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오빠는 ‘격려’ 동생은 ‘막말’…역할 분담
입력 2022.08.27 (08:09)
수정 2022.08.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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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영상의 북한 군인들은 오열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울다니, 무슨 일인가 싶을 텐데요.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크게 감동해 눈물까지 났다는 겁니다.
얼마 전,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비상방역전에 투입됐던 군인들을 만나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올 들어 김정은 위원장 목소리가 자주 공개되고 있는데 듣는 이들의 가슴을 울릴 만큼 연설 솜씨가 아주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네, 여기에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도 최근 첫 육성 연설이 공개돼 주목을 끌었는데요.
특히 대남 메시지를 전할 때는 오빠 김정은 위원장보다 더 강경한 어조여서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격려와 막말,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북한 최고지도자 남매의 육성 연설을 통해 북한은 어떤 효과를 노리고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방역사업에 투입됐다 귀대한 북한 군인들이 한자리에 집결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주석단에 나오시자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장내를 진감했습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20여 분에 걸친 육성 연설에 나섰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군의부문 전투원 동무들! 내가 응당 이미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동무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미안함에 이어 고마움까지 거듭 강조하며 감성적으로 이어진 연설문.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당과 조국, 인민의 이름으로써 동무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군인들은 집중했고, 일부는 눈물까지 흘렸다.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무너져 내리는 마음”, “속 타들던 순간들”등으로 솔직하게 표현했는데, 북한 체제에서 최고지도자의 육성 연설이 가지는 힘을 적절하게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선전선동이란건 중요한건 효과성이거든요. 그게 효과가 있냐 없냐가 제일 판단에 첫 번째 기준이에요. 김정은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그것이 효과가 있다고 선전선동 파트에서 판단하고 있는 거 같아요."]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육성 연설을 통해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주민 결속을 도모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동지들! 위대한 김일성 민족의 100년사는 탁월한 수령을 모셔야 나라와 민족의 역사도 강성번영도 있다는 철의 진리를 확증하는 역사입니다."]
그러나 당시 김 위원장은 20분 남짓한 연설문을 여유 없이 읽기에 바빠 보였고, 시선 처리도 어색했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준비한 원고를 틀리지 않고 읽는 것에 아주 집중하는 모습이었거든요. 결국에 스피치는 읽기가 아닌 말하기인데 읽는 것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눈 한번 들어서 앞에 사열해 있는 군인들 보는 모습도 없었고..."]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성대한 열병식을 진행하게 됩니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힘차게 싸워 나갑시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최후의 승리를 앞으로!"]
연설을 끝낸 직후에도 위치를 잡지 못하고 서성이는 모습.
그래도 집권과 함께 빠르게 선보인 젊은 지도자의 육성 연설은 주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 사람들도 똑같이 젊은 지도자니까 불안감도 있었을 것이고 이랬는데 그런 것들을 불식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보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북한 당국에서 갖고 있었던 일종의 정치적 상품의 컨셉을 젊고 엑티브한 지도자였거든요. 그런 것들이 결합돼서 나왔었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연설은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여유와 자신감이 생기면 시선 처리부터 달라집니다. 10년이 지난 최근의 연설을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중간에 여유 있게 사람들을 응시하는 부분들도 보이고 시선 처리가 확실히 나아졌다 이렇게 관찰됩니다."]
군중의 함성에 작은 손짓으로 화답하는 제스처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박수와 함성에 화답할 때 사실 현장 분위기에 따라서 좀 더 과장된 몸짓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정치인들도 여러 가지 평소에 하지 않던 세레모니 같은 걸 하잖아요 유세 중에. 그런데 아주 절제된 최소화된 동작으로 현장 장악력을 보여줬다."]
변화의 조짐이 본격화 된 건 2020년 노동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이날 주석단에 선 김 위원장의 연설은 파격 그 자체였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20년 10월 10일 : "오늘 이 자리에 서면 무슨 말부터 할까 많이 생각도 해보았지만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 마음속 진정은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뿐입니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 극복을 언급하면서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무려 18번이나 반복했고, ‘면목이 없다’, ‘하늘 같고 바다 같은 우리 인민’처럼 감성적인 표현도 대거 등장했다.
심지어 눈물까지 훔치는 모습도 공개됐다.
그렇다면 이같이 향상된 공개 연설을 통해 김 위원장이 얻으려 한 건 뭘까?
