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교단에 드러누워서 촬영하고 웃통까지 훌러덩…‘교권 침해 보험’ 드는 선생님들까지

입력 2022.08.31 (18:00) 수정 2022.08.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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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친구>의 한 장면입니다.

["아부지 뭐하시노, 말해라! 아부지 뭐하시노!"]

["건달입니더."]

이어 교사가 손목 시계를 푸는 장면이 나옵니다.

당시 학교에 다닌 분들이라면 이 의미를 곧바로 아실 겁니다.

지금부터 흠씬 맞을 거라는 예곱니다.

그런데 세월이 바뀌어 40여 년이 지난 요즘의 교실은, 오히려 '교사들'에게 공포의 공간입니다.

7년 전 경기 이천의 한 고등학교 교실, 남학생 5명이 교사에게 침을 뱉고 욕을 합니다.

그만하라는 선생님의 머리를 때리기까지 합니다.

얼마 전엔 충청남도의 한 중학교에서 한 남학생이 수업 중에 여자 선생님을 촬영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교단에 드러누워 휴대전화로 여교사를 촬영하는 듯한 광경입니다.

교실엔 상의를 벗은 학생도 보입니다.

하지만 해당 교사도, 학생들도 누구 하나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모습은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공교육 붕괴'의 참담한 현장입니다.

한국 교총이 지난 7월 전국 교원 8,65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하루 한 번꼴로 학생들로부터 수업 방해나 욕설 등에 시달린다고 답했습니다.

[김OO 교사 아내 : "(담임에게) '인간쓰레기'부터 시작해서 '대머리 간다'라고 소리지르고 '대머리 XX야'라고 욕을 하는데…."]

오죽하면 이름하여 "교권 침해 보험 특약"에 가입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교사가 수업 중 폭언 또는 폭행을 당했을 때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입니다.

한 보험사의 해당 상품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 2019년 1,559명에서 올해 약 7천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교실 붕괴는 미국이 원조입니다.

지난해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장애가 있는 교사를 때리고, 다른 학생이 그런 광경을 휴대전화로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10대들 사이에서 이른바 '선생님 때리기'(Slap a teacher)’라는 요상한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기까지 했습니다.

“미국에선 철부지 어린이들마저 패륜아로 전락되고 있다”고 북한 외무성이 비판할 정도였습니다.

개그맨 전유성 씨는 스승의 날을 기념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예부터 ‘스승은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고 한다. 스승을 너무 존경하던 나는 선생님의 그림자는 물론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 근처에조차도 갈 수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스승을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고 따르는 제자는 얼마나 될까요?

또 자녀에게 자신들이 학생 시절 배웠던 대로 가르치는 부모들은 또 얼마나 있을까요?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우면 욕을 먹고, 꿀밤이라도 한 대 줬다간 학생 인권을 무시한 체벌 교사로 몰린다, 한 현직 교사의 하소연입니다.

별 탈 없이 교사직을 유지하고 싶으면 ‘그저 봐도 못 본 체 하는 게 상책'이라는 게 씁쓸한 결론이었습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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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교단에 드러누워서 촬영하고 웃통까지 훌러덩…‘교권 침해 보험’ 드는 선생님들까지
    • 입력 2022-08-31 18:00:01
    • 수정2022-08-31 18:30:35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친구>의 한 장면입니다.

["아부지 뭐하시노, 말해라! 아부지 뭐하시노!"]

["건달입니더."]

이어 교사가 손목 시계를 푸는 장면이 나옵니다.

당시 학교에 다닌 분들이라면 이 의미를 곧바로 아실 겁니다.

지금부터 흠씬 맞을 거라는 예곱니다.

그런데 세월이 바뀌어 40여 년이 지난 요즘의 교실은, 오히려 '교사들'에게 공포의 공간입니다.

7년 전 경기 이천의 한 고등학교 교실, 남학생 5명이 교사에게 침을 뱉고 욕을 합니다.

그만하라는 선생님의 머리를 때리기까지 합니다.

얼마 전엔 충청남도의 한 중학교에서 한 남학생이 수업 중에 여자 선생님을 촬영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교단에 드러누워 휴대전화로 여교사를 촬영하는 듯한 광경입니다.

교실엔 상의를 벗은 학생도 보입니다.

하지만 해당 교사도, 학생들도 누구 하나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모습은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공교육 붕괴'의 참담한 현장입니다.

한국 교총이 지난 7월 전국 교원 8,65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하루 한 번꼴로 학생들로부터 수업 방해나 욕설 등에 시달린다고 답했습니다.

[김OO 교사 아내 : "(담임에게) '인간쓰레기'부터 시작해서 '대머리 간다'라고 소리지르고 '대머리 XX야'라고 욕을 하는데…."]

오죽하면 이름하여 "교권 침해 보험 특약"에 가입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교사가 수업 중 폭언 또는 폭행을 당했을 때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입니다.

한 보험사의 해당 상품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 2019년 1,559명에서 올해 약 7천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교실 붕괴는 미국이 원조입니다.

지난해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장애가 있는 교사를 때리고, 다른 학생이 그런 광경을 휴대전화로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10대들 사이에서 이른바 '선생님 때리기'(Slap a teacher)’라는 요상한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기까지 했습니다.

“미국에선 철부지 어린이들마저 패륜아로 전락되고 있다”고 북한 외무성이 비판할 정도였습니다.

개그맨 전유성 씨는 스승의 날을 기념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예부터 ‘스승은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고 한다. 스승을 너무 존경하던 나는 선생님의 그림자는 물론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 근처에조차도 갈 수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스승을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고 따르는 제자는 얼마나 될까요?

또 자녀에게 자신들이 학생 시절 배웠던 대로 가르치는 부모들은 또 얼마나 있을까요?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우면 욕을 먹고, 꿀밤이라도 한 대 줬다간 학생 인권을 무시한 체벌 교사로 몰린다, 한 현직 교사의 하소연입니다.

별 탈 없이 교사직을 유지하고 싶으면 ‘그저 봐도 못 본 체 하는 게 상책'이라는 게 씁쓸한 결론이었습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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