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삼키고 할퀴고 덮치고…폭우 시 생존에 필요한 기본 대처법은?

입력 2022.08.09 (17:51) 수정 2022.08.0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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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8월9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809&1

[앵커]
비에 잠긴 서울 도심의 야경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아수라장이 따로 없습니다. 하천은 범람했고 도로는 곳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슬리퍼를 벗고 황급히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기습 폭우, 상황별 대처법 알아보겠습니다.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 일단 다행입니다. 제 시간에 못 오시는 줄 알았어요.

[답변]
저도 방송을 이렇게 박진감 넘치게 와보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오는 도중에 보니까 올림픽대로에 아예 들어오는 진출입로가 다 막혀 있어서 굉장히 빙글 돌아서 온 상황입니다.

[앵커]
어제, 오늘 별다른 비 피해는 없으셨어요?

[답변]
제가 이렇게 사실은 전문가라고 나와 있지만, 제가 피해자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강남 쪽에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 제 차도 사실 지금 침수가 돼 있는 상태여서, 사실은 이 피해에 직격탄을 맞은 장본인이다. 사실 제가 근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차를 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또 피해를 보게 됐네요.

[앵커]
물론 응급의학과 교수, 의사시지만 워낙 이런 위급 상황, 응급 상황을 많이 겪어본 분이셔서 제가 여쭤보는 건데요. 이렇게 강남 지역에 집중적인 폭우, 피해가 컸던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답변]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지역적인 부분은, 아마 지정학적인 위치를 따져봐야 되는데, 거기에 살던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는 지리적으로 사실 높은 부위도 있고, 또 이렇게 밑으로 내려온 부위도 있고. 그래서 요즘에 배수구에 대한 문제, 그러니까 오래된 아파트가 있고 그다음에 새로 신축하는 건물이 있다 보니까 그 사이에서 사실은 어떻게 보면 이 배수에 굉장한 문제점이 있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배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못 한 것 같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해보다 이런 어떤 수해 방지 예산을 한 900억 정도 삭감해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보면 재난 대응 체계가 미흡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까요?

[답변]
응급의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재난은 결국 불과 물이 가장 대표적이거든요. 그런데 불, 저희가 보면 환자가 사망할 때도 보면 불에 타서 죽는 것보다 물에 빠져서 죽을 때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더 허무할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도를 막으면서 순식간에 사망하기 때문에, 이 물도 굉장히 위험성이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쪽의 예산 자체가 줄어든다는 것은 굉장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병원 응급실 상황은 좀 어땠습니까? 이런 폭우 땐 어떤 환자들이 많이 오죠?

[답변]
폭우 때 가장 많은 환자들은 사실 어떻게 보면 교통사고 환자가 굉장히 많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가 사실은 사고, 예를 들어서 어제도 제가 근무하면서도 경험했지만, 사실 여러 가지 어떤 지지대나 이런 것들을 붙잡다가, 아니면 공사를 하시던 분들이 미끄러지면서 추락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그거 이외에도 찰과상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많은 작업장의 사고가 돌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혹시 감전 사고로 오는 환자들도 더러 있습니까?

[답변]
여럿 있죠. 사실은 정전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런 정전 피해들을 빨리 복구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가시는 경우도 있고요. 또는 길거리를 그냥 지나가시다가 전선이 노출돼 있는 걸 모르고 감전되는 분들도 많으시고, 그래서 그런 분들이 아주 심각한 상태로 오시기 때문에 그런 경우를 응급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SNS에는 여러 가지 제보 영상 또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오늘 좀 화제가 됐던 사진 중의 하나가, 배수구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계신 분, 참 고마운 일을 해 주신 분이긴 한데, 사실 저기에서 어떤 물건을 잡게 될지 모르는데, 저것도 역시 감전 위험이 있다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답변]
저도 기사를 봤는데 굉장히 솔선수범 하시고 멋진 그런 상황이신데, 저는 의사로서 사실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는 거죠. 사실은 지금 저 상태에서 장갑을 전혀, 목장갑 정도를 끼셨다거나 맨손으로 지금 하시는 상황처럼 저는 보이는데, 사실은 절연 상태를 유지하면서 저런 작업을 하셨으면 어땠을까.

