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바뀌는데 ‘위험등급’은 제자리

입력 2022.07.10 (07:02) 수정 2022.07.1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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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난안전 정보를 한눈에 보여드립니다.

재난방송센터 문을 열겠습니다.

장마 때 인명피해 위험이 가장 높은 재해 바로 산사태죠.

그래서 산 사태 위험지역을 따로 지정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위험지역에 빠져있는 곳에서 자꾸 산사태가 나고 있습니다.

목숨까지 앗아가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지형은 빠른 속도로 바뀌는 데 위험 관리는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석이 나옵니다.

윤양균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풀 한가운데를 긁어낸 듯 시뻘건 흙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 아래로 보이는 목조 건물은 원래 두 동짜리였습니다.

하지만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2020년, 펜션 한 동이 산사태에 쓸려나갔습니다.

사고 몇 달 전, 산허리를 깎아 길을 냈던 게 화를 키운 요인이 됐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교수 : "산 중턱을 이렇게 수직으로 잘라냈어요. 한 2~3미터를 잘랐거든요.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흙이 중간에 붕 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게 미끄러지는 거예요."]

그런데도 당시 이 일대는 지자체가 지정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같은 날 사고가 났던 곳은 또 있습니다.

이 공장도 갑자기 쏟아지는 토사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사고 당시 이곳의 산사태 위험등급은 '매우 낮음'으로 분류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흙을 막아줄 옹벽부터가 부실했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난 장소 가운데,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있던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대부분 도로 공사, 산지 개간 등으로 지형이 인위적으로 바뀐 곳이었는데, 위험성에 대한 관리가 없었던 셈입니다.

[김석우/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 "취약 지역 외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이유는 취약 지역은 관리를 잘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아서 비가 많이 오면 언제 어디서든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산사태 취약 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대피 요령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자치단체에서 지정한 대피 장소를 미리 알아두고, 경사면에서 물이 솟는 등 산사태 징후를 발견하면 바로 대피한 뒤 119나 지자체에 신고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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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형 바뀌는데 ‘위험등급’은 제자리
    • 입력 2022-07-10 07:02:08
    • 수정2022-07-10 07: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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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난안전 정보를 한눈에 보여드립니다.

재난방송센터 문을 열겠습니다.

장마 때 인명피해 위험이 가장 높은 재해 바로 산사태죠.

그래서 산 사태 위험지역을 따로 지정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위험지역에 빠져있는 곳에서 자꾸 산사태가 나고 있습니다.

목숨까지 앗아가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지형은 빠른 속도로 바뀌는 데 위험 관리는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석이 나옵니다.

윤양균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풀 한가운데를 긁어낸 듯 시뻘건 흙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 아래로 보이는 목조 건물은 원래 두 동짜리였습니다.

하지만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2020년, 펜션 한 동이 산사태에 쓸려나갔습니다.

사고 몇 달 전, 산허리를 깎아 길을 냈던 게 화를 키운 요인이 됐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교수 : "산 중턱을 이렇게 수직으로 잘라냈어요. 한 2~3미터를 잘랐거든요.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흙이 중간에 붕 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게 미끄러지는 거예요."]

그런데도 당시 이 일대는 지자체가 지정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같은 날 사고가 났던 곳은 또 있습니다.

이 공장도 갑자기 쏟아지는 토사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사고 당시 이곳의 산사태 위험등급은 '매우 낮음'으로 분류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흙을 막아줄 옹벽부터가 부실했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난 장소 가운데, '취약 지역'으로 지정돼 있던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대부분 도로 공사, 산지 개간 등으로 지형이 인위적으로 바뀐 곳이었는데, 위험성에 대한 관리가 없었던 셈입니다.

[김석우/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 "취약 지역 외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이유는 취약 지역은 관리를 잘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아서 비가 많이 오면 언제 어디서든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산사태 취약 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대피 요령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자치단체에서 지정한 대피 장소를 미리 알아두고, 경사면에서 물이 솟는 등 산사태 징후를 발견하면 바로 대피한 뒤 119나 지자체에 신고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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