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기차 협의체’ 구성만 합의…립 서비스만 하는 미국

입력 2022.09.08 (21:42) 수정 2022.09.08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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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한국에서 만든 전기차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죠.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주째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협의체를 꾸려 논의하겠다는 것 외엔 별 진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7일 바이든 미 대통령의 서명과 동시에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한국에서 만든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는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블링컨 국무장관에 직접 전화한 데 이어, 외교 채널이 총동원됐습니다.

[조태용/주미 한국대사/지난달 30일 : "한미 두 나라 정부는 이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하기 위한 정부 협의 진행해나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열흘이 지난 지금 협상엔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입니다.

한·미 간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단 것 외엔 협상 일정도, 구체적 내용도 확정하지 못한 겁니다.

[안덕근/통상교섭본부장 : "양자 간 협의 채널을 개시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이쪽에서도 지금 하려고 그러는데..."]

미국은 그간 한국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해왔지만 사실상 말 뿐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국 기업의 미국행을 콕 집어 바이든 대통령이 큰 성과로 자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6일 : "한국 기업 총수들이 왜 미국으로 오냐고요? 저에게 말하더군요. 왜냐하면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최고의 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미 안보 보좌관 등 백악관 경제·안보 핵심 라인에서 "인플레 감축법이 장기적으로 한국에 유리한 법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일본과 유럽연합도 전기차 보조금 문제 제기에 가세하면서 한·미 동맹과 한·미 FTA를 내세워 미국을 설득하긴 더 어려워졌습니다.

다음주부턴 외교부 1차관과 2차관, 산업부 장관이 잇따라 미국에 오고,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에 이어 이달 말에는 해리스 부통령도 만납니다.

모두 빈 손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선 우리 측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안재우/자료조사:박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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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전기차 협의체’ 구성만 합의…립 서비스만 하는 미국
    • 입력 2022-09-08 21:42:34
    • 수정2022-09-08 22: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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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한국에서 만든 전기차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죠.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주째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협의체를 꾸려 논의하겠다는 것 외엔 별 진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워싱턴 김양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7일 바이든 미 대통령의 서명과 동시에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한국에서 만든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는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블링컨 국무장관에 직접 전화한 데 이어, 외교 채널이 총동원됐습니다.

[조태용/주미 한국대사/지난달 30일 : "한미 두 나라 정부는 이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하기 위한 정부 협의 진행해나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열흘이 지난 지금 협상엔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입니다.

한·미 간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단 것 외엔 협상 일정도, 구체적 내용도 확정하지 못한 겁니다.

[안덕근/통상교섭본부장 : "양자 간 협의 채널을 개시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이쪽에서도 지금 하려고 그러는데..."]

미국은 그간 한국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해왔지만 사실상 말 뿐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국 기업의 미국행을 콕 집어 바이든 대통령이 큰 성과로 자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6일 : "한국 기업 총수들이 왜 미국으로 오냐고요? 저에게 말하더군요. 왜냐하면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최고의 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미 안보 보좌관 등 백악관 경제·안보 핵심 라인에서 "인플레 감축법이 장기적으로 한국에 유리한 법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일본과 유럽연합도 전기차 보조금 문제 제기에 가세하면서 한·미 동맹과 한·미 FTA를 내세워 미국을 설득하긴 더 어려워졌습니다.

다음주부턴 외교부 1차관과 2차관, 산업부 장관이 잇따라 미국에 오고,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에 이어 이달 말에는 해리스 부통령도 만납니다.

모두 빈 손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선 우리 측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안재우/자료조사:박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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