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인 오려붙여 결재…허술한 운영 체계 또 논란

입력 2022.09.15 (21:46) 수정 2022.09.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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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에코델타시티 토지 보상 일을 하던 수자원공사 직원의 횡령 사건,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 직원은 3년간 어떻게 들키지 않고 7억 원이 넘는 돈을 빼돌릴 수 있었는지 징계조치요구서를 구해 확인해봤습니다.

김영록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자원공사의 직원 징계조치요구서입니다.

직원 A 씨가 어떻게 에코델타시티 개발 사업 과정에서 7억 원이 넘는 돈을 챙겼는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A 씨의 횡령이 처음으로 확인된 건 2017년 5월, 에코델타시티 공사가 시작된 지 2년 뒤쯤입니다.

토지 보상 일을 하던 A 씨는 자신이 만든 가짜 사건번호를 매기고, 재판장의 직인까지 오려 붙여 법원의 토지보상금 문서를 위조합니다.

자신의 가족을 보상금 지급 대상으로 꾸민 이 위조 문서는 결재를 그대로 통과했고, 가족 명의 통장으로 4천5백만 원을 받아 빼돌렸습니다.

이미 보상이 끝난 땅에는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처럼 법원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습니다.

손실보상계약서 같은 사문서까지 다섯 차례 문서를 위조해 빼돌린 돈은 모두 7억 원이 넘습니다.

문제는 횡령이 3년간 이어졌지만, 수자원공사는 해마다 벌이는 감사에서도 적발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대로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지난해 적발된 수자원공사의 또 다른 횡령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앞서 85억 원을 횡령했다 적발된 회계 직원도 150여 차례에 걸쳐 돈을 빼냈지만, 7년 만에야 감사에서 적발된 바 있습니다.

[도한영/부산경실련 사무처장 : "사업 자체가 상당히 기반 조성만 해도 6조 원 넘어가는 초대형 사업이니까 감사원의 감사라든가, 이런 부분들까지 적극적으로 한번 고려해서 진행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이렇게 보여집니다."]

잇따른 횡령 사건으로 드러난 수자원공사의 취약한 운영 구조를 혁신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영상편집:김종수/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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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인 오려붙여 결재…허술한 운영 체계 또 논란
    • 입력 2022-09-15 21:46:36
    • 수정2022-09-15 22:12:53
    뉴스9(부산)
[앵커]

에코델타시티 토지 보상 일을 하던 수자원공사 직원의 횡령 사건,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 직원은 3년간 어떻게 들키지 않고 7억 원이 넘는 돈을 빼돌릴 수 있었는지 징계조치요구서를 구해 확인해봤습니다.

김영록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자원공사의 직원 징계조치요구서입니다.

직원 A 씨가 어떻게 에코델타시티 개발 사업 과정에서 7억 원이 넘는 돈을 챙겼는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A 씨의 횡령이 처음으로 확인된 건 2017년 5월, 에코델타시티 공사가 시작된 지 2년 뒤쯤입니다.

토지 보상 일을 하던 A 씨는 자신이 만든 가짜 사건번호를 매기고, 재판장의 직인까지 오려 붙여 법원의 토지보상금 문서를 위조합니다.

자신의 가족을 보상금 지급 대상으로 꾸민 이 위조 문서는 결재를 그대로 통과했고, 가족 명의 통장으로 4천5백만 원을 받아 빼돌렸습니다.

이미 보상이 끝난 땅에는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처럼 법원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습니다.

손실보상계약서 같은 사문서까지 다섯 차례 문서를 위조해 빼돌린 돈은 모두 7억 원이 넘습니다.

문제는 횡령이 3년간 이어졌지만, 수자원공사는 해마다 벌이는 감사에서도 적발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대로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지난해 적발된 수자원공사의 또 다른 횡령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앞서 85억 원을 횡령했다 적발된 회계 직원도 150여 차례에 걸쳐 돈을 빼냈지만, 7년 만에야 감사에서 적발된 바 있습니다.

[도한영/부산경실련 사무처장 : "사업 자체가 상당히 기반 조성만 해도 6조 원 넘어가는 초대형 사업이니까 감사원의 감사라든가, 이런 부분들까지 적극적으로 한번 고려해서 진행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이렇게 보여집니다."]

잇따른 횡령 사건으로 드러난 수자원공사의 취약한 운영 구조를 혁신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영상편집:김종수/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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