[김승/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사실 북한이 내세우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실현하고 인민생활향상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경제적 성과를 이뤄 내야 하지만 사실 이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자의 감성적인 호소로 결국 주민들의 내부 결속을 꾀하기 위한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유포하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의 육성 연설도 공개돼 관심이 집중됐다.
[김여정/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 "동지들! 그처럼 엄혹했던 방역대전의 나날을 총화하는 이 자리에 서니 형언할 수 없는 격정을 솟구치게 합니다."]
처음으로 공개된 김 부부장의 대중연설.
김정은 위원장이 내부를 다독이고 격려하는 것과 달리, 김 부부장은 코로나19 발생 원인을 추궁한 점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김 부부장은 남측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거론했다.
[김여정/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 "경위나 정황상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히 한곳을 가리키게 되었는바. 따라서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 바이러스(코로나19)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나라 수백만 부모들에게 끝끝내 불안과 고통을 들씌운 주범이 바로 남쪽에 사는 귀축같은 너절한 것들입니다."]
이어진 담화에선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김여정/담화/아나운서 대독/8월19일 :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가 다름 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다.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여기에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문은 북한의 이전 정통 담화문들에 비해 유난히 거칠고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교수 : "북한 체제의 특성상 대외 메세지를 보내는 건 특유의 내부적인 특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 균형을 김여정 부부장 이름으로 북한이 발표한 담화문을 보면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 당국의 의도와 달리 국제사회는 물론, 주민들에게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교수 : "2017년에 전쟁 위협이 고조됐고 2018년에 한반도 평화무드가 조성됐다가 2019년 하노이에서 노딜이란 큰 실망으로 끝난 것을 한번 경험한 북한 주민들은 갑자기 대화와 평화 얘기 한다면 옛날 생각을 할 것입니다. 너무 지나치게 된다면 이번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같이 향후 미국과 한국과 협상할 때 북한의 행보가 엇박자가 나게 됩니다."]
때로는 주민을 한데 묶고, 때로는 강력한 대외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위해 한층 그 솜씨가 늘어난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연설.
이와 함께 김여정 부부장까지 공개 연설에 나서면서, 북한 최고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더 활용할지, 주민들은 물론 국제사회는 어떻게 평가할지, 주의 깊게 살펴볼 대목이다.
이 영상의 북한 군인들은 오열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울다니, 무슨 일인가 싶을 텐데요.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크게 감동해 눈물까지 났다는 겁니다.
얼마 전,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비상방역전에 투입됐던 군인들을 만나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올 들어 김정은 위원장 목소리가 자주 공개되고 있는데 듣는 이들의 가슴을 울릴 만큼 연설 솜씨가 아주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네, 여기에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도 최근 첫 육성 연설이 공개돼 주목을 끌었는데요.
특히 대남 메시지를 전할 때는 오빠 김정은 위원장보다 더 강경한 어조여서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격려와 막말,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북한 최고지도자 남매의 육성 연설을 통해 북한은 어떤 효과를 노리고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방역사업에 투입됐다 귀대한 북한 군인들이 한자리에 집결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주석단에 나오시자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장내를 진감했습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20여 분에 걸친 육성 연설에 나섰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군의부문 전투원 동무들! 내가 응당 이미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동무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미안함에 이어 고마움까지 거듭 강조하며 감성적으로 이어진 연설문.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당과 조국, 인민의 이름으로써 동무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군인들은 집중했고, 일부는 눈물까지 흘렸다.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무너져 내리는 마음”, “속 타들던 순간들”등으로 솔직하게 표현했는데, 북한 체제에서 최고지도자의 육성 연설이 가지는 힘을 적절하게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선전선동이란건 중요한건 효과성이거든요. 그게 효과가 있냐 없냐가 제일 판단에 첫 번째 기준이에요. 김정은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그것이 효과가 있다고 선전선동 파트에서 판단하고 있는 거 같아요."]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육성 연설을 통해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주민 결속을 도모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동지들! 위대한 김일성 민족의 100년사는 탁월한 수령을 모셔야 나라와 민족의 역사도 강성번영도 있다는 철의 진리를 확증하는 역사입니다."]
