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식품 가격 줄인상 속 라면값 올리는 농심…밀 가격 떨어지는데 왜?
입력 2022.09.01 (17:51)
수정 2022.09.0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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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9월1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901&1
[앵커]
속이 허할 때도. 속이 쓰릴 때도. 우리는 늘 이 음식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라면 값 인상 소식은 왠지 더 섭섭하고 속상하기까지 합니다. 이번 달 식품 가격 줄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농심이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습니다. 막상 주재료인 밀 가격은 내렸는데 어떤 사정이 있는 걸까요?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과 알아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키움증권 박상준입니다.
[앵커]
자기 전에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자야지, 한다면 연구원님, 어떤 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까요?
[답변]
일단 술 한잔 먹고 조금 얼큰하게 즐길 수 있고, 거기에 시원한 다시마 들어가 있는 그런 라면. 그걸 요새 좀 많이 즐기는 것 같습니다.
[앵커]
한국인들은 라면 취향이 각자 뚜렷해서.
[답변]
그렇죠.
[앵커]
특히나 또 가격에 민감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농심이 추석 이후에 가격을 올린다고 하는데, 일단 얼마나 올린다고 합니까?
[답변]
지금 공식적으로 나온 수치를 보면 라면 가격은 평균 11.3%고요. 주요 브랜드인 신라면은 10.9%, 그다음에 너구리는 9.9% 인상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한 봉지당 가격이 어느 정도 인상되는 거죠?
[답변]
대형마트에서 구매하시는 기준으로 보면 신라면이 한 820원, 너구리는 900원에 거의 가까운 금액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100원 조금 안 되게 오른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답변]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그럴 것 같아요.
[앵커]
농심은 라면 업계에서 1위.
[답변]
맞습니다.
[앵커]
2위가 오뚜기, 3위가 삼양인데. 1위 업체가 이렇게 선도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속사정 같은 게 있는 건가요?
[답변]
사실 보통 어떤 특정 카테고리에서 가격 인상을 결정할 때는 1등 업체가 먼저 하는 경우가 많긴 한데, 특히 이번에는 국내 실적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이 많이 흔들렸고요.
[앵커]
2분기 기준.
[답변]
네, 올해 2분기 실적이 영업이익이 -30억, 적자가 났고. 물론 해외법인까지 합치면 흑자입니다만, 국내법인만 놓고 봤을 때는 적자를 기록했고. 그리고 올해 2월에 큰 사건이 하나 있었잖아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 이슈로 인해서 국제 원자재 시세가 굉장히 많이 올랐어요. 소맥 시세도 많이 올랐고.
[앵커]
소맥, 그러니까 밀가루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밀가루의 원재료가 되는 거고, 그다음에 라면을 튀기는 데 쓰이는 기름.
[앵커]
팜유.
[답변]
저희는 팜유를 많이 쓰는데, 그런 것들의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원가 부담이 많이 커져서 가격을 인상하는 것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소맥 가격 추이를 보면 3월에 이미 피크를 찍었죠. 그때 원자재 가격 오른 게 실제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어느 정도 되나요?
[답변]
저희가 보통 농심은 밀가루를 구매해서 라면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밀가루 회사들은 지금 보고 계신 이 소맥을 구매해서 밀가루를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밀가루 회사들의 원가에 반영되기까지가 보통 6개월이 걸려요.
[앵커]
6개월.
[답변]
그래서 밀가루 회사들이 3~4월에 올랐던 원가를 인내하기 위해서 가격 인상을 이제 하고 있는 거고, 그거를 농심도 반영해서 9월 중순부터, 추석 연휴 이후니까요. 가격 인상을 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지금 추세를 보면 피크를 찍고 내리막길 탔거든요? 그러면 저 내린 원자재 가격이 반영되는 건 한 4분기쯤 될 거란 말이죠.
[답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죠.
[앵커]
그러면 그때는 가격 조금 내려야 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답변]
그런데 지금 저게 가격이 좀 내려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내려와 있다고 보기만 어려운 이유가 두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환율이 많이 올랐습니다. 저희는 다 수입을 하기 때문에 원재료 단가를 원화로 환산해서 봐야 되는데, 그 사이에 환율이 굉장히 많이 올랐다는 거. 그다음 두 번째는 저거는 곡물 가격, 소맥 가격을 일별로 시세가 변동한 걸 저희는 차트로 올려놓은 거잖아요? 그런데 저게 직접적으로 저희한테 원재료 가격으로 들어오는 것은 6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 뒤쯤에 반영되는데, 그 사이에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모르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지금 국제 상품 시장을 보면 유가가 굉장히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고 또 소맥 가격도 작황에 따라서 변동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일단 그런 부분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가격을 인상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똑같은 조건하에서 1위 농심 말고요. 2위 오뚜기나 3위 삼양의 실적은 어땠습니까?
