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승계 합의했지만 매년 14개씩 줄폐업…이유는?

입력 2022.09.08 (21:44) 수정 2022.09.08 (21: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가 최근 폐업으로 직장을 잃은 하청업체 직원 40여 명을 고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해보니 이런 하청업체들의 폐업, 해마다 계속돼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월과 7월 대우조선해양의 하청업체 두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실직한 노동자는 42명.

다른 하청업체 2곳이 실직자들을 고용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노조 단식농성 20여 일 만의 일입니다.

하청업체들의 폐업은 줄곧 계속돼 왔습니다.

KBS가 입수한 산업은행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가운데 올해 폐업한 곳은 7개.

2017년부터 모두 87개 업체가 문을 닫았습니다.

해마다 14개씩 없어진 셈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 "문 닫는 회사들을 보면 처음에 4대 보험 체납하고요. 그런 식으로 하다가 나중에 임금도 조금씩 밀리고 이러다가 폐업을..."]

하청업체의 폐업에는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에도 책임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원청이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대금을 하청업체에 지급하다 보니 경영난을 못 견디고 결국 문을 닫게 됩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업체와 협의 없이 대금을 부당하게 깎아 2018년과 2020년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저가 수주한 물량에 단가를 낮게 쳐줘 경영난을 겪는 하청 업체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청업체들이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채 단순 인력 공급에 그치는 것도 잦은 폐업의 원인이란 지적입니다.

[이김춘택/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사무장 : "(사장이) 나 그만둔다, 그러면 끝이에요. 내가 기계를 정리해야 될 게 있는 게 아니고, 내가 재산을 처분해야 될 게 이런 게 없는거죠."]

원하청의 상생 없이는 조선업 인력난이 더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배규식/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 "협력업체를 키우는 것 자체가 중요한 전략으로 그동안 안 돼 왔어요. 전문화되고 숙련공들을 많이 갖고 있는 중규모 이상의 사내 협력업체를 키우는 게 굉장히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어요."]

하청 업체 폐업 시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기금 조성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이경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용승계 합의했지만 매년 14개씩 줄폐업…이유는?
    • 입력 2022-09-08 21:44:15
    • 수정2022-09-08 21:59:36
    뉴스 9
[앵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가 최근 폐업으로 직장을 잃은 하청업체 직원 40여 명을 고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해보니 이런 하청업체들의 폐업, 해마다 계속돼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월과 7월 대우조선해양의 하청업체 두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실직한 노동자는 42명.

다른 하청업체 2곳이 실직자들을 고용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노조 단식농성 20여 일 만의 일입니다.

하청업체들의 폐업은 줄곧 계속돼 왔습니다.

KBS가 입수한 산업은행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가운데 올해 폐업한 곳은 7개.

2017년부터 모두 87개 업체가 문을 닫았습니다.

해마다 14개씩 없어진 셈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 "문 닫는 회사들을 보면 처음에 4대 보험 체납하고요. 그런 식으로 하다가 나중에 임금도 조금씩 밀리고 이러다가 폐업을..."]

하청업체의 폐업에는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에도 책임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원청이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대금을 하청업체에 지급하다 보니 경영난을 못 견디고 결국 문을 닫게 됩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업체와 협의 없이 대금을 부당하게 깎아 2018년과 2020년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저가 수주한 물량에 단가를 낮게 쳐줘 경영난을 겪는 하청 업체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청업체들이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채 단순 인력 공급에 그치는 것도 잦은 폐업의 원인이란 지적입니다.

[이김춘택/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사무장 : "(사장이) 나 그만둔다, 그러면 끝이에요. 내가 기계를 정리해야 될 게 있는 게 아니고, 내가 재산을 처분해야 될 게 이런 게 없는거죠."]

원하청의 상생 없이는 조선업 인력난이 더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배규식/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 "협력업체를 키우는 것 자체가 중요한 전략으로 그동안 안 돼 왔어요. 전문화되고 숙련공들을 많이 갖고 있는 중규모 이상의 사내 협력업체를 키우는 게 굉장히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어요."]

하청 업체 폐업 시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기금 조성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이경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