그러나 당시 김 위원장은 20분 남짓한 연설문을 여유 없이 읽기에 바빠 보였고, 시선 처리도 어색했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준비한 원고를 틀리지 않고 읽는 것에 아주 집중하는 모습이었거든요. 결국에 스피치는 읽기가 아닌 말하기인데 읽는 것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눈 한번 들어서 앞에 사열해 있는 군인들 보는 모습도 없었고..."]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성대한 열병식을 진행하게 됩니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힘차게 싸워 나갑시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최후의 승리를 앞으로!"]
연설을 끝낸 직후에도 위치를 잡지 못하고 서성이는 모습.
그래도 집권과 함께 빠르게 선보인 젊은 지도자의 육성 연설은 주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 사람들도 똑같이 젊은 지도자니까 불안감도 있었을 것이고 이랬는데 그런 것들을 불식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보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북한 당국에서 갖고 있었던 일종의 정치적 상품의 컨셉을 젊고 엑티브한 지도자였거든요. 그런 것들이 결합돼서 나왔었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연설은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여유와 자신감이 생기면 시선 처리부터 달라집니다. 10년이 지난 최근의 연설을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중간에 여유 있게 사람들을 응시하는 부분들도 보이고 시선 처리가 확실히 나아졌다 이렇게 관찰됩니다."]
군중의 함성에 작은 손짓으로 화답하는 제스처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박수와 함성에 화답할 때 사실 현장 분위기에 따라서 좀 더 과장된 몸짓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정치인들도 여러 가지 평소에 하지 않던 세레모니 같은 걸 하잖아요 유세 중에. 그런데 아주 절제된 최소화된 동작으로 현장 장악력을 보여줬다."]
변화의 조짐이 본격화 된 건 2020년 노동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이날 주석단에 선 김 위원장의 연설은 파격 그 자체였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20년 10월 10일 : "오늘 이 자리에 서면 무슨 말부터 할까 많이 생각도 해보았지만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 마음속 진정은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뿐입니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 극복을 언급하면서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무려 18번이나 반복했고, ‘면목이 없다’, ‘하늘 같고 바다 같은 우리 인민’처럼 감성적인 표현도 대거 등장했다.
심지어 눈물까지 훔치는 모습도 공개됐다.
그렇다면 이같이 향상된 공개 연설을 통해 김 위원장이 얻으려 한 건 뭘까?
[김승/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사실 북한이 내세우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실현하고 인민생활향상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경제적 성과를 이뤄 내야 하지만 사실 이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자의 감성적인 호소로 결국 주민들의 내부 결속을 꾀하기 위한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유포하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의 육성 연설도 공개돼 관심이 집중됐다.
[김여정/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 "동지들! 그처럼 엄혹했던 방역대전의 나날을 총화하는 이 자리에 서니 형언할 수 없는 격정을 솟구치게 합니다."]
처음으로 공개된 김 부부장의 대중연설.
김정은 위원장이 내부를 다독이고 격려하는 것과 달리, 김 부부장은 코로나19 발생 원인을 추궁한 점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김 부부장은 남측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거론했다.
[김여정/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 "경위나 정황상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히 한곳을 가리키게 되었는바. 따라서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 바이러스(코로나19)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나라 수백만 부모들에게 끝끝내 불안과 고통을 들씌운 주범이 바로 남쪽에 사는 귀축같은 너절한 것들입니다."]
이어진 담화에선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김여정/담화/아나운서 대독/8월19일 :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가 다름 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다.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여기에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문은 북한의 이전 정통 담화문들에 비해 유난히 거칠고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교수 : "북한 체제의 특성상 대외 메세지를 보내는 건 특유의 내부적인 특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 균형을 김여정 부부장 이름으로 북한이 발표한 담화문을 보면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 당국의 의도와 달리 국제사회는 물론, 주민들에게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교수 : "2017년에 전쟁 위협이 고조됐고 2018년에 한반도 평화무드가 조성됐다가 2019년 하노이에서 노딜이란 큰 실망으로 끝난 것을 한번 경험한 북한 주민들은 갑자기 대화와 평화 얘기 한다면 옛날 생각을 할 것입니다. 너무 지나치게 된다면 이번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같이 향후 미국과 한국과 협상할 때 북한의 행보가 엇박자가 나게 됩니다."]
때로는 주민을 한데 묶고, 때로는 강력한 대외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위해 한층 그 솜씨가 늘어난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연설.
이와 함께 김여정 부부장까지 공개 연설에 나서면서, 북한 최고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더 활용할지, 주민들은 물론 국제사회는 어떻게 평가할지, 주의 깊게 살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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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8-27 08:09:31
- 수정2022-08-27 09: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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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의 북한 군인들은 오열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울다니, 무슨 일인가 싶을 텐데요.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크게 감동해 눈물까지 났다는 겁니다.