[앵커]
절연 상태.

[답변]
네, 그래서 전기에 감전되지 않게끔 준비하시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또 한 가지는 굉장히 날카로운 게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저기에 찔리거나 또는 절단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조심하셔야 되고, 또 한 가지는 저기 맨홀 같은 부위에는 역류하면서 물이 갑자기 불어 나와서 본인을 덮치는 경우도 있고, 간혹 본인이 빨려 들어가는 경우도 생겨요. 그래서 저런 상태에서는 굉장히 혼자서 작업하시는 것보다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하거나 아니면 교육 받거나 또 이 시설의 전문적인 직업을 하시는 분들이 하시는 게 좀 더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그 맨홀에 빨려가면서 또 실종자가 발생하기도 했거든요? 이런 상황을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요령 같은 게 있을까요?

[답변]
사실은 우리가 이번 폭우 때 아마 많은 분들이, 서울시에 계신 분들이 많이 경험하셨을 것 같은데, 물 자체가 굉장히 혼탁합니다. 그리고 바닥이 어떤 지형이 되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고 또 한 가지는 역류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배수 자체가 안 되면서 뚜껑이 열려 있는 경우가 있는데, 지면에 본인의 발이, 이렇게 맨홀에 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예 바깥으로 못 나와서 안쪽으로 말려 들어갔다고 표현하시는 분도 있는데 사실은 역류된 뚜껑에 본인의 발이 끼어서 익사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혼탁한 물이 있고 본인의 무릎이나 그 이상으로 물이 올라와 있을 때는 가능한 한 피해서 가는 게 좋은 거지, 그 길을 통과하시는 것은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앵커]
아니면 조금 높은 지대를 찾아서 간다든지.

[답변]
맞습니다.

[앵커]
구글맵 같은 데에 그런 저지대, 고지대가 표시가 되면 이것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답변]
굉장히 저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데, 재난맵이라는 게 만들어질 필요가 있는 것이, 우리가 지금은 방향만 표시가 돼 있지만 사실은 지금 자전거나 아니면 걷기 할 때는 고도 같은 게 표시가 되잖아요? 실제로 이런 것들도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디가 높은 곳인지 낮은 곳인지 표시할 수 있다고 한다면 굉장히 바람직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리고 어제 폭우가 내린 학원가 주변에서는 또 학생들이 굉장히 아찔한 상황을 겪어야 했어요. 저희 제작진으로 제보 전화가 하나 왔습니다. 도로가 잠겨서 학원 끝나고 수영을 해서 집으로 귀가했다,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강민서 / 수영해서 집으로 온 중학생]
물이 허벅지 정도까지 오더니 가슴, 배 정도까지 오는 거예요. 수영해서 가는 게 더 빠르겠다. 걸어서는 절대 못 간다. 상가에다 가방 두고 헤엄치면서 떠다니며 왔어요.

[앵커]
무사히 별 탈 없이 귀가를 해서 다행이긴 한데 교수님이 보실 때는 어떻습니까? 굉장히 위험한 상황 아니었을까요?

[답변]
저는 사실 제 직업적으로 걱정이 되는 부분은, 실제로 저렇게 병원에 온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속에서 어떻게든 걸어서 가다가, 그분은 헤엄치진 않으셨는데 물건에 찔려서 오신 분이 계세요.

[앵커]
찰과상.

[답변]
그렇죠. 찰과상도 있지만 찔림 사고는 굉장히 큰 어떤 철사나 이런 것들이 배나 이런 데 찔릴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왜냐하면 물살이 같이 동반되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배가 될 수 있고, 수영을 했을 때 사실은 물을, 머리를 안으로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눈에 찔리게 되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까도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일단 이 친구는 조금 용감하게 사실 물을 헤쳐서 지름길로 간 것 같은데, 그게 지름길이 아니라 오히려 높은 데로 해서 돌아가는 게 오히려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앵커]
보다 안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답변]
맞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방향이 더 지름길인지는 한번 생각을 하면서 행동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또 다른 사진 한 장 좀 보겠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 같아요. 차에서 정말 몸만 빠져나와서 저렇게 지붕 위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 이분이 이런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그런 어떤 대처 요령 같은 거 있을까요?

