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합니다?”…고교생 이과 선호 ‘가속화’

입력 2022.09.11 (21:20) 수정 2022.09.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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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무래도 훗날 취업에 더 유리하다는 이유 때문에 문과보다는 이과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도 인문사회 계열 학과가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연 이게 바람직한 현상인가,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나경 기자가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글쓰기에 소질이 있어 문과 진학을 생각했던 문모 군.

그러나 대기업 취업의 70~80%가 이과 출신이라는 현실에 이과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문모 군/고3 이과생 : "문과적 성향이 더 맞다고 생각은 했는데 취업이나 이런 거 고려했을 때는 이과가 더 잘되다 보니까..."]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이과가 입시에 유리하다는 논란도 이과 선호 현상을 부추깁니다.

같은 점수를 받아도 문과냐 이과냐에 따라 변환 표준점수에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장모 군/이과 재수생 : "같은 점수인데도 불구하고 미적분 선택한 친구는 1등급이 나오고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전 2등급이 나오는 걸 보고서 약간 회의감이 들었죠."]

실제로 최근 약 10년 사이 이과 선택 과목인 과학탐구의 선택 비율은 늘고 있지만, 문과인 사회탐구 선택 비율은 10%p 이상 줄었습니다.

지난 6월 치러진 고2 대상 수능 모의평가에선 과학탐구 선택 비율이 더 높아졌습니다.

[임성호/종로학원 대표 : "내년도부터는 (응시자 수가) 이과생이 문과생을 추월하는 아마 첫 해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이과로 키우지 못하면 굉장히 경쟁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큽니다.)"]

학생들의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최근 9년간 4년제 대학의 인문·사회계열 학과는 230개가 사라진 반면, 이공계 학과는 110여 개 늘었습니다.

디지털 인재 양성 등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 속에 이과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정호/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 "(이공계) 인재들만 가지고서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게 바람직하냐, 급하게 하다 보면 나중에 이게 잘못됐을 때, 또는 이 방향이 아니었을 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없이 이공계적 지식만으로는 창의적인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통합 수능 제도 개선과 초·중등 단계부터 문·이과 융합 수업 등으로 문과적 소양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윤나경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 이제우/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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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송합니다?”…고교생 이과 선호 ‘가속화’
    • 입력 2022-09-11 21:20:50
    • 수정2022-09-11 22:01:04
    뉴스 9
[앵커]

아무래도 훗날 취업에 더 유리하다는 이유 때문에 문과보다는 이과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도 인문사회 계열 학과가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연 이게 바람직한 현상인가,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나경 기자가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글쓰기에 소질이 있어 문과 진학을 생각했던 문모 군.

그러나 대기업 취업의 70~80%가 이과 출신이라는 현실에 이과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문모 군/고3 이과생 : "문과적 성향이 더 맞다고 생각은 했는데 취업이나 이런 거 고려했을 때는 이과가 더 잘되다 보니까..."]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이과가 입시에 유리하다는 논란도 이과 선호 현상을 부추깁니다.

같은 점수를 받아도 문과냐 이과냐에 따라 변환 표준점수에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장모 군/이과 재수생 : "같은 점수인데도 불구하고 미적분 선택한 친구는 1등급이 나오고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전 2등급이 나오는 걸 보고서 약간 회의감이 들었죠."]

실제로 최근 약 10년 사이 이과 선택 과목인 과학탐구의 선택 비율은 늘고 있지만, 문과인 사회탐구 선택 비율은 10%p 이상 줄었습니다.

지난 6월 치러진 고2 대상 수능 모의평가에선 과학탐구 선택 비율이 더 높아졌습니다.

[임성호/종로학원 대표 : "내년도부터는 (응시자 수가) 이과생이 문과생을 추월하는 아마 첫 해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이과로 키우지 못하면 굉장히 경쟁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큽니다.)"]

학생들의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최근 9년간 4년제 대학의 인문·사회계열 학과는 230개가 사라진 반면, 이공계 학과는 110여 개 늘었습니다.

디지털 인재 양성 등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 속에 이과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정호/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 "(이공계) 인재들만 가지고서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게 바람직하냐, 급하게 하다 보면 나중에 이게 잘못됐을 때, 또는 이 방향이 아니었을 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없이 이공계적 지식만으로는 창의적인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통합 수능 제도 개선과 초·중등 단계부터 문·이과 융합 수업 등으로 문과적 소양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윤나경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 이제우/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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