얼마 전,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비상방역전에 투입됐던 군인들을 만나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올 들어 김정은 위원장 목소리가 자주 공개되고 있는데 듣는 이들의 가슴을 울릴 만큼 연설 솜씨가 아주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네, 여기에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도 최근 첫 육성 연설이 공개돼 주목을 끌었는데요.
특히 대남 메시지를 전할 때는 오빠 김정은 위원장보다 더 강경한 어조여서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격려와 막말,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북한 최고지도자 남매의 육성 연설을 통해 북한은 어떤 효과를 노리고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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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사업에 투입됐다 귀대한 북한 군인들이 한자리에 집결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주석단에 나오시자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장내를 진감했습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20여 분에 걸친 육성 연설에 나섰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군의부문 전투원 동무들! 내가 응당 이미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동무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미안함에 이어 고마움까지 거듭 강조하며 감성적으로 이어진 연설문.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당과 조국, 인민의 이름으로써 동무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군인들은 집중했고, 일부는 눈물까지 흘렸다.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무너져 내리는 마음”, “속 타들던 순간들”등으로 솔직하게 표현했는데, 북한 체제에서 최고지도자의 육성 연설이 가지는 힘을 적절하게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선전선동이란건 중요한건 효과성이거든요. 그게 효과가 있냐 없냐가 제일 판단에 첫 번째 기준이에요. 김정은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그것이 효과가 있다고 선전선동 파트에서 판단하고 있는 거 같아요."]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육성 연설을 통해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주민 결속을 도모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동지들! 위대한 김일성 민족의 100년사는 탁월한 수령을 모셔야 나라와 민족의 역사도 강성번영도 있다는 철의 진리를 확증하는 역사입니다."]
그러나 당시 김 위원장은 20분 남짓한 연설문을 여유 없이 읽기에 바빠 보였고, 시선 처리도 어색했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준비한 원고를 틀리지 않고 읽는 것에 아주 집중하는 모습이었거든요. 결국에 스피치는 읽기가 아닌 말하기인데 읽는 것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눈 한번 들어서 앞에 사열해 있는 군인들 보는 모습도 없었고..."]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성대한 열병식을 진행하게 됩니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힘차게 싸워 나갑시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최후의 승리를 앞으로!"]
연설을 끝낸 직후에도 위치를 잡지 못하고 서성이는 모습.
그래도 집권과 함께 빠르게 선보인 젊은 지도자의 육성 연설은 주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 사람들도 똑같이 젊은 지도자니까 불안감도 있었을 것이고 이랬는데 그런 것들을 불식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보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북한 당국에서 갖고 있었던 일종의 정치적 상품의 컨셉을 젊고 엑티브한 지도자였거든요. 그런 것들이 결합돼서 나왔었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연설은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여유와 자신감이 생기면 시선 처리부터 달라집니다. 10년이 지난 최근의 연설을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중간에 여유 있게 사람들을 응시하는 부분들도 보이고 시선 처리가 확실히 나아졌다 이렇게 관찰됩니다."]
군중의 함성에 작은 손짓으로 화답하는 제스처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박수와 함성에 화답할 때 사실 현장 분위기에 따라서 좀 더 과장된 몸짓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정치인들도 여러 가지 평소에 하지 않던 세레모니 같은 걸 하잖아요 유세 중에. 그런데 아주 절제된 최소화된 동작으로 현장 장악력을 보여줬다."]
변화의 조짐이 본격화 된 건 2020년 노동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이날 주석단에 선 김 위원장의 연설은 파격 그 자체였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20년 10월 10일 : "오늘 이 자리에 서면 무슨 말부터 할까 많이 생각도 해보았지만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 마음속 진정은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뿐입니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 극복을 언급하면서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무려 18번이나 반복했고, ‘면목이 없다’, ‘하늘 같고 바다 같은 우리 인민’처럼 감성적인 표현도 대거 등장했다.
심지어 눈물까지 훔치는 모습도 공개됐다.
그렇다면 이같이 향상된 공개 연설을 통해 김 위원장이 얻으려 한 건 뭘까?
