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조성진·임윤찬 ‘K-클래식’도 자리잡나…서양 전문가가 분석한 비결은?

입력 2022.08.31 (18:03) 수정 2022.08.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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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한국의 젊은 클래식 음악가들의 활약 정말 대단하죠, 오늘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의 공연이 열린다는데요.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세계 무대와 국제 콩쿠르 무대를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누비고 있습니다.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이런 현상을 'K-팝'에 비유하며 분석하고 나섰는데요.

오늘 <글로벌 ET>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음악을 전공한 홍석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자, 본격적인 공연 시즌을 앞두고 클래식계에서도 대면 콘서트가 조금씩 다시 열리고 있는데, 반가운 콩쿠르 수상 소식도 계속 들려옵니다.

'K팝'에 이어 'K클래식'인가요?

[기자]

네, 일단 전 세계 주요 콩쿠르 수상자 중에 한국인이 가장 많은 편입니다.

올 상반기에만 한국인 연주자 30여 명이 입상했습니다.

최정상급 콩쿠르에서만도 피아니스트 임윤찬, 바이올린 양인모, 첼로 최하영 등이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벨기에 출신의 한 클래식 음악 전문 다큐멘터리 감독은 이 현상을 K팝에 비유했는데요.

[영화 'K클래식 제너레이션' 내레이션 : "이러한 성공을 국제적 인기의 K팝에 비유해 'K클래식'이라고도 부릅니다."]

[앵커]

유럽에서 'K클래식'이란 말을 썼군요, 그래서 이 감독이 이유를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다큐 영화에서 제시한 물음표 먼저 볼까요?

"한국인의 우승은 거의 당연해졌다. 지난 20년간 700명이 결선에 올랐고 110명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정도면 몇몇 천재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스템이 작용하지 않을까 자연히 생각해보게 되겠죠?

이 다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소프라노 황수미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한 젊은 한국 음악가들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먼저 한국의 교육 방식, 유럽은 음악이 좋으면 자율적으로 배우라는 교육 방침인데 반해 한국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음악 영재 교육기관에서 어려서부터 철저한 조기 교육을 받는 시스템입니다.

다음은 될 성 부른 자녀에게 거의 인생을 걸다시피 하는 부모의 헌신적인 지원입니다.

학창 시절 하루 8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연습을 거친 학생들 가운데 재능까지 받쳐주는 소수만이 콩쿠르의 좁은 문을 통과하는 거죠.

[조성진/피아니스트/2015년 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 "제가 만족하는 계속 만족하는 연주를 하는 게 목표고요, 그러려면 끊임없이 연습하고 노력하고 그것밖에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임윤찬/피아니스트/2022년 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 "우승했다고 제 실력이 더 는 건 아니기 때문에 더 연습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음악가가 크려면 본인의 재주뿐만 아니라 풍토도 중요하잖아요?

[기자]

그렇죠, 요새 등장한 말 중에 '임윤찬 효과', '조성진 열풍'이란 표현이 있는데요.

평소 클래식을 듣지 않던 관객층이 새로 생겨난 걸 반영한 말입니다.

올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8살 나이에 최연소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올 하반기에 예정된 모든 공연이 일찌감치 매진됐고요.

지난 주말 강원 평창에서 열린 공연엔 만 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어제와 오늘 국내 공연이 있는데 티켓 오픈 직후 3분 만에 모든 좌석이 팔렸습니다.

다큐를 만든 감독은 섬세함과 힘이 같이 필요한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의 작품에서 한국 젊은이들이 특히 강점을 보이는 이유도 분석했습니다.

[영화 'K클래식 제너레이션' 내레이션 : "유럽, 적어도 오스트리아나 독일에서는 한국인을 시칠리아인에 비유합니다. 감정이 훨씬 풍부하고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니까요."]

[앵커]

K팝의 성공과 K클래식을 연결지은 부분은 어떤 지점인지요?

[기자]

K클래식도 K팝처럼 젊고 열정적인 관객들이 띄웠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K팝이 일궈놓은 토양이 K클래식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거란 분석도 했습니다.

K팝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죠.

특히 방탄소년단, BTS의 인기는 정말 대단한데요.

이 BTS가 견인한 K팝 음반 판매량은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5천만 장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홍 기자도 음대 출신이잖아요.

이번 다큐를 만든 티에리 로로 감독의 분석, 어떻게 보세요?

[기자]

네, 로로 감독도 음악을 전공하고 벨기에 공영방송에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현장 중계를 맡고 있거든요.

대체로 공감합니다.

어릴 때 반강제로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 손이 마음을 못 따라가거든요.

특히 부모님들의 경우는 우리 애가 재능은 있는데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고, 음악계도 잘 모르니 걱정하시는 모습들을 종종 봤습니다.

그런데 피아니스트 김선욱이나 임윤찬처럼 한국에서만 교육을 받고도 세계적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고요.

오히려 10대 동양인 남자 우승자라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더 관심을 받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음악은 콩쿠르가 전부는 아닙니다.

물론 콩쿠르를 통해서 크게 성장했다는 증언도 많습니다만 치열한 경쟁 뒤 번 아웃 등 1등만을 기억하는 한국식 성과주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꼭 콩쿠르 1등이 아니어도 훗날 꾸준히 더 빛나는 음악가로 성장한 사례가 아주 많다는 점도 기억했으면 합니다.