[답변]
상대적으로는 농심보다는 잘 방어를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국내법인 실적을 보시면 오뚜기는 적자가 아니라 거의 400억대의 이익이 났고, 삼양식품은 좀 매출이 작지만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하면서 220억 정도 실적이 났는데요. 오뚜기는 아무래도 라면 외에도 다른 사업들이 많고 삼양식품은 워낙 해외 쪽의 비중이 높아서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니까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게, 삼양하고 오뚜기는 그러면 똑같은 여건하에서 무슨 재주로 이렇게 영업 실적이 났느냐. 농심은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먼저 삼양부터 좀 들어볼까요?
[답변]
일단 아까 조금 살짝 말씀드린 것처럼 해외법인이, 해외 쪽에서의 판매 비중이 높습니다.
[앵커]
수출 비중이 높다?
[답변]
그렇죠. 수출 비중이 높죠. 그런데 이 수출을 한국에서 생산해서 수출하는 거기 때문에 매출의 판가는 달러로 잡히고 비용의 판가는 원화로 잡히다 보니까 거기에서 스프레드가 좋아진 효과가 하나 있었을 거고요.
[앵커]
그러니까 삼양 수출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데요?
[답변]
지금 보시다시피 거의 70% 정도.
[앵커]
70%, 내수가 30, 수출이 70.
[답변]
그렇죠. 그리고 해외 쪽에서 워낙 볼륨 성장이 좋았어요, 판매량 성장이. 그러니까 그거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좋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판매량이 많이 늘었고.
[답변]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앵커]
최근에 또 환율이 많이 올라서 그 환차익까지 볼 수 있었다는 얘기고.
[답변]
그렇죠.
[앵커]
상대적으로 농심은 수출 비중이 적었다, 이거죠?
[답변]
해외 매출 비중이 작고 또 농심은 현지에 공장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삼양식품과 달리. 그래서 그런 환 스프레드, 차익 효과를 조금 덜 누렸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2위 오뚜기. 오뚜기는 좀 실적이 잘 나왔다고 했는데 오뚜기는 어떤 이유에서 실적이 잘 나왔던 거예요?
[답변]
일단 저희가 오뚜기 하면 좀 떠오르는 제품이 라면만 있지는 않을 거예요. 그만큼 라면 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농심이나 삼양식품보다는 많이 낮고, 저희가 많이 아시는 케첩, 마요네즈, 소스류, 이런 것도 굉장히 많고.
[앵커]
소스류, 예.
[답변]
식용유나 식초, 이런 것들도 B2C, 그러니까 저희가 마트 같은 곳에 납품하기도 하고.
[앵커]
소비자한테 직접 납품하는 거.
[답변]
그렇죠. B2B나 대리점이나 식당, 이런 쪽으로 나가기도 하는데. 그런 쪽에서 어떻게 보면 좀 가격 인상들을 하면서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여지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라면 쪽에 조금 덜 치우쳐 있다 보니까 원가 방어가 용이하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케첩 가격 오르는 건 그래도 이해가 되는데, 라면 값이 오르는 건 용서가 안 되는 이런 어떤 국민 정서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얘기네요.
[답변]
좀 그런 서러움도 있을 것 같긴 해요, 워낙 많이 드시니까.
[앵커]
그런데 농심은 지난해 8월에도 가격을 올렸어요. 그때 물론 오뚜기, 삼양도 같이 올렸지만. 그때 올렸을 때는 한 5년 만에 길게 텀을 두고 올린 거였는데.
[답변]
맞습니다.
[앵커]
이번에 또 올리면 1년에 두 번 정도 올리는 건데.
[답변]
1년 만에 올리는 거죠.
[앵커]
그렇죠. 이게 좀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답변]
맞습니다. 이례적이고요. 그런데 그만큼 외부 환경이 굉장히 이례적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2020년 초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에 굉장히 많은 유동성이 풀렸잖아요.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는데, 공급망 차질이 또 코로나 사태로 발생했고. 또 올해 2월에는 전쟁이 터지면서 이런 공급 충격이 더 심화되면서 원재료 가격이 많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왔기 때문에, 좀 이례적인 환경 때문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지난해에는 오뚜기가 먼저 가격을 올리고 나머지 업체들이 쓱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어떨까요? 일단 농심이 올린다고 했는데 삼양과 오뚜기도 따라갈 것으로 보세요?
[답변]
통상적으로는 경쟁사들은 가격 인상을 하면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오뚜기는 농심이랑 핵심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굉장히 유사하기 때문에 좀 더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앵커]
어쨌든 농심은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도 오른 것 같긴 한데, 식료품주에 투자하는 그런 입장에서는 이걸 어떻게 봐야 되나요? 라면 값 오르는 건 마음에 안 드는데 주가는 또 올라갈 것 같고.
[답변]
소비자 마음에서 봤을 때는 뭔가 좀 아프고 투자자 마음으로 보면 뭔가 또 좀 기회가 있을 것 같고 그런 상황일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가격 인상을 한다는 건 그동안 굉장히 수익성이 안 좋았다는 거고 앞으로 좋아질 거라는 전망이 더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인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또 라면뿐만 아니라 저희가 다른 카테고리들도 많잖아요.
[앵커]
과자, 이런 거.