[답변]
어제 같은 폭우는 사실은 본인이 대처를 할 수 없었을 수도 있죠, 왜냐하면 갑작스럽게 불어났기 때문에. 그런데 대부분은 사실 차량의 거의 3분의 1 또는 절반 정도, 바퀴의 3분의 1이나 절반 정도의 물이 차오르는 걸 앞 차나 옆 차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죠. 본인 차는 못 느끼니까.

[답변]
그렇죠. 그럴 때는 사실 지금 자기가 가고 있는 방향보다 빨리 좀 더 높은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게 우선입니다. 그래야지 차도 살고 자기도 살 수 있는 방법이 되는데, 무작정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고수할 경우에는, 물론 차가 막혀서 틀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는 사실은 저렇게 물이 조금 더 잠길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어느 정도 사실 문을 못 열 수 있는 상황까지 가 있을 경우에는 저렇게 빠져나오지 못하는데 상당히 지혜로우신 겁니다. 차 위로 올라가서 조금 피신한 거기 때문에 저런 경우는 그나마 안전한 방법이지만, 실제로 차 밖으로 못 나오셔서 구조를 기다리시거나 아니면 그 안에서 변을 당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차를 타고 가는데, 정말 점점 옆에 보니까 물이 막 차올라요.

[답변]
그렇죠.

[앵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됩니까, 그러면?

[답변]
사실은 그래서 차를 탈 때는 저는 항상 드리는 말씀이 바퀴의 3분의 1을 말씀드리는데, 바퀴의 3분의 1가량이 잠겨서 옆 차들이 간다고 그러면 가능한 한 일단 선루프를 연다거나 아니면 창문을 좀 열어놓는 것을 말씀드리고, 절반 정상이 된다고 그러면 방향을 틀든지 아니면 문을 활짝 여는 것들을 추천을 드립니다.

[앵커]
창문을 왜 열어놔야 되죠?

[답변]
문 자체가 안 열리기 때문에. 그러면 이게 조금 더 차올라가지고 자기 다리 정도, 그러니까 지금 액셀러레이터 밟을 정도까지 물이 차올랐을 경우에는 실제로 문을 열려도 해도 열리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창문을 미리 열어놓는 것을 추천을 드리겠습니다.

[앵커]
요즘 휴가철이라 캠핑하는 분들 많을 텐데, 이게 자칫하면 폭우가 오면 또 급류에 휩쓸려 갈 수도 있고 또 그런 유형별 사고에도 굉장히 익숙해 있으실 것 같아서요. 그런 상황에서는 좀 누군가 떠내려가고 있다, 내가 목격을 하고 있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됩니까?

[답변]
제일 우선은 사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내 주위 환경을 먼저 살피는 것이 우선인데, 자리를 잡을 때도 너무 이렇게 사람들이 정해놓은 자리들은 조금 안전성이 확보가 된 건데, 또 그 자리를 고수하지 않으시고 특별한 자리를 찾으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럴 때는 내가 여기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지지대가 있는지를 좀 확인하셔야 되고.

[앵커]
그 물에 빠진 사람을 봤을 때는?

[답변]
그렇죠. 사람이 만약에 떠내려갔을 때는 자기가 뛰어든다, 이건 제가 보기에 같이 동반으로 일단은 사망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프나 아니면 던져서 일단 그 사람이 잡을 수 있는 것들을 잡게끔 유도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거기에서 뭔가 본인이 뛰어들어서는 사실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들을 인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만약에 정 그 사람을 데리고 나오고 싶다, 그러면?

[답변]
근접해 있을 때는 사실 머리카락을 잡는 것을 추천을 드리는 것이.

[앵커]
다른 데 말고 왜 머리카락이에요?

[답변]
다른 데는 사실 어떻게 보면 미끄러지기 때문에, 실제로 옷이나 손을 잡거나 몸을 잡았을 때는 사실 겨드랑이나 이런 접혀 있는 부분을 잡지 않는 이상은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사실은 머리카락을 잡고 유지해서 일단 끌어당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은 앞에서 당기는 것보다 뒤에서, 안 보이는 데에서 당겨야지.

