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지리산을 자연주의 예술 요람으로…‘조형 예술가’ 김성수

입력 2022.08.30 (19:51) 수정 2022.08.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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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흙과 나무 등 자연의 재료로 자연 경관 속에 작품을 만드는 대지예술은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요,

지리산의 작은 마을을 대지예술, 자연주의 예술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조형예술가가 있습니다.

그가 지리산으로 온 이유를 경남인에서 확인합니다.

[리포트]

바다에서 어민의 삶을 지탱하던 통발이 지리산 산골 마을에 걸렸습니다.

["어떻게 보면 거룩한 거죠. 자기 소임을 다 마친, 폐기물에서 처리하기 직전에 우리가 구출한 건데요. 비단 천을 떠서 싸기도 하면서 얘를 기리려고 합니다."]

폐기물 재활용이 아닌 '새 활용'을 강조하는 김성수 작가는 자연을 통해 세상을 조형합니다.

하동 삼화실마을 뒷산, 베어낸 차나무를 옮겨와 만든 '지리산 티 라인'.

유럽 피레네산맥의 자연과 지리산의 자연이 합체한 '소리 나는 돌'.

모두 지리산이 완성한 작품입니다.

["피레네산맥에서 채집한 자연 소리하고 그 다음에 여기 현장 지리산에서 나는 자연 소리가 합체되는 게 이 작품의 콘셉트입니다."]

세계를 무대로 서울에서 조형 작업을 해온 작가가 이곳에 터를 잡은 건 자연의 원형을 간직한 지리산 때문이었습니다.

나무는 작가가 가장 즐겨 쓰는 재료, 금강송으로 만든 이 가구는 고가의 버려진 목재를 활용한 겁니다.

[김성수/조형예술가 : "추정했을 때는 한 이 삼백 년 정도 지난 나무이지 않을까요? 새로운 역할로서 혼을 담고 옆에 조각하고 한 게 옹이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표정 그대로 했습니다."]

["폐기시킨 것을 제가 다시 찾아내서 다시 살아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움직이게 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이 작품도 이제 버려진 나무를 찾아왔습니다. 거기에 새롭게 우리가 기념한다는 차원에서 촛대의 형상을 갖추었습니다."]

나무로 입체감을 살린 부조회화로는 빛과 그림자를 같이 담아냈는데요.

사람을 유익하게 하려는 예술을 유해 물질로 표현할 수 없단 생각에서 자연재료를 선택했습니다.

자연주의 예술공동체를 꿈꾸며 2019년 문을 연 한국조형예술원에서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마을 풍경.

마을의 식구가 되면서 예술가로서의 소명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사라져가는 마을의 전통과 원시예술을 복원해 현대화하는 설치작업도 이어오고 있는데요.

천연 염색한 천으로 치장해 상여를 재해석했습니다.

[김성수/조형예술가 : "지리산으로 들어오게 된 목표 중의 하나도 우리나라의 원시예술하고 원형문화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숲 속 미술관에서 전시와 연주회를 열어 하동과 세상을 연결하고 세계적인 자연주의 예술가들과 함께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로 지리산과 예술을 연결했습니다.

개강을 앞둔 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 캠퍼스는 세계 유수의 예술학교와 결합해 자연주의 예술교육을 담당할 숲 속 학교입니다.

[김성수/조형예술가 : "거창하게 기후변화라는 이런 화두를 담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 이전에 이미 자연주의 현대예술 쪽 방향으로 맞추어 가고 있습니다."]

개강을 준비 중인 김종식 씨도 조형예술원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김종식/한국조형예술원 실용전문학교 초빙교수 : "학생들에게 (자연주의 예술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약 60명의 선생님을 교육 시켰습니다. 선생님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지역을 예술의 변방에서 자연주의 예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실험은 나무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나무들이 그냥 문득 보니 쑥 들어와 있었죠. 옆에 사람처럼 항상 같이 생활했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도 나무와 함께하지 않을까…."]