[답변]
그렇죠. 원재료 구성이 비슷한 다른 카테고리들도 가격 인상 기대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라면을 소비자로 볼 것이냐, 투자자 입장에서 볼 것이냐에 따라서 조금 판단은 다를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ET WHY, 박상준 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9월1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901&1
[앵커]
속이 허할 때도. 속이 쓰릴 때도. 우리는 늘 이 음식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라면 값 인상 소식은 왠지 더 섭섭하고 속상하기까지 합니다. 이번 달 식품 가격 줄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농심이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습니다. 막상 주재료인 밀 가격은 내렸는데 어떤 사정이 있는 걸까요?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과 알아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키움증권 박상준입니다.
[앵커]
자기 전에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자야지, 한다면 연구원님, 어떤 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까요?
[답변]
일단 술 한잔 먹고 조금 얼큰하게 즐길 수 있고, 거기에 시원한 다시마 들어가 있는 그런 라면. 그걸 요새 좀 많이 즐기는 것 같습니다.
[앵커]
한국인들은 라면 취향이 각자 뚜렷해서.
[답변]
그렇죠.
[앵커]
특히나 또 가격에 민감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농심이 추석 이후에 가격을 올린다고 하는데, 일단 얼마나 올린다고 합니까?
[답변]
지금 공식적으로 나온 수치를 보면 라면 가격은 평균 11.3%고요. 주요 브랜드인 신라면은 10.9%, 그다음에 너구리는 9.9% 인상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한 봉지당 가격이 어느 정도 인상되는 거죠?
[답변]
대형마트에서 구매하시는 기준으로 보면 신라면이 한 820원, 너구리는 900원에 거의 가까운 금액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100원 조금 안 되게 오른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답변]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그럴 것 같아요.
[앵커]
농심은 라면 업계에서 1위.
[답변]
맞습니다.
[앵커]
2위가 오뚜기, 3위가 삼양인데. 1위 업체가 이렇게 선도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속사정 같은 게 있는 건가요?
[답변]
사실 보통 어떤 특정 카테고리에서 가격 인상을 결정할 때는 1등 업체가 먼저 하는 경우가 많긴 한데, 특히 이번에는 국내 실적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이 많이 흔들렸고요.
[앵커]
2분기 기준.
[답변]
네, 올해 2분기 실적이 영업이익이 -30억, 적자가 났고. 물론 해외법인까지 합치면 흑자입니다만, 국내법인만 놓고 봤을 때는 적자를 기록했고. 그리고 올해 2월에 큰 사건이 하나 있었잖아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 이슈로 인해서 국제 원자재 시세가 굉장히 많이 올랐어요. 소맥 시세도 많이 올랐고.
[앵커]
소맥, 그러니까 밀가루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밀가루의 원재료가 되는 거고, 그다음에 라면을 튀기는 데 쓰이는 기름.
[앵커]
팜유.
[답변]
저희는 팜유를 많이 쓰는데, 그런 것들의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원가 부담이 많이 커져서 가격을 인상하는 것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소맥 가격 추이를 보면 3월에 이미 피크를 찍었죠. 그때 원자재 가격 오른 게 실제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어느 정도 되나요?
[답변]
저희가 보통 농심은 밀가루를 구매해서 라면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밀가루 회사들은 지금 보고 계신 이 소맥을 구매해서 밀가루를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밀가루 회사들의 원가에 반영되기까지가 보통 6개월이 걸려요.
[앵커]
6개월.
[답변]
그래서 밀가루 회사들이 3~4월에 올랐던 원가를 인내하기 위해서 가격 인상을 이제 하고 있는 거고, 그거를 농심도 반영해서 9월 중순부터, 추석 연휴 이후니까요. 가격 인상을 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지금 추세를 보면 피크를 찍고 내리막길 탔거든요? 그러면 저 내린 원자재 가격이 반영되는 건 한 4분기쯤 될 거란 말이죠.
[답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죠.
[앵커]
그러면 그때는 가격 조금 내려야 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답변]
그런데 지금 저게 가격이 좀 내려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내려와 있다고 보기만 어려운 이유가 두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환율이 많이 올랐습니다. 저희는 다 수입을 하기 때문에 원재료 단가를 원화로 환산해서 봐야 되는데, 그 사이에 환율이 굉장히 많이 올랐다는 거. 그다음 두 번째는 저거는 곡물 가격, 소맥 가격을 일별로 시세가 변동한 걸 저희는 차트로 올려놓은 거잖아요? 그런데 저게 직접적으로 저희한테 원재료 가격으로 들어오는 것은 6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 뒤쯤에 반영되는데, 그 사이에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모르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지금 국제 상품 시장을 보면 유가가 굉장히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고 또 소맥 가격도 작황에 따라서 변동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일단 그런 부분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가격을 인상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똑같은 조건하에서 1위 농심 말고요. 2위 오뚜기나 3위 삼양의 실적은 어땠습니까?
[답변]
상대적으로는 농심보다는 잘 방어를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국내법인 실적을 보시면 오뚜기는 적자가 아니라 거의 400억대의 이익이 났고, 삼양식품은 좀 매출이 작지만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하면서 220억 정도 실적이 났는데요. 오뚜기는 아무래도 라면 외에도 다른 사업들이 많고 삼양식품은 워낙 해외 쪽의 비중이 높아서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니까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게, 삼양하고 오뚜기는 그러면 똑같은 여건하에서 무슨 재주로 이렇게 영업 실적이 났느냐. 농심은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먼저 삼양부터 좀 들어볼까요?
