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대립·리더십 붕괴’…警亂 어쩌다 여기까지?

입력 2022.07.26 (21:11) 수정 2022.07.2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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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경란'으로도 불리는 이번 사태, 왜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사회부 석민수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상명하복이 철저했던 경찰이 집단 행동까지 불사하며 목소릴 높이는 이유,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경찰국신설 자체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찬반을 떠나서,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단적으로 이런 일이 있었죠.

지난주 월요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전국 지방청장과 화상회의를 열었는데, 경찰국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고 해놓고, 예정보다 이른 1시간여 만에 4명 정도 의견을 듣고 끝냈어요.

이걸 일선 서장과 파출소장 등이 화상으로 함께 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실망이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류삼영 총경이 자리를 다시 만들어달라, 요구했다가 반응이 없자, 총경회의를 제안했던 겁니다.

[앵커]

네, 그리고 그 총경회의에 대한 수뇌부의 대처가, 또 한번 불을 당긴 셈이죠?

[기자]

네,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전 서장,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지요.

그러자 경찰 내부에서는 '역시나, 인사를 통한 통제, 가시화되고 있구나' 이렇게 받아들인 거고요.

지휘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게 됐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취임도 전에, 내부망에서 자진 사퇴 요구가 나올 정도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인데, 취임 이후에도 조직을 추스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앵커]

내부 리더십도 혼란스럽지만 외부에서도, 자꾸만, 일선 경찰들 자극하는 발언들이 잇따랐지요?

[기자]

대표적인 게 이상민 장관의 쿠데타 발언이었지요.

물론, 비유적인 표현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경찰의 반감을 살 만한 대목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의 '밥투정' 발언,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기 문란' 발언 등이 이어졌는데, 그런 얘기들이 나온 이후로, 주말 경찰회의 규모를 더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오히려 커져 버린 상황입니다.

[앵커]

경찰이, 경찰국이라든가 외부 통제 자체를 너무 거부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어요?

[기자]

사실 원론적으로는 경찰에 대한 적절한 통제, 거부할 명분이 없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로 권한이 더 커지기도 했고요.

다만 경찰은, "민주적 통제 방안을 좀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해달라, 경찰 내부 의견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달라" 이런 요구가 많습니다.

앞서 검찰이 수사권 축소에 반대할 때도, 내세웠던 핵심 논리 중 하나가, "의견 수렴 부족했다" 라는 거였습니다.

사실 지난 주말 총경회의 결과도, "경찰국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분히 검토를 해달라" 이런 건의문 수준이었습니다.

이번에 행안부의 입법예고 기간이 '4일'로 넉넉지 않은 편이었는데요.

행안부에선, 통상의 기준에 따랐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국회 입법이 아닌 시행령만으로 경찰국을 설치하는 데 대해서도 뒷말은 계속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사태는 언제쯤 가라앉을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가늠이 어렵습니다.

당장은 이번 주말 경찰 전체회의가 고비고, 다음 주에는 또 경찰국 출범, 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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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 대립·리더십 붕괴’…警亂 어쩌다 여기까지?
    • 입력 2022-07-26 21:11:04
    • 수정2022-07-26 21: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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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경란'으로도 불리는 이번 사태, 왜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사회부 석민수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상명하복이 철저했던 경찰이 집단 행동까지 불사하며 목소릴 높이는 이유,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경찰국신설 자체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찬반을 떠나서,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단적으로 이런 일이 있었죠.

지난주 월요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전국 지방청장과 화상회의를 열었는데, 경찰국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고 해놓고, 예정보다 이른 1시간여 만에 4명 정도 의견을 듣고 끝냈어요.

이걸 일선 서장과 파출소장 등이 화상으로 함께 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실망이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류삼영 총경이 자리를 다시 만들어달라, 요구했다가 반응이 없자, 총경회의를 제안했던 겁니다.

[앵커]

네, 그리고 그 총경회의에 대한 수뇌부의 대처가, 또 한번 불을 당긴 셈이죠?

[기자]

네,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전 서장,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지요.

그러자 경찰 내부에서는 '역시나, 인사를 통한 통제, 가시화되고 있구나' 이렇게 받아들인 거고요.

지휘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게 됐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취임도 전에, 내부망에서 자진 사퇴 요구가 나올 정도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인데, 취임 이후에도 조직을 추스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앵커]

내부 리더십도 혼란스럽지만 외부에서도, 자꾸만, 일선 경찰들 자극하는 발언들이 잇따랐지요?

[기자]

대표적인 게 이상민 장관의 쿠데타 발언이었지요.

물론, 비유적인 표현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경찰의 반감을 살 만한 대목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의 '밥투정' 발언,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기 문란' 발언 등이 이어졌는데, 그런 얘기들이 나온 이후로, 주말 경찰회의 규모를 더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오히려 커져 버린 상황입니다.

[앵커]

경찰이, 경찰국이라든가 외부 통제 자체를 너무 거부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어요?

[기자]

사실 원론적으로는 경찰에 대한 적절한 통제, 거부할 명분이 없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로 권한이 더 커지기도 했고요.

다만 경찰은, "민주적 통제 방안을 좀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해달라, 경찰 내부 의견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달라" 이런 요구가 많습니다.

앞서 검찰이 수사권 축소에 반대할 때도, 내세웠던 핵심 논리 중 하나가, "의견 수렴 부족했다" 라는 거였습니다.

사실 지난 주말 총경회의 결과도, "경찰국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분히 검토를 해달라" 이런 건의문 수준이었습니다.

이번에 행안부의 입법예고 기간이 '4일'로 넉넉지 않은 편이었는데요.

행안부에선, 통상의 기준에 따랐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국회 입법이 아닌 시행령만으로 경찰국을 설치하는 데 대해서도 뒷말은 계속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사태는 언제쯤 가라앉을 수 있을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가늠이 어렵습니다.

당장은 이번 주말 경찰 전체회의가 고비고, 다음 주에는 또 경찰국 출범, 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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