나무가 숲이 되듯 김성수 작가의 자연주의 예술은 지리산에서 지금, 의미 있는 결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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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지리산을 자연주의 예술 요람으로…‘조형 예술가’ 김성수
    • 입력 2022-08-30 19:51:02
    • 수정2022-08-30 20:33:17
    뉴스7(창원)
[앵커]

흙과 나무 등 자연의 재료로 자연 경관 속에 작품을 만드는 대지예술은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요,

지리산의 작은 마을을 대지예술, 자연주의 예술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조형예술가가 있습니다.

그가 지리산으로 온 이유를 경남인에서 확인합니다.

[리포트]

바다에서 어민의 삶을 지탱하던 통발이 지리산 산골 마을에 걸렸습니다.

["어떻게 보면 거룩한 거죠. 자기 소임을 다 마친, 폐기물에서 처리하기 직전에 우리가 구출한 건데요. 비단 천을 떠서 싸기도 하면서 얘를 기리려고 합니다."]

폐기물 재활용이 아닌 '새 활용'을 강조하는 김성수 작가는 자연을 통해 세상을 조형합니다.

하동 삼화실마을 뒷산, 베어낸 차나무를 옮겨와 만든 '지리산 티 라인'.

유럽 피레네산맥의 자연과 지리산의 자연이 합체한 '소리 나는 돌'.

모두 지리산이 완성한 작품입니다.

["피레네산맥에서 채집한 자연 소리하고 그 다음에 여기 현장 지리산에서 나는 자연 소리가 합체되는 게 이 작품의 콘셉트입니다."]

세계를 무대로 서울에서 조형 작업을 해온 작가가 이곳에 터를 잡은 건 자연의 원형을 간직한 지리산 때문이었습니다.

나무는 작가가 가장 즐겨 쓰는 재료, 금강송으로 만든 이 가구는 고가의 버려진 목재를 활용한 겁니다.

[김성수/조형예술가 : "추정했을 때는 한 이 삼백 년 정도 지난 나무이지 않을까요? 새로운 역할로서 혼을 담고 옆에 조각하고 한 게 옹이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표정 그대로 했습니다."]

["폐기시킨 것을 제가 다시 찾아내서 다시 살아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움직이게 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이 작품도 이제 버려진 나무를 찾아왔습니다. 거기에 새롭게 우리가 기념한다는 차원에서 촛대의 형상을 갖추었습니다."]

나무로 입체감을 살린 부조회화로는 빛과 그림자를 같이 담아냈는데요.

사람을 유익하게 하려는 예술을 유해 물질로 표현할 수 없단 생각에서 자연재료를 선택했습니다.

자연주의 예술공동체를 꿈꾸며 2019년 문을 연 한국조형예술원에서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마을 풍경.

마을의 식구가 되면서 예술가로서의 소명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사라져가는 마을의 전통과 원시예술을 복원해 현대화하는 설치작업도 이어오고 있는데요.

천연 염색한 천으로 치장해 상여를 재해석했습니다.

[김성수/조형예술가 : "지리산으로 들어오게 된 목표 중의 하나도 우리나라의 원시예술하고 원형문화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숲 속 미술관에서 전시와 연주회를 열어 하동과 세상을 연결하고 세계적인 자연주의 예술가들과 함께 지리산국제환경예술제로 지리산과 예술을 연결했습니다.

개강을 앞둔 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 캠퍼스는 세계 유수의 예술학교와 결합해 자연주의 예술교육을 담당할 숲 속 학교입니다.

[김성수/조형예술가 : "거창하게 기후변화라는 이런 화두를 담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 이전에 이미 자연주의 현대예술 쪽 방향으로 맞추어 가고 있습니다."]

개강을 준비 중인 김종식 씨도 조형예술원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김종식/한국조형예술원 실용전문학교 초빙교수 : "학생들에게 (자연주의 예술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약 60명의 선생님을 교육 시켰습니다. 선생님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지역을 예술의 변방에서 자연주의 예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실험은 나무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나무들이 그냥 문득 보니 쑥 들어와 있었죠. 옆에 사람처럼 항상 같이 생활했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도 나무와 함께하지 않을까…."]

나무가 숲이 되듯 김성수 작가의 자연주의 예술은 지리산에서 지금, 의미 있는 결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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