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코드’로 시험지·답안지 빼돌려…고교생 2명 입건

[앵커]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말고사 시험지와 답안지가 유출됐습니다.

학생 2명이 문제를 낸 교사들의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설치해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렸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고등학교.

이 학교 2학년생 두 명이 기말고사의 시험지와 답안지 일부를 훔쳐 시험을 치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두 학생은 지난달 말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교사들의 노트북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통해 시간 간격을 두고 노트북 화면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교사들이 시험 문제를 출제하거나 답안을 작성하거나 하면 모니터 화면에 이걸 띄울 거 아닙니까. 다 그런 게 캡처가 되는 겁니다."]

교무실엔 교사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CCTV가 없었고, 이들은 한밤중 잠기지 않은 창문으로 침입했습니다.

학생들은 교사들의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심은 며칠 뒤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리기 위해 한 차례 더 교무실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두 네 과목의 시험지와 답안지가 새어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한 명이 시험 직후 답이 적힌 쪽지를 찢어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의심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오경미/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 : "(동급생들이) 찢어진 답안지를 붙여 보면서 사실로 드러난 건데요. 찢어진 답안지의 답이 정답이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생명과학 과목은 시험 도중 오류가 발견돼 문제와 답이 수정됐는데, 이전의 답을 적은 사실이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이 학교에선 4년 전에도 고3 시험문제가 유출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해당 학교 동급생/음성변조 : "(잘못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하고, 대학 입시라는 게 인생이랑 직결되는 문제일 수 있으니까 문제가 되면 재시험도 봐야겠죠."]

경찰은 두 학생을 업무방해와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