[답변]
일단 아까 조금 살짝 말씀드린 것처럼 해외법인이, 해외 쪽에서의 판매 비중이 높습니다.
[앵커]
수출 비중이 높다?
[답변]
그렇죠. 수출 비중이 높죠. 그런데 이 수출을 한국에서 생산해서 수출하는 거기 때문에 매출의 판가는 달러로 잡히고 비용의 판가는 원화로 잡히다 보니까 거기에서 스프레드가 좋아진 효과가 하나 있었을 거고요.
[앵커]
그러니까 삼양 수출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데요?
[답변]
지금 보시다시피 거의 70% 정도.
[앵커]
70%, 내수가 30, 수출이 70.
[답변]
그렇죠. 그리고 해외 쪽에서 워낙 볼륨 성장이 좋았어요, 판매량 성장이. 그러니까 그거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좋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판매량이 많이 늘었고.
[답변]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앵커]
최근에 또 환율이 많이 올라서 그 환차익까지 볼 수 있었다는 얘기고.
[답변]
그렇죠.
[앵커]
상대적으로 농심은 수출 비중이 적었다, 이거죠?
[답변]
해외 매출 비중이 작고 또 농심은 현지에 공장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삼양식품과 달리. 그래서 그런 환 스프레드, 차익 효과를 조금 덜 누렸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2위 오뚜기. 오뚜기는 좀 실적이 잘 나왔다고 했는데 오뚜기는 어떤 이유에서 실적이 잘 나왔던 거예요?
[답변]
일단 저희가 오뚜기 하면 좀 떠오르는 제품이 라면만 있지는 않을 거예요. 그만큼 라면 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농심이나 삼양식품보다는 많이 낮고, 저희가 많이 아시는 케첩, 마요네즈, 소스류, 이런 것도 굉장히 많고.
[앵커]
소스류, 예.
[답변]
식용유나 식초, 이런 것들도 B2C, 그러니까 저희가 마트 같은 곳에 납품하기도 하고.
[앵커]
소비자한테 직접 납품하는 거.
[답변]
그렇죠. B2B나 대리점이나 식당, 이런 쪽으로 나가기도 하는데. 그런 쪽에서 어떻게 보면 좀 가격 인상들을 하면서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여지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라면 쪽에 조금 덜 치우쳐 있다 보니까 원가 방어가 용이하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케첩 가격 오르는 건 그래도 이해가 되는데, 라면 값이 오르는 건 용서가 안 되는 이런 어떤 국민 정서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얘기네요.
[답변]
좀 그런 서러움도 있을 것 같긴 해요, 워낙 많이 드시니까.
[앵커]
그런데 농심은 지난해 8월에도 가격을 올렸어요. 그때 물론 오뚜기, 삼양도 같이 올렸지만. 그때 올렸을 때는 한 5년 만에 길게 텀을 두고 올린 거였는데.
[답변]
맞습니다.
[앵커]
이번에 또 올리면 1년에 두 번 정도 올리는 건데.
[답변]
1년 만에 올리는 거죠.
[앵커]
그렇죠. 이게 좀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답변]
맞습니다. 이례적이고요. 그런데 그만큼 외부 환경이 굉장히 이례적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2020년 초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에 굉장히 많은 유동성이 풀렸잖아요.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는데, 공급망 차질이 또 코로나 사태로 발생했고. 또 올해 2월에는 전쟁이 터지면서 이런 공급 충격이 더 심화되면서 원재료 가격이 많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왔기 때문에, 좀 이례적인 환경 때문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지난해에는 오뚜기가 먼저 가격을 올리고 나머지 업체들이 쓱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어떨까요? 일단 농심이 올린다고 했는데 삼양과 오뚜기도 따라갈 것으로 보세요?
[답변]
통상적으로는 경쟁사들은 가격 인상을 하면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오뚜기는 농심이랑 핵심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굉장히 유사하기 때문에 좀 더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앵커]
어쨌든 농심은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도 오른 것 같긴 한데, 식료품주에 투자하는 그런 입장에서는 이걸 어떻게 봐야 되나요? 라면 값 오르는 건 마음에 안 드는데 주가는 또 올라갈 것 같고.
[답변]
소비자 마음에서 봤을 때는 뭔가 좀 아프고 투자자 마음으로 보면 뭔가 또 좀 기회가 있을 것 같고 그런 상황일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가격 인상을 한다는 건 그동안 굉장히 수익성이 안 좋았다는 거고 앞으로 좋아질 거라는 전망이 더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인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또 라면뿐만 아니라 저희가 다른 카테고리들도 많잖아요.
[앵커]
과자, 이런 거.