[답변]
그건 동반해서 같이 붙어 있을 때는 아마 그렇게 하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앵커]
좋은 이런 여러 가지로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김호중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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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09 17:51:47
    • 수정2022-08-09 18: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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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에 잠긴 서울 도심의 야경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아수라장이 따로 없습니다. 하천은 범람했고 도로는 곳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슬리퍼를 벗고 황급히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기습 폭우, 상황별 대처법 알아보겠습니다.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 일단 다행입니다. 제 시간에 못 오시는 줄 알았어요.

[답변]
저도 방송을 이렇게 박진감 넘치게 와보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오는 도중에 보니까 올림픽대로에 아예 들어오는 진출입로가 다 막혀 있어서 굉장히 빙글 돌아서 온 상황입니다.

[앵커]
어제, 오늘 별다른 비 피해는 없으셨어요?

[답변]
제가 이렇게 사실은 전문가라고 나와 있지만, 제가 피해자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강남 쪽에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 제 차도 사실 지금 침수가 돼 있는 상태여서, 사실은 이 피해에 직격탄을 맞은 장본인이다. 사실 제가 근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차를 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또 피해를 보게 됐네요.

[앵커]
물론 응급의학과 교수, 의사시지만 워낙 이런 위급 상황, 응급 상황을 많이 겪어본 분이셔서 제가 여쭤보는 건데요. 이렇게 강남 지역에 집중적인 폭우, 피해가 컸던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답변]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지역적인 부분은, 아마 지정학적인 위치를 따져봐야 되는데, 거기에 살던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는 지리적으로 사실 높은 부위도 있고, 또 이렇게 밑으로 내려온 부위도 있고. 그래서 요즘에 배수구에 대한 문제, 그러니까 오래된 아파트가 있고 그다음에 새로 신축하는 건물이 있다 보니까 그 사이에서 사실은 어떻게 보면 이 배수에 굉장한 문제점이 있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배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못 한 것 같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해보다 이런 어떤 수해 방지 예산을 한 900억 정도 삭감해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보면 재난 대응 체계가 미흡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까요?

[답변]
응급의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재난은 결국 불과 물이 가장 대표적이거든요. 그런데 불, 저희가 보면 환자가 사망할 때도 보면 불에 타서 죽는 것보다 물에 빠져서 죽을 때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더 허무할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도를 막으면서 순식간에 사망하기 때문에, 이 물도 굉장히 위험성이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쪽의 예산 자체가 줄어든다는 것은 굉장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병원 응급실 상황은 좀 어땠습니까? 이런 폭우 땐 어떤 환자들이 많이 오죠?

[답변]
폭우 때 가장 많은 환자들은 사실 어떻게 보면 교통사고 환자가 굉장히 많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가 사실은 사고, 예를 들어서 어제도 제가 근무하면서도 경험했지만, 사실 여러 가지 어떤 지지대나 이런 것들을 붙잡다가, 아니면 공사를 하시던 분들이 미끄러지면서 추락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그거 이외에도 찰과상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많은 작업장의 사고가 돌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혹시 감전 사고로 오는 환자들도 더러 있습니까?

[답변]
여럿 있죠. 사실은 정전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런 정전 피해들을 빨리 복구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가시는 경우도 있고요. 또는 길거리를 그냥 지나가시다가 전선이 노출돼 있는 걸 모르고 감전되는 분들도 많으시고, 그래서 그런 분들이 아주 심각한 상태로 오시기 때문에 그런 경우를 응급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SNS에는 여러 가지 제보 영상 또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오늘 좀 화제가 됐던 사진 중의 하나가, 배수구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계신 분, 참 고마운 일을 해 주신 분이긴 한데, 사실 저기에서 어떤 물건을 잡게 될지 모르는데, 저것도 역시 감전 위험이 있다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답변]
저도 기사를 봤는데 굉장히 솔선수범 하시고 멋진 그런 상황이신데, 저는 의사로서 사실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는 거죠. 사실은 지금 저 상태에서 장갑을 전혀, 목장갑 정도를 끼셨다거나 맨손으로 지금 하시는 상황처럼 저는 보이는데, 사실은 절연 상태를 유지하면서 저런 작업을 하셨으면 어땠을까.

[앵커]
절연 상태.

