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로 조작·입양 도중 사망”…‘입양 잔혹사’ 드러날까?

입력 2022.08.22 (21:45) 수정 2022.08.22 (21: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오래전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수십 명이, 입양 과정에서 '인권 침해' 가 있었다며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부모가 살아있는데도 고아로 조작되거나 입양 과정에서 숨진 사례까지 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김성수 기자가 자세한 얘기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1968년 대한뉴스 : "버림받은 생명들의 양부모를 찾아줌으로써, 하나의 인간이라도 되도록..."]

배고프던 시절, 해외 입양은 정부의 '실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20만 명 이상이 세계 각지로 입양됐습니다.

덴마크인 피터 뭴러 씨도 그중 한 명.

생후 6개월이던 1974년, '서울 태생 고아'라고 적힌 서류와 함께 입양 보내졌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고아라고 적힌) 서류는 그 당시 한국 정부들의 직인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록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입양 기관 등을 통해 최근 확인해 봤더니, 고향은 충남 논산이었고 입양 당시 친모도 살아있었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살아오는 내내 진짜 이야기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계속 (알아볼수록) 달라졌습니다."]

뭴러 씨는 비슷한 사례들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인해 봤더니 서류 조작은 흔한 일이었고, 입양 과정에서의 사망 사례도 여럿 확인됐다고 합니다.

기관과 양부모 사이에선, 마치 거래를 하듯, "사망 시 다른 아이를 보내주겠다"는 약속까지 오간 일도 있었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입양 부모는 (한국 기관으로부터) 아이가 비행 도중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숨진 아이는 파리에서 내려졌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계 덴마크인 53명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조사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한분영/덴마크 입양인 : "제 (입양) 파일에는 아예 그냥 없어요. 다른 친구 보니까 있는데 알려주지 않거나, 왜곡된 경우도 많아요."]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자신의 '진짜 뿌리'를 찾는 일입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신남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아로 조작·입양 도중 사망”…‘입양 잔혹사’ 드러날까?
    • 입력 2022-08-22 21:45:06
    • 수정2022-08-22 21:58:02
    뉴스 9
[앵커]

오래전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수십 명이, 입양 과정에서 '인권 침해' 가 있었다며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부모가 살아있는데도 고아로 조작되거나 입양 과정에서 숨진 사례까지 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김성수 기자가 자세한 얘기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1968년 대한뉴스 : "버림받은 생명들의 양부모를 찾아줌으로써, 하나의 인간이라도 되도록..."]

배고프던 시절, 해외 입양은 정부의 '실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20만 명 이상이 세계 각지로 입양됐습니다.

덴마크인 피터 뭴러 씨도 그중 한 명.

생후 6개월이던 1974년, '서울 태생 고아'라고 적힌 서류와 함께 입양 보내졌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고아라고 적힌) 서류는 그 당시 한국 정부들의 직인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록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입양 기관 등을 통해 최근 확인해 봤더니, 고향은 충남 논산이었고 입양 당시 친모도 살아있었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살아오는 내내 진짜 이야기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계속 (알아볼수록) 달라졌습니다."]

뭴러 씨는 비슷한 사례들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인해 봤더니 서류 조작은 흔한 일이었고, 입양 과정에서의 사망 사례도 여럿 확인됐다고 합니다.

기관과 양부모 사이에선, 마치 거래를 하듯, "사망 시 다른 아이를 보내주겠다"는 약속까지 오간 일도 있었습니다.

[피터 뭴러/덴마크 입양인 : "입양 부모는 (한국 기관으로부터) 아이가 비행 도중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숨진 아이는 파리에서 내려졌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계 덴마크인 53명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조사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한분영/덴마크 입양인 : "제 (입양) 파일에는 아예 그냥 없어요. 다른 친구 보니까 있는데 알려주지 않거나, 왜곡된 경우도 많아요."]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자신의 '진짜 뿌리'를 찾는 일입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신남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