[답변]
그렇죠. 원재료 구성이 비슷한 다른 카테고리들도 가격 인상 기대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라면을 소비자로 볼 것이냐, 투자자 입장에서 볼 것이냐에 따라서 조금 판단은 다를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ET WHY, 박상준 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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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9-01 17:51:33
- 수정2022-09-01 18:50:16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9월1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901&1
[앵커]
속이 허할 때도. 속이 쓰릴 때도. 우리는 늘 이 음식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라면 값 인상 소식은 왠지 더 섭섭하고 속상하기까지 합니다. 이번 달 식품 가격 줄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농심이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습니다. 막상 주재료인 밀 가격은 내렸는데 어떤 사정이 있는 걸까요?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과 알아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키움증권 박상준입니다.
[앵커]
자기 전에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자야지, 한다면 연구원님, 어떤 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까요?
[답변]
일단 술 한잔 먹고 조금 얼큰하게 즐길 수 있고, 거기에 시원한 다시마 들어가 있는 그런 라면. 그걸 요새 좀 많이 즐기는 것 같습니다.
[앵커]
한국인들은 라면 취향이 각자 뚜렷해서.
[답변]
그렇죠.
[앵커]
특히나 또 가격에 민감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농심이 추석 이후에 가격을 올린다고 하는데, 일단 얼마나 올린다고 합니까?
[답변]
지금 공식적으로 나온 수치를 보면 라면 가격은 평균 11.3%고요. 주요 브랜드인 신라면은 10.9%, 그다음에 너구리는 9.9% 인상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한 봉지당 가격이 어느 정도 인상되는 거죠?
[답변]
대형마트에서 구매하시는 기준으로 보면 신라면이 한 820원, 너구리는 900원에 거의 가까운 금액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100원 조금 안 되게 오른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답변]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그럴 것 같아요.
[앵커]
농심은 라면 업계에서 1위.
[답변]
맞습니다.
[앵커]
2위가 오뚜기, 3위가 삼양인데. 1위 업체가 이렇게 선도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속사정 같은 게 있는 건가요?
[답변]
사실 보통 어떤 특정 카테고리에서 가격 인상을 결정할 때는 1등 업체가 먼저 하는 경우가 많긴 한데, 특히 이번에는 국내 실적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이 많이 흔들렸고요.
[앵커]
2분기 기준.
[답변]
네, 올해 2분기 실적이 영업이익이 -30억, 적자가 났고. 물론 해외법인까지 합치면 흑자입니다만, 국내법인만 놓고 봤을 때는 적자를 기록했고. 그리고 올해 2월에 큰 사건이 하나 있었잖아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 이슈로 인해서 국제 원자재 시세가 굉장히 많이 올랐어요. 소맥 시세도 많이 올랐고.
[앵커]
소맥, 그러니까 밀가루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밀가루의 원재료가 되는 거고, 그다음에 라면을 튀기는 데 쓰이는 기름.
[앵커]
팜유.
[답변]
저희는 팜유를 많이 쓰는데, 그런 것들의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원가 부담이 많이 커져서 가격을 인상하는 것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소맥 가격 추이를 보면 3월에 이미 피크를 찍었죠. 그때 원자재 가격 오른 게 실제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어느 정도 되나요?
[답변]
저희가 보통 농심은 밀가루를 구매해서 라면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밀가루 회사들은 지금 보고 계신 이 소맥을 구매해서 밀가루를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밀가루 회사들의 원가에 반영되기까지가 보통 6개월이 걸려요.
[앵커]
6개월.
[답변]
그래서 밀가루 회사들이 3~4월에 올랐던 원가를 인내하기 위해서 가격 인상을 이제 하고 있는 거고, 그거를 농심도 반영해서 9월 중순부터, 추석 연휴 이후니까요. 가격 인상을 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지금 추세를 보면 피크를 찍고 내리막길 탔거든요? 그러면 저 내린 원자재 가격이 반영되는 건 한 4분기쯤 될 거란 말이죠.
[답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죠.
[앵커]
그러면 그때는 가격 조금 내려야 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답변]
그런데 지금 저게 가격이 좀 내려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내려와 있다고 보기만 어려운 이유가 두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환율이 많이 올랐습니다. 저희는 다 수입을 하기 때문에 원재료 단가를 원화로 환산해서 봐야 되는데, 그 사이에 환율이 굉장히 많이 올랐다는 거. 그다음 두 번째는 저거는 곡물 가격, 소맥 가격을 일별로 시세가 변동한 걸 저희는 차트로 올려놓은 거잖아요? 그런데 저게 직접적으로 저희한테 원재료 가격으로 들어오는 것은 6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 뒤쯤에 반영되는데, 그 사이에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모르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지금 국제 상품 시장을 보면 유가가 굉장히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고 또 소맥 가격도 작황에 따라서 변동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일단 그런 부분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가격을 인상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똑같은 조건하에서 1위 농심 말고요. 2위 오뚜기나 3위 삼양의 실적은 어땠습니까?
[답변]
상대적으로는 농심보다는 잘 방어를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국내법인 실적을 보시면 오뚜기는 적자가 아니라 거의 400억대의 이익이 났고, 삼양식품은 좀 매출이 작지만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하면서 220억 정도 실적이 났는데요. 오뚜기는 아무래도 라면 외에도 다른 사업들이 많고 삼양식품은 워낙 해외 쪽의 비중이 높아서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니까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게, 삼양하고 오뚜기는 그러면 똑같은 여건하에서 무슨 재주로 이렇게 영업 실적이 났느냐. 농심은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먼저 삼양부터 좀 들어볼까요?
