리겠습니다.

이틀간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 호남, 제주를 중심으로 12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밤 사이 취약 시간대에 폭우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주의해야 합니다.

■ 올여름 장마 얼마나 길까?


올여름 장마의 시작은 제주도의 경우 6월 20일로 평년(6월 19일)보다 하루 늦었습니다.

내일부터 전국적으로 장마철에 돌입하면 중부지방은 평년(6월 25일)보다 이틀 빠르고 남부지방은 평년(6월 23일)과 같습니다. 장마의 시작만 보면 평년보다 아주 빠르거나 늦지도 않은 '평범한 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올 장마엔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릴까요? 기상청의 장기전망에 따르면 장마철 초반인 6월 말부터 7월 초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비가 예보돼있습니다. 이어지는 7월 중순까지는 비의 양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올 장마의 전반적인 강수량초반에는 많고 후반에는 적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평균적인 경향일 뿐 실제 장맛비의 강도와 지속성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최근 11년간 장마철 전국 평균 강수량과 강수일수를 보여주는 아래 그래프를 보겠습니다. 어느 해는 그래프의 길이가 길지만 어떤 기간에는 다시 짧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들쭉날쭉한데요. 2012년부터 2019년 사이에는 상대적으로 비가 적은 '마른 장마'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에는 '54일'이라는 예기치 못한 기나긴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당시 전국 평균 강수량은 696.5mm로 1년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장마 기간에 퍼부었습니다. 관측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비가 내린 날도 한 달에 가까운 28.5일로 가장 길었습니다. 2010년대 들어 마른 장마가 잦았기 때문에 장마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피해가 컸습니다.

하지만 2014년을 보면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파란색 그래프, 그러니까 장마 기간 강수량이 146.2mm로 역대 가장 적었습니다. 반면 하늘색으로 표시된 강수일수가 가장 적었던 해는 지난해로 9.9일에 불과했습니다. 강수일수가 적은 대신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요. 지난해 장마는 전국에서 7월 3일에 시작돼 39년 만에 가장 늦은 장마로 기록됐습니다.

기상청은 올여름 장마철에 평년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해마다 변동성이 커져가고 있어서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저기압' 엔진 단 장마전선, '폭발적' 강수 몰고 올까?

그럼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들어 장맛비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과거의 장맛비는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정체전선이 남북을 오르내리며 지속적으로 내렸습니다. 제주도부터 장마가 시작돼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차례대로 남부와 중부지방에 비를 뿌리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었습니다.

[연관 기사] “과거 장마는 잊어라”…더 길고 흉포해진 ‘장마의 변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87583

그러나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움직이던 장마전선이 달라졌습니다.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통과하며 정체전선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기압은 북쪽 상층의 건조한 공기를 몰고 오기 때문에 장마전선이 품고 있는 수증기와 만나면 폭발적으로 비구름을 발달시킵니다. 비구름의 규모가 한반도를 뒤덮을 만큼 커지기도 합니다.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활성화 시키는 최근 장마 패턴(왼쪽)과 전통적인 장마 패턴(오른쪽)저기압이 장마전선을 활성화 시키는 최근 장마 패턴(왼쪽)과 전통적인 장마 패턴(오른쪽)

지난 20일 제주도에 첫 장맛비가 내렸을 때도 남쪽의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활성화 시켰고 내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저기압은 장마전선보다 규모는 작지만 이동 속도가 빠르고 비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할 수 있어 위협적입니다.

올 장마가 얼마나 강력할지 내다보기 위해서는 앞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 정도와 북쪽 찬 공기의 흐름을 면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매년 장마철 강수량의 변동성은 크지만,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시간당 30~50mm를 넘어 80~100mm에 달하는 초강력 폭우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장마의 변신. 이번 주말 비가 그친 뒤 다음 주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어디에 얼마나 올지 정확하게 예상할 수 없더라도 하나는 분명합니다. 재난은 대비해야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철저한 대비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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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기압 엔진’ 단 장마전선 북상…최고 120mm 집중호우
    • 입력 2022-06-22 16:19:17
    취재K

지난 20일 제주도에서 올여름 첫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내일(23일)은 전국이 장마의 영향권에 들겠습니다. 모레(24일)까지 최고 120mm의 많은 비가 예보됐습니다.

지금까지가 '폭염'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폭우'의 시간이 될 텐데요. 장마가 시작되자마자 집중호우가 예보된 만큼 비 피해가 없도록 대비를 서둘러야겠습니다.

■ 장맛비, 어디에 얼마나 오나?