[답변]
네, 그래서 전기에 감전되지 않게끔 준비하시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또 한 가지는 굉장히 날카로운 게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저기에 찔리거나 또는 절단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조심하셔야 되고, 또 한 가지는 저기 맨홀 같은 부위에는 역류하면서 물이 갑자기 불어 나와서 본인을 덮치는 경우도 있고, 간혹 본인이 빨려 들어가는 경우도 생겨요. 그래서 저런 상태에서는 굉장히 혼자서 작업하시는 것보다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하거나 아니면 교육 받거나 또 이 시설의 전문적인 직업을 하시는 분들이 하시는 게 좀 더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그 맨홀에 빨려가면서 또 실종자가 발생하기도 했거든요? 이런 상황을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요령 같은 게 있을까요?

[답변]
사실은 우리가 이번 폭우 때 아마 많은 분들이, 서울시에 계신 분들이 많이 경험하셨을 것 같은데, 물 자체가 굉장히 혼탁합니다. 그리고 바닥이 어떤 지형이 되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고 또 한 가지는 역류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배수 자체가 안 되면서 뚜껑이 열려 있는 경우가 있는데, 지면에 본인의 발이, 이렇게 맨홀에 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예 바깥으로 못 나와서 안쪽으로 말려 들어갔다고 표현하시는 분도 있는데 사실은 역류된 뚜껑에 본인의 발이 끼어서 익사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혼탁한 물이 있고 본인의 무릎이나 그 이상으로 물이 올라와 있을 때는 가능한 한 피해서 가는 게 좋은 거지, 그 길을 통과하시는 것은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앵커]
아니면 조금 높은 지대를 찾아서 간다든지.

[답변]
맞습니다.

[앵커]
구글맵 같은 데에 그런 저지대, 고지대가 표시가 되면 이것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답변]
굉장히 저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데, 재난맵이라는 게 만들어질 필요가 있는 것이, 우리가 지금은 방향만 표시가 돼 있지만 사실은 지금 자전거나 아니면 걷기 할 때는 고도 같은 게 표시가 되잖아요? 실제로 이런 것들도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디가 높은 곳인지 낮은 곳인지 표시할 수 있다고 한다면 굉장히 바람직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리고 어제 폭우가 내린 학원가 주변에서는 또 학생들이 굉장히 아찔한 상황을 겪어야 했어요. 저희 제작진으로 제보 전화가 하나 왔습니다. 도로가 잠겨서 학원 끝나고 수영을 해서 집으로 귀가했다,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강민서 / 수영해서 집으로 온 중학생]
물이 허벅지 정도까지 오더니 가슴, 배 정도까지 오는 거예요. 수영해서 가는 게 더 빠르겠다. 걸어서는 절대 못 간다. 상가에다 가방 두고 헤엄치면서 떠다니며 왔어요.

[앵커]
무사히 별 탈 없이 귀가를 해서 다행이긴 한데 교수님이 보실 때는 어떻습니까? 굉장히 위험한 상황 아니었을까요?

[답변]
저는 사실 제 직업적으로 걱정이 되는 부분은, 실제로 저렇게 병원에 온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속에서 어떻게든 걸어서 가다가, 그분은 헤엄치진 않으셨는데 물건에 찔려서 오신 분이 계세요.

[앵커]
찰과상.

[답변]
그렇죠. 찰과상도 있지만 찔림 사고는 굉장히 큰 어떤 철사나 이런 것들이 배나 이런 데 찔릴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왜냐하면 물살이 같이 동반되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배가 될 수 있고, 수영을 했을 때 사실은 물을, 머리를 안으로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눈에 찔리게 되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까도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일단 이 친구는 조금 용감하게 사실 물을 헤쳐서 지름길로 간 것 같은데, 그게 지름길이 아니라 오히려 높은 데로 해서 돌아가는 게 오히려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앵커]
보다 안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답변]
맞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방향이 더 지름길인지는 한번 생각을 하면서 행동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또 다른 사진 한 장 좀 보겠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 같아요. 차에서 정말 몸만 빠져나와서 저렇게 지붕 위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 이분이 이런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그런 어떤 대처 요령 같은 거 있을까요?