[답변]
일단 아까 조금 살짝 말씀드린 것처럼 해외법인이, 해외 쪽에서의 판매 비중이 높습니다.
[앵커]
수출 비중이 높다?
[답변]
그렇죠. 수출 비중이 높죠. 그런데 이 수출을 한국에서 생산해서 수출하는 거기 때문에 매출의 판가는 달러로 잡히고 비용의 판가는 원화로 잡히다 보니까 거기에서 스프레드가 좋아진 효과가 하나 있었을 거고요.
[앵커]
그러니까 삼양 수출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데요?
[답변]
지금 보시다시피 거의 70% 정도.
[앵커]
70%, 내수가 30, 수출이 70.
[답변]
그렇죠. 그리고 해외 쪽에서 워낙 볼륨 성장이 좋았어요, 판매량 성장이. 그러니까 그거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좋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판매량이 많이 늘었고.
[답변]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앵커]
최근에 또 환율이 많이 올라서 그 환차익까지 볼 수 있었다는 얘기고.
[답변]
그렇죠.
[앵커]
상대적으로 농심은 수출 비중이 적었다, 이거죠?
[답변]
해외 매출 비중이 작고 또 농심은 현지에 공장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삼양식품과 달리. 그래서 그런 환 스프레드, 차익 효과를 조금 덜 누렸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2위 오뚜기. 오뚜기는 좀 실적이 잘 나왔다고 했는데 오뚜기는 어떤 이유에서 실적이 잘 나왔던 거예요?
[답변]
일단 저희가 오뚜기 하면 좀 떠오르는 제품이 라면만 있지는 않을 거예요. 그만큼 라면 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농심이나 삼양식품보다는 많이 낮고, 저희가 많이 아시는 케첩, 마요네즈, 소스류, 이런 것도 굉장히 많고.
[앵커]
소스류, 예.
[답변]
식용유나 식초, 이런 것들도 B2C, 그러니까 저희가 마트 같은 곳에 납품하기도 하고.
[앵커]
소비자한테 직접 납품하는 거.
[답변]
그렇죠. B2B나 대리점이나 식당, 이런 쪽으로 나가기도 하는데. 그런 쪽에서 어떻게 보면 좀 가격 인상들을 하면서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여지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라면 쪽에 조금 덜 치우쳐 있다 보니까 원가 방어가 용이하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케첩 가격 오르는 건 그래도 이해가 되는데, 라면 값이 오르는 건 용서가 안 되는 이런 어떤 국민 정서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얘기네요.
[답변]
좀 그런 서러움도 있을 것 같긴 해요, 워낙 많이 드시니까.
[앵커]
그런데 농심은 지난해 8월에도 가격을 올렸어요. 그때 물론 오뚜기, 삼양도 같이 올렸지만. 그때 올렸을 때는 한 5년 만에 길게 텀을 두고 올린 거였는데.
[답변]
맞습니다.
[앵커]
이번에 또 올리면 1년에 두 번 정도 올리는 건데.
[답변]
1년 만에 올리는 거죠.
[앵커]
그렇죠. 이게 좀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답변]
맞습니다. 이례적이고요. 그런데 그만큼 외부 환경이 굉장히 이례적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2020년 초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에 굉장히 많은 유동성이 풀렸잖아요.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는데, 공급망 차질이 또 코로나 사태로 발생했고. 또 올해 2월에는 전쟁이 터지면서 이런 공급 충격이 더 심화되면서 원재료 가격이 많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왔기 때문에, 좀 이례적인 환경 때문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지난해에는 오뚜기가 먼저 가격을 올리고 나머지 업체들이 쓱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어떨까요? 일단 농심이 올린다고 했는데 삼양과 오뚜기도 따라갈 것으로 보세요?
[답변]
통상적으로는 경쟁사들은 가격 인상을 하면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오뚜기는 농심이랑 핵심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굉장히 유사하기 때문에 좀 더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앵커]
어쨌든 농심은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도 오른 것 같긴 한데, 식료품주에 투자하는 그런 입장에서는 이걸 어떻게 봐야 되나요? 라면 값 오르는 건 마음에 안 드는데 주가는 또 올라갈 것 같고.
[답변]
소비자 마음에서 봤을 때는 뭔가 좀 아프고 투자자 마음으로 보면 뭔가 또 좀 기회가 있을 것 같고 그런 상황일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가격 인상을 한다는 건 그동안 굉장히 수익성이 안 좋았다는 거고 앞으로 좋아질 거라는 전망이 더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인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또 라면뿐만 아니라 저희가 다른 카테고리들도 많잖아요.
[앵커]
과자, 이런 거.