[김승/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사실 북한이 내세우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실현하고 인민생활향상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경제적 성과를 이뤄 내야 하지만 사실 이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자의 감성적인 호소로 결국 주민들의 내부 결속을 꾀하기 위한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유포하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의 육성 연설도 공개돼 관심이 집중됐다.
[김여정/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 "동지들! 그처럼 엄혹했던 방역대전의 나날을 총화하는 이 자리에 서니 형언할 수 없는 격정을 솟구치게 합니다."]
처음으로 공개된 김 부부장의 대중연설.
김정은 위원장이 내부를 다독이고 격려하는 것과 달리, 김 부부장은 코로나19 발생 원인을 추궁한 점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김 부부장은 남측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거론했다.
[김여정/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 "경위나 정황상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히 한곳을 가리키게 되었는바. 따라서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 바이러스(코로나19)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나라 수백만 부모들에게 끝끝내 불안과 고통을 들씌운 주범이 바로 남쪽에 사는 귀축같은 너절한 것들입니다."]
이어진 담화에선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김여정/담화/아나운서 대독/8월19일 :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가 다름 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다.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여기에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문은 북한의 이전 정통 담화문들에 비해 유난히 거칠고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교수 : "북한 체제의 특성상 대외 메세지를 보내는 건 특유의 내부적인 특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 균형을 김여정 부부장 이름으로 북한이 발표한 담화문을 보면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 당국의 의도와 달리 국제사회는 물론, 주민들에게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교수 : "2017년에 전쟁 위협이 고조됐고 2018년에 한반도 평화무드가 조성됐다가 2019년 하노이에서 노딜이란 큰 실망으로 끝난 것을 한번 경험한 북한 주민들은 갑자기 대화와 평화 얘기 한다면 옛날 생각을 할 것입니다. 너무 지나치게 된다면 이번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같이 향후 미국과 한국과 협상할 때 북한의 행보가 엇박자가 나게 됩니다."]
때로는 주민을 한데 묶고, 때로는 강력한 대외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위해 한층 그 솜씨가 늘어난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연설.
이와 함께 김여정 부부장까지 공개 연설에 나서면서, 북한 최고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더 활용할지, 주민들은 물론 국제사회는 어떻게 평가할지, 주의 깊게 살펴볼 대목이다.
이 영상의 북한 군인들은 오열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울다니, 무슨 일인가 싶을 텐데요.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듣고 크게 감동해 눈물까지 났다는 겁니다.
얼마 전,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비상방역전에 투입됐던 군인들을 만나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올 들어 김정은 위원장 목소리가 자주 공개되고 있는데 듣는 이들의 가슴을 울릴 만큼 연설 솜씨가 아주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네, 여기에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도 최근 첫 육성 연설이 공개돼 주목을 끌었는데요.
특히 대남 메시지를 전할 때는 오빠 김정은 위원장보다 더 강경한 어조여서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격려와 막말,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북한 최고지도자 남매의 육성 연설을 통해 북한은 어떤 효과를 노리고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방역사업에 투입됐다 귀대한 북한 군인들이 한자리에 집결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주석단에 나오시자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장내를 진감했습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20여 분에 걸친 육성 연설에 나섰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군의부문 전투원 동무들! 내가 응당 이미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동무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미안함에 이어 고마움까지 거듭 강조하며 감성적으로 이어진 연설문.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당과 조국, 인민의 이름으로써 동무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군인들은 집중했고, 일부는 눈물까지 흘렸다.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무너져 내리는 마음”, “속 타들던 순간들”등으로 솔직하게 표현했는데, 북한 체제에서 최고지도자의 육성 연설이 가지는 힘을 적절하게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선전선동이란건 중요한건 효과성이거든요. 그게 효과가 있냐 없냐가 제일 판단에 첫 번째 기준이에요. 김정은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그것이 효과가 있다고 선전선동 파트에서 판단하고 있는 거 같아요."]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육성 연설을 통해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주민 결속을 도모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동지들! 위대한 김일성 민족의 100년사는 탁월한 수령을 모셔야 나라와 민족의 역사도 강성번영도 있다는 철의 진리를 확증하는 역사입니다."]
그러나 당시 김 위원장은 20분 남짓한 연설문을 여유 없이 읽기에 바빠 보였고, 시선 처리도 어색했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준비한 원고를 틀리지 않고 읽는 것에 아주 집중하는 모습이었거든요. 결국에 스피치는 읽기가 아닌 말하기인데 읽는 것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눈 한번 들어서 앞에 사열해 있는 군인들 보는 모습도 없었고..."]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성대한 열병식을 진행하게 됩니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힘차게 싸워 나갑시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15일 : "최후의 승리를 앞으로!"]