[답변]
어제 같은 폭우는 사실은 본인이 대처를 할 수 없었을 수도 있죠, 왜냐하면 갑작스럽게 불어났기 때문에. 그런데 대부분은 사실 차량의 거의 3분의 1 또는 절반 정도, 바퀴의 3분의 1이나 절반 정도의 물이 차오르는 걸 앞 차나 옆 차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죠. 본인 차는 못 느끼니까.

[답변]
그렇죠. 그럴 때는 사실 지금 자기가 가고 있는 방향보다 빨리 좀 더 높은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게 우선입니다. 그래야지 차도 살고 자기도 살 수 있는 방법이 되는데, 무작정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고수할 경우에는, 물론 차가 막혀서 틀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는 사실은 저렇게 물이 조금 더 잠길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어느 정도 사실 문을 못 열 수 있는 상황까지 가 있을 경우에는 저렇게 빠져나오지 못하는데 상당히 지혜로우신 겁니다. 차 위로 올라가서 조금 피신한 거기 때문에 저런 경우는 그나마 안전한 방법이지만, 실제로 차 밖으로 못 나오셔서 구조를 기다리시거나 아니면 그 안에서 변을 당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차를 타고 가는데, 정말 점점 옆에 보니까 물이 막 차올라요.

[답변]
그렇죠.

[앵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됩니까, 그러면?

[답변]
사실은 그래서 차를 탈 때는 저는 항상 드리는 말씀이 바퀴의 3분의 1을 말씀드리는데, 바퀴의 3분의 1가량이 잠겨서 옆 차들이 간다고 그러면 가능한 한 일단 선루프를 연다거나 아니면 창문을 좀 열어놓는 것을 말씀드리고, 절반 정상이 된다고 그러면 방향을 틀든지 아니면 문을 활짝 여는 것들을 추천을 드립니다.

[앵커]
창문을 왜 열어놔야 되죠?

[답변]
문 자체가 안 열리기 때문에. 그러면 이게 조금 더 차올라가지고 자기 다리 정도, 그러니까 지금 액셀러레이터 밟을 정도까지 물이 차올랐을 경우에는 실제로 문을 열려도 해도 열리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창문을 미리 열어놓는 것을 추천을 드리겠습니다.

[앵커]
요즘 휴가철이라 캠핑하는 분들 많을 텐데, 이게 자칫하면 폭우가 오면 또 급류에 휩쓸려 갈 수도 있고 또 그런 유형별 사고에도 굉장히 익숙해 있으실 것 같아서요. 그런 상황에서는 좀 누군가 떠내려가고 있다, 내가 목격을 하고 있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됩니까?

[답변]
제일 우선은 사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내 주위 환경을 먼저 살피는 것이 우선인데, 자리를 잡을 때도 너무 이렇게 사람들이 정해놓은 자리들은 조금 안전성이 확보가 된 건데, 또 그 자리를 고수하지 않으시고 특별한 자리를 찾으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럴 때는 내가 여기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지지대가 있는지를 좀 확인하셔야 되고.

[앵커]
그 물에 빠진 사람을 봤을 때는?

[답변]
그렇죠. 사람이 만약에 떠내려갔을 때는 자기가 뛰어든다, 이건 제가 보기에 같이 동반으로 일단은 사망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프나 아니면 던져서 일단 그 사람이 잡을 수 있는 것들을 잡게끔 유도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거기에서 뭔가 본인이 뛰어들어서는 사실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들을 인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만약에 정 그 사람을 데리고 나오고 싶다, 그러면?

[답변]
근접해 있을 때는 사실 머리카락을 잡는 것을 추천을 드리는 것이.

[앵커]
다른 데 말고 왜 머리카락이에요?

[답변]
다른 데는 사실 어떻게 보면 미끄러지기 때문에, 실제로 옷이나 손을 잡거나 몸을 잡았을 때는 사실 겨드랑이나 이런 접혀 있는 부분을 잡지 않는 이상은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사실은 머리카락을 잡고 유지해서 일단 끌어당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은 앞에서 당기는 것보다 뒤에서, 안 보이는 데에서 당겨야지.

[답변]
그건 동반해서 같이 붙어 있을 때는 아마 그렇게 하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앵커]
좋은 이런 여러 가지로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김호중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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