[앵커]

K클래식이 좋은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나갈 수 있길 기원해봅니다.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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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31 18:03:20
    • 수정2022-08-31 18: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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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한국의 젊은 클래식 음악가들의 활약 정말 대단하죠, 오늘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의 공연이 열린다는데요.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세계 무대와 국제 콩쿠르 무대를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누비고 있습니다.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이런 현상을 'K-팝'에 비유하며 분석하고 나섰는데요.

오늘 <글로벌 ET>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음악을 전공한 홍석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자, 본격적인 공연 시즌을 앞두고 클래식계에서도 대면 콘서트가 조금씩 다시 열리고 있는데, 반가운 콩쿠르 수상 소식도 계속 들려옵니다.

'K팝'에 이어 'K클래식'인가요?

[기자]

네, 일단 전 세계 주요 콩쿠르 수상자 중에 한국인이 가장 많은 편입니다.

올 상반기에만 한국인 연주자 30여 명이 입상했습니다.

최정상급 콩쿠르에서만도 피아니스트 임윤찬, 바이올린 양인모, 첼로 최하영 등이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벨기에 출신의 한 클래식 음악 전문 다큐멘터리 감독은 이 현상을 K팝에 비유했는데요.

[영화 'K클래식 제너레이션' 내레이션 : "이러한 성공을 국제적 인기의 K팝에 비유해 'K클래식'이라고도 부릅니다."]

[앵커]

유럽에서 'K클래식'이란 말을 썼군요, 그래서 이 감독이 이유를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다큐 영화에서 제시한 물음표 먼저 볼까요?

"한국인의 우승은 거의 당연해졌다. 지난 20년간 700명이 결선에 올랐고 110명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정도면 몇몇 천재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스템이 작용하지 않을까 자연히 생각해보게 되겠죠?

이 다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소프라노 황수미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한 젊은 한국 음악가들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먼저 한국의 교육 방식, 유럽은 음악이 좋으면 자율적으로 배우라는 교육 방침인데 반해 한국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음악 영재 교육기관에서 어려서부터 철저한 조기 교육을 받는 시스템입니다.

다음은 될 성 부른 자녀에게 거의 인생을 걸다시피 하는 부모의 헌신적인 지원입니다.

학창 시절 하루 8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연습을 거친 학생들 가운데 재능까지 받쳐주는 소수만이 콩쿠르의 좁은 문을 통과하는 거죠.

[조성진/피아니스트/2015년 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 "제가 만족하는 계속 만족하는 연주를 하는 게 목표고요, 그러려면 끊임없이 연습하고 노력하고 그것밖에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임윤찬/피아니스트/2022년 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 "우승했다고 제 실력이 더 는 건 아니기 때문에 더 연습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음악가가 크려면 본인의 재주뿐만 아니라 풍토도 중요하잖아요?

[기자]

그렇죠, 요새 등장한 말 중에 '임윤찬 효과', '조성진 열풍'이란 표현이 있는데요.

평소 클래식을 듣지 않던 관객층이 새로 생겨난 걸 반영한 말입니다.

올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8살 나이에 최연소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올 하반기에 예정된 모든 공연이 일찌감치 매진됐고요.

지난 주말 강원 평창에서 열린 공연엔 만 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어제와 오늘 국내 공연이 있는데 티켓 오픈 직후 3분 만에 모든 좌석이 팔렸습니다.

다큐를 만든 감독은 섬세함과 힘이 같이 필요한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의 작품에서 한국 젊은이들이 특히 강점을 보이는 이유도 분석했습니다.

[영화 'K클래식 제너레이션' 내레이션 : "유럽, 적어도 오스트리아나 독일에서는 한국인을 시칠리아인에 비유합니다. 감정이 훨씬 풍부하고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니까요."]

[앵커]

K팝의 성공과 K클래식을 연결지은 부분은 어떤 지점인지요?

[기자]

K클래식도 K팝처럼 젊고 열정적인 관객들이 띄웠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K팝이 일궈놓은 토양이 K클래식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거란 분석도 했습니다.

K팝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죠.

특히 방탄소년단, BTS의 인기는 정말 대단한데요.

이 BTS가 견인한 K팝 음반 판매량은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5천만 장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홍 기자도 음대 출신이잖아요.

이번 다큐를 만든 티에리 로로 감독의 분석, 어떻게 보세요?

[기자]

네, 로로 감독도 음악을 전공하고 벨기에 공영방송에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현장 중계를 맡고 있거든요.

대체로 공감합니다.

어릴 때 반강제로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 손이 마음을 못 따라가거든요.

특히 부모님들의 경우는 우리 애가 재능은 있는데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고, 음악계도 잘 모르니 걱정하시는 모습들을 종종 봤습니다.

그런데 피아니스트 김선욱이나 임윤찬처럼 한국에서만 교육을 받고도 세계적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고요.

오히려 10대 동양인 남자 우승자라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더 관심을 받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음악은 콩쿠르가 전부는 아닙니다.

물론 콩쿠르를 통해서 크게 성장했다는 증언도 많습니다만 치열한 경쟁 뒤 번 아웃 등 1등만을 기억하는 한국식 성과주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꼭 콩쿠르 1등이 아니어도 훗날 꾸준히 더 빛나는 음악가로 성장한 사례가 아주 많다는 점도 기억했으면 합니다.

[앵커]

K클래식이 좋은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나갈 수 있길 기원해봅니다.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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