[답변]
그렇죠. 원재료 구성이 비슷한 다른 카테고리들도 가격 인상 기대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라면을 소비자로 볼 것이냐, 투자자 입장에서 볼 것이냐에 따라서 조금 판단은 다를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ET WHY, 박상준 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9월1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901&1
[앵커]
속이 허할 때도. 속이 쓰릴 때도. 우리는 늘 이 음식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라면 값 인상 소식은 왠지 더 섭섭하고 속상하기까지 합니다. 이번 달 식품 가격 줄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농심이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습니다. 막상 주재료인 밀 가격은 내렸는데 어떤 사정이 있는 걸까요?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과 알아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키움증권 박상준입니다.
[앵커]
자기 전에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자야지, 한다면 연구원님, 어떤 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까요?
[답변]
일단 술 한잔 먹고 조금 얼큰하게 즐길 수 있고, 거기에 시원한 다시마 들어가 있는 그런 라면. 그걸 요새 좀 많이 즐기는 것 같습니다.
[앵커]
한국인들은 라면 취향이 각자 뚜렷해서.
[답변]
그렇죠.
[앵커]
특히나 또 가격에 민감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농심이 추석 이후에 가격을 올린다고 하는데, 일단 얼마나 올린다고 합니까?
[답변]
지금 공식적으로 나온 수치를 보면 라면 가격은 평균 11.3%고요. 주요 브랜드인 신라면은 10.9%, 그다음에 너구리는 9.9% 인상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한 봉지당 가격이 어느 정도 인상되는 거죠?
[답변]
대형마트에서 구매하시는 기준으로 보면 신라면이 한 820원, 너구리는 900원에 거의 가까운 금액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100원 조금 안 되게 오른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답변]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그럴 것 같아요.
[앵커]
농심은 라면 업계에서 1위.
[답변]
맞습니다.
[앵커]
2위가 오뚜기, 3위가 삼양인데. 1위 업체가 이렇게 선도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속사정 같은 게 있는 건가요?
[답변]
사실 보통 어떤 특정 카테고리에서 가격 인상을 결정할 때는 1등 업체가 먼저 하는 경우가 많긴 한데, 특히 이번에는 국내 실적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이 많이 흔들렸고요.
[앵커]
2분기 기준.
[답변]
네, 올해 2분기 실적이 영업이익이 -30억, 적자가 났고. 물론 해외법인까지 합치면 흑자입니다만, 국내법인만 놓고 봤을 때는 적자를 기록했고. 그리고 올해 2월에 큰 사건이 하나 있었잖아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 이슈로 인해서 국제 원자재 시세가 굉장히 많이 올랐어요. 소맥 시세도 많이 올랐고.
[앵커]
소맥, 그러니까 밀가루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밀가루의 원재료가 되는 거고, 그다음에 라면을 튀기는 데 쓰이는 기름.
[앵커]
팜유.
[답변]
저희는 팜유를 많이 쓰는데, 그런 것들의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원가 부담이 많이 커져서 가격을 인상하는 것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소맥 가격 추이를 보면 3월에 이미 피크를 찍었죠. 그때 원자재 가격 오른 게 실제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어느 정도 되나요?
[답변]
저희가 보통 농심은 밀가루를 구매해서 라면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밀가루 회사들은 지금 보고 계신 이 소맥을 구매해서 밀가루를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밀가루 회사들의 원가에 반영되기까지가 보통 6개월이 걸려요.
[앵커]
6개월.
[답변]
그래서 밀가루 회사들이 3~4월에 올랐던 원가를 인내하기 위해서 가격 인상을 이제 하고 있는 거고, 그거를 농심도 반영해서 9월 중순부터, 추석 연휴 이후니까요. 가격 인상을 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지금 추세를 보면 피크를 찍고 내리막길 탔거든요? 그러면 저 내린 원자재 가격이 반영되는 건 한 4분기쯤 될 거란 말이죠.
[답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죠.
[앵커]
그러면 그때는 가격 조금 내려야 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답변]
그런데 지금 저게 가격이 좀 내려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내려와 있다고 보기만 어려운 이유가 두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환율이 많이 올랐습니다. 저희는 다 수입을 하기 때문에 원재료 단가를 원화로 환산해서 봐야 되는데, 그 사이에 환율이 굉장히 많이 올랐다는 거. 그다음 두 번째는 저거는 곡물 가격, 소맥 가격을 일별로 시세가 변동한 걸 저희는 차트로 올려놓은 거잖아요? 그런데 저게 직접적으로 저희한테 원재료 가격으로 들어오는 것은 6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 뒤쯤에 반영되는데, 그 사이에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모르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지금 국제 상품 시장을 보면 유가가 굉장히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고 또 소맥 가격도 작황에 따라서 변동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일단 그런 부분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가격을 인상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똑같은 조건하에서 1위 농심 말고요. 2위 오뚜기나 3위 삼양의 실적은 어땠습니까?
[답변]
상대적으로는 농심보다는 잘 방어를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국내법인 실적을 보시면 오뚜기는 적자가 아니라 거의 400억대의 이익이 났고, 삼양식품은 좀 매출이 작지만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하면서 220억 정도 실적이 났는데요. 오뚜기는 아무래도 라면 외에도 다른 사업들이 많고 삼양식품은 워낙 해외 쪽의 비중이 높아서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니까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게, 삼양하고 오뚜기는 그러면 똑같은 여건하에서 무슨 재주로 이렇게 영업 실적이 났느냐. 농심은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먼저 삼양부터 좀 들어볼까요?