현재 장마전선은 제주 남쪽 바다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일부터는 북서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이 통과하며 남쪽에 있던 장마전선이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장마전선은 저기압을 동반하고 중부지방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영향으로 내일 새벽 제주도부터 비가 시작돼 오전에는 전국에 장맛비가 내리겠습니다. 이번 비는 모레 늦은 오후쯤 그치겠지만, 전남과 경남, 제주도는 25일(토요일)까지 이어지겠습니다.


이번 장맛비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장마전선 상에 강한 비구름이 발달해 있기 때문입니다. 북쪽에서 밀려온 상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와 만나며 대기를 극도로 불안정하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23~24일 예상 강수량(mm)
-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호남, 제주 120 이상
- 그 밖의 중부, 경북 북부, 경남 서부 30~100
- 강원 영동, 그 밖의 영남 10~70

고비는 두 차례입니다.

먼저 내일 오후부터 밤 사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mm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지겠습니다. 내일(22일) 밤부터는 비구름이 남쪽으로 내려가 모레(23일) 새벽까지 남부지방에 큰비를 뿌리겠습니다.

이틀간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 호남, 제주를 중심으로 12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밤 사이 취약 시간대에 폭우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주의해야 합니다.

■ 올여름 장마 얼마나 길까?


올여름 장마의 시작은 제주도의 경우 6월 20일로 평년(6월 19일)보다 하루 늦었습니다.

내일부터 전국적으로 장마철에 돌입하면 중부지방은 평년(6월 25일)보다 이틀 빠르고 남부지방은 평년(6월 23일)과 같습니다. 장마의 시작만 보면 평년보다 아주 빠르거나 늦지도 않은 '평범한 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올 장마엔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릴까요? 기상청의 장기전망에 따르면 장마철 초반인 6월 말부터 7월 초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비가 예보돼있습니다. 이어지는 7월 중순까지는 비의 양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올 장마의 전반적인 강수량초반에는 많고 후반에는 적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평균적인 경향일 뿐 실제 장맛비의 강도와 지속성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최근 11년간 장마철 전국 평균 강수량과 강수일수를 보여주는 아래 그래프를 보겠습니다. 어느 해는 그래프의 길이가 길지만 어떤 기간에는 다시 짧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들쭉날쭉한데요. 2012년부터 2019년 사이에는 상대적으로 비가 적은 '마른 장마'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에는 '54일'이라는 예기치 못한 기나긴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당시 전국 평균 강수량은 696.5mm로 1년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장마 기간에 퍼부었습니다. 관측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비가 내린 날도 한 달에 가까운 28.5일로 가장 길었습니다. 2010년대 들어 마른 장마가 잦았기 때문에 장마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피해가 컸습니다.

하지만 2014년을 보면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파란색 그래프, 그러니까 장마 기간 강수량이 146.2mm로 역대 가장 적었습니다. 반면 하늘색으로 표시된 강수일수가 가장 적었던 해는 지난해로 9.9일에 불과했습니다. 강수일수가 적은 대신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요. 지난해 장마는 전국에서 7월 3일에 시작돼 39년 만에 가장 늦은 장마로 기록됐습니다.

기상청은 올여름 장마철에 평년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해마다 변동성이 커져가고 있어서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저기압' 엔진 단 장마전선, '폭발적' 강수 몰고 올까?

그럼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들어 장맛비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과거의 장맛비는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정체전선이 남북을 오르내리며 지속적으로 내렸습니다. 제주도부터 장마가 시작돼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차례대로 남부와 중부지방에 비를 뿌리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었습니다.

[연관 기사] “과거 장마는 잊어라”…더 길고 흉포해진 ‘장마의 변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87583

그러나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움직이던 장마전선이 달라졌습니다.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통과하며 정체전선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기압은 북쪽 상층의 건조한 공기를 몰고 오기 때문에 장마전선이 품고 있는 수증기와 만나면 폭발적으로 비구름을 발달시킵니다. 비구름의 규모가 한반도를 뒤덮을 만큼 커지기도 합니다.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활성화 시키는 최근 장마 패턴(왼쪽)과 전통적인 장마 패턴(오른쪽)
지난 20일 제주도에 첫 장맛비가 내렸을 때도 남쪽의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활성화 시켰고 내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저기압은 장마전선보다 규모는 작지만 이동 속도가 빠르고 비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할 수 있어 위협적입니다.

올 장마가 얼마나 강력할지 내다보기 위해서는 앞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 정도와 북쪽 찬 공기의 흐름을 면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매년 장마철 강수량의 변동성은 크지만,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시간당 30~50mm를 넘어 80~100mm에 달하는 초강력 폭우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장마의 변신. 이번 주말 비가 그친 뒤 다음 주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어디에 얼마나 올지 정확하게 예상할 수 없더라도 하나는 분명합니다. 재난은 대비해야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철저한 대비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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