연설을 끝낸 직후에도 위치를 잡지 못하고 서성이는 모습.
그래도 집권과 함께 빠르게 선보인 젊은 지도자의 육성 연설은 주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 사람들도 똑같이 젊은 지도자니까 불안감도 있었을 것이고 이랬는데 그런 것들을 불식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보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북한 당국에서 갖고 있었던 일종의 정치적 상품의 컨셉을 젊고 엑티브한 지도자였거든요. 그런 것들이 결합돼서 나왔었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연설은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여유와 자신감이 생기면 시선 처리부터 달라집니다. 10년이 지난 최근의 연설을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중간에 여유 있게 사람들을 응시하는 부분들도 보이고 시선 처리가 확실히 나아졌다 이렇게 관찰됩니다."]
군중의 함성에 작은 손짓으로 화답하는 제스처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김형기/메타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 "박수와 함성에 화답할 때 사실 현장 분위기에 따라서 좀 더 과장된 몸짓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정치인들도 여러 가지 평소에 하지 않던 세레모니 같은 걸 하잖아요 유세 중에. 그런데 아주 절제된 최소화된 동작으로 현장 장악력을 보여줬다."]
변화의 조짐이 본격화 된 건 2020년 노동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이날 주석단에 선 김 위원장의 연설은 파격 그 자체였다.
[김정은/국무위원장/2020년 10월 10일 : "오늘 이 자리에 서면 무슨 말부터 할까 많이 생각도 해보았지만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 마음속 진정은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뿐입니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 극복을 언급하면서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무려 18번이나 반복했고, ‘면목이 없다’, ‘하늘 같고 바다 같은 우리 인민’처럼 감성적인 표현도 대거 등장했다.
심지어 눈물까지 훔치는 모습도 공개됐다.
그렇다면 이같이 향상된 공개 연설을 통해 김 위원장이 얻으려 한 건 뭘까?
[김승/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사실 북한이 내세우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실현하고 인민생활향상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경제적 성과를 이뤄 내야 하지만 사실 이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자의 감성적인 호소로 결국 주민들의 내부 결속을 꾀하기 위한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유포하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의 육성 연설도 공개돼 관심이 집중됐다.
[김여정/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 "동지들! 그처럼 엄혹했던 방역대전의 나날을 총화하는 이 자리에 서니 형언할 수 없는 격정을 솟구치게 합니다."]
처음으로 공개된 김 부부장의 대중연설.
김정은 위원장이 내부를 다독이고 격려하는 것과 달리, 김 부부장은 코로나19 발생 원인을 추궁한 점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김 부부장은 남측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거론했다.
[김여정/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 "경위나 정황상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히 한곳을 가리키게 되었는바. 따라서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 바이러스(코로나19)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나라 수백만 부모들에게 끝끝내 불안과 고통을 들씌운 주범이 바로 남쪽에 사는 귀축같은 너절한 것들입니다."]
이어진 담화에선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김여정/담화/아나운서 대독/8월19일 :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가 다름 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다.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여기에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문은 북한의 이전 정통 담화문들에 비해 유난히 거칠고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교수 : "북한 체제의 특성상 대외 메세지를 보내는 건 특유의 내부적인 특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 균형을 김여정 부부장 이름으로 북한이 발표한 담화문을 보면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 당국의 의도와 달리 국제사회는 물론, 주민들에게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봉영식/연세대 통일연구원 교수 : "2017년에 전쟁 위협이 고조됐고 2018년에 한반도 평화무드가 조성됐다가 2019년 하노이에서 노딜이란 큰 실망으로 끝난 것을 한번 경험한 북한 주민들은 갑자기 대화와 평화 얘기 한다면 옛날 생각을 할 것입니다. 너무 지나치게 된다면 이번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같이 향후 미국과 한국과 협상할 때 북한의 행보가 엇박자가 나게 됩니다."]
때로는 주민을 한데 묶고, 때로는 강력한 대외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위해 한층 그 솜씨가 늘어난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연설.
이와 함께 김여정 부부장까지 공개 연설에 나서면서, 북한 최고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더 활용할지, 주민들은 물론 국제사회는 어떻게 평가할지, 주의 깊게 살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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