[답변]
일단 아까 조금 살짝 말씀드린 것처럼 해외법인이, 해외 쪽에서의 판매 비중이 높습니다.
[앵커]
수출 비중이 높다?
[답변]
그렇죠. 수출 비중이 높죠. 그런데 이 수출을 한국에서 생산해서 수출하는 거기 때문에 매출의 판가는 달러로 잡히고 비용의 판가는 원화로 잡히다 보니까 거기에서 스프레드가 좋아진 효과가 하나 있었을 거고요.
[앵커]
그러니까 삼양 수출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데요?
[답변]
지금 보시다시피 거의 70% 정도.
[앵커]
70%, 내수가 30, 수출이 70.
[답변]
그렇죠. 그리고 해외 쪽에서 워낙 볼륨 성장이 좋았어요, 판매량 성장이. 그러니까 그거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좋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판매량이 많이 늘었고.
[답변]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앵커]
최근에 또 환율이 많이 올라서 그 환차익까지 볼 수 있었다는 얘기고.
[답변]
그렇죠.
[앵커]
상대적으로 농심은 수출 비중이 적었다, 이거죠?
[답변]
해외 매출 비중이 작고 또 농심은 현지에 공장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삼양식품과 달리. 그래서 그런 환 스프레드, 차익 효과를 조금 덜 누렸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2위 오뚜기. 오뚜기는 좀 실적이 잘 나왔다고 했는데 오뚜기는 어떤 이유에서 실적이 잘 나왔던 거예요?
[답변]
일단 저희가 오뚜기 하면 좀 떠오르는 제품이 라면만 있지는 않을 거예요. 그만큼 라면 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농심이나 삼양식품보다는 많이 낮고, 저희가 많이 아시는 케첩, 마요네즈, 소스류, 이런 것도 굉장히 많고.
[앵커]
소스류, 예.
[답변]
식용유나 식초, 이런 것들도 B2C, 그러니까 저희가 마트 같은 곳에 납품하기도 하고.
[앵커]
소비자한테 직접 납품하는 거.
[답변]
그렇죠. B2B나 대리점이나 식당, 이런 쪽으로 나가기도 하는데. 그런 쪽에서 어떻게 보면 좀 가격 인상들을 하면서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여지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라면 쪽에 조금 덜 치우쳐 있다 보니까 원가 방어가 용이하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케첩 가격 오르는 건 그래도 이해가 되는데, 라면 값이 오르는 건 용서가 안 되는 이런 어떤 국민 정서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얘기네요.
[답변]
좀 그런 서러움도 있을 것 같긴 해요, 워낙 많이 드시니까.
[앵커]
그런데 농심은 지난해 8월에도 가격을 올렸어요. 그때 물론 오뚜기, 삼양도 같이 올렸지만. 그때 올렸을 때는 한 5년 만에 길게 텀을 두고 올린 거였는데.
[답변]
맞습니다.
[앵커]
이번에 또 올리면 1년에 두 번 정도 올리는 건데.
[답변]
1년 만에 올리는 거죠.
[앵커]
그렇죠. 이게 좀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답변]
맞습니다. 이례적이고요. 그런데 그만큼 외부 환경이 굉장히 이례적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2020년 초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에 굉장히 많은 유동성이 풀렸잖아요.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는데, 공급망 차질이 또 코로나 사태로 발생했고. 또 올해 2월에는 전쟁이 터지면서 이런 공급 충격이 더 심화되면서 원재료 가격이 많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왔기 때문에, 좀 이례적인 환경 때문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지난해에는 오뚜기가 먼저 가격을 올리고 나머지 업체들이 쓱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어떨까요? 일단 농심이 올린다고 했는데 삼양과 오뚜기도 따라갈 것으로 보세요?
[답변]
통상적으로는 경쟁사들은 가격 인상을 하면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오뚜기는 농심이랑 핵심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굉장히 유사하기 때문에 좀 더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앵커]
어쨌든 농심은 실적 기대감으로 주가도 오른 것 같긴 한데, 식료품주에 투자하는 그런 입장에서는 이걸 어떻게 봐야 되나요? 라면 값 오르는 건 마음에 안 드는데 주가는 또 올라갈 것 같고.
[답변]
소비자 마음에서 봤을 때는 뭔가 좀 아프고 투자자 마음으로 보면 뭔가 또 좀 기회가 있을 것 같고 그런 상황일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가격 인상을 한다는 건 그동안 굉장히 수익성이 안 좋았다는 거고 앞으로 좋아질 거라는 전망이 더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인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또 라면뿐만 아니라 저희가 다른 카테고리들도 많잖아요.
[앵커]
과자, 이런 거.
[답변]
그렇죠. 원재료 구성이 비슷한 다른 카테고리들도 가격 인상 기대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라면을 소비자로 볼 것이냐, 투자자 입장에서 볼 것이냐에 따라서 조금 판단은 다를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ET WHY, 박상준 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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