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굿바이 퀸”…‘왕세자만 64년’ 찰스 3세 영국의 앞날은?

입력 2022.09.19 (18:04) 수정 2022.09.1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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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이후 영국에서는 지금 위기감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군주제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여왕'이라는 오랜 상징이 사라지면서 경제와 외교 면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일정부터 볼까요?

[기자]

네, 우리 시각으로 19일 저녁 7시에 시작하는 일정입니다.

영국 런던 시각으론 이때가 오전 11시인데 영국이 우리보다 8시간 늦죠...

여왕의 장례식에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 등 각국의 최고위급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하고 일반인 조문객들까지 하면 백만 명 가량 참석입니다.

장례식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일정으로 장례가 마칠 때쯤 긴 나팔 소리와 함께 영국은 2분간 묵념을 가지는 순서입니다.

여왕의 관은 마차로 버킹엄궁 주변을 이동하면서 시민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윈저성으로 옮겨져 성 조지 교회에서 지난해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 옆에 안장되게 됐습니다.

[앵커]

'한 시대가 끝났다' 이렇게 평가를 하더라고요. 많이들 아쉬워하는 것 같아요.

[기자]

여왕의 재위 기간은 70년으로 영국 역사상 최장인데요.

25살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을 때 총리가 2차 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이었습니다.

이후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제3의 길' 토니 블레어 등 모두 15번의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의해 임명됐습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 군주지만, 전후 재건과 동서 냉전, 유럽연합 출범이라는 격변의 현대사 속에서 '황혼의 제국'이라는 영국의 위상을 지켜낸 거로 평가받습니다.

막후에서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해서요.

그래서 추모 열기 또한 남다른 겁니다.

쌀쌀한 날씨 속에 열 몇 시간씩 기다려 조문하는 사람들, 왕년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13시간을 기다려 조문을 마쳤다고 합니다.

[데이비드 베컴/전 영국 축구 선수 : "친절하고 자상했던 여왕 폐하는 우리에게 오랫동안 힘을 주셨습니다."]

애도 물결은 과거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홍콩 등 세계 곳곳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남긴 유산, 또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여왕은 재위 기간 100여 개 나라를 방문해 영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지난 1999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을 때는 안동 하회 마을에서 생일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여왕의 서거로 여왕이 새겨진 동전을 비롯해 기념품들이 인기라는데요.

지난해 한 민간 조사에선 여왕의 브랜드 가치가 글로벌 기업 나이키와 페라리, 펩시보다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영국 왕실은 이런 여왕의 이미지로 그동안 많은 이익을 누렸을 뿐 아니라, 관광과 미디어 산업, 각종 로열티 등으로 이어져 매년 3조 원이라는 수입을 올리며 영국 경제에도 기여했습니다.

영국 왕실의 브랜드 가치가 100조 원대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앵커]

왕세자로만 64년을 보내다 74살에 드디어 왕위에 오른 찰스 3세는 부담이 많이 되겠는데요.

[기자]

찰스 3세 국왕은 왕세자 시절부터 인기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고 다이애나비와의 이혼이 현 왕비 카밀라와의 외도 때문이라는 꼬리표가 지금까지 따라다니고 있고, 예민한 성격도 종종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즉위식 당일 펜 케이스를 손으로 밀치며 짜증 내는 모습 등이 화제가 됐었죠, 그런데 며칠 후 있었던 공식 행사에서도 또 구설에 올랐습니다.

[찰스 3세/영국 국왕 : "이런 거 진짜 싫어. (잉크가 사방으로 튀었네요.) 이런 망할 것은 도저히 못 참겠어, 허구한 날 말이지."]

찰스 3세가 왕이 되면서 군주제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젊은 층일수록 폐지하자는 여론이 강하다고 합니다.

[군주제 폐지 주장 시민 : "여왕을 추도하는 것과 찰스 3세가 왕을 계승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찰스 3세는) 우리의 왕이 아닙니다."]

찰스 3세가 60년이 넘도록 왕세자로 지내온 만큼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나갈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앵커]

그럼 찰스 3세의 영국이 당장 헤쳐나가야 할 위기는 뭡니까?

[기자]

네. 우선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등 50여 개국에 이르는 '영국 연방'의 유지입니다.

과거 식민지였던 나라들로, 아직 영국 왕을 상징적 군주로 '모시는' 나라도 15곳이나 됩니다.

카리브해 섬나라, 앤티가 바부다는 3년 안에 군주제 폐지 관련 국민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찰스 3세가 이와 같은 이탈 움직임을 과연 막을 수 있을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겁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영국의 가장 강력한 우방국인데요.

미국과 영연방이 힘을 합쳐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도 했죠, 이번 여왕의 장례식에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아예 초대도 못 받았습니다.

그리고 경제 위기 극복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영국의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화와 거의 1대1 가치에 근접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거든요.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대처의 후예를 표방하며 세금 감면으로 영국 경제를 살리겠다는 47살의 신임 트러스 총리와 어떤 조화를 이룰지도 주목됩니다.

[앵커]

여왕을 잃은 영국에 과제가 많군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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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9 18:04:23
    • 수정2022-09-19 18:32:15
    통합뉴스룸ET
[앵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이후 영국에서는 지금 위기감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군주제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여왕'이라는 오랜 상징이 사라지면서 경제와 외교 면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일정부터 볼까요?

[기자]

네, 우리 시각으로 19일 저녁 7시에 시작하는 일정입니다.

영국 런던 시각으론 이때가 오전 11시인데 영국이 우리보다 8시간 늦죠...

여왕의 장례식에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 등 각국의 최고위급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하고 일반인 조문객들까지 하면 백만 명 가량 참석입니다.

장례식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일정으로 장례가 마칠 때쯤 긴 나팔 소리와 함께 영국은 2분간 묵념을 가지는 순서입니다.

여왕의 관은 마차로 버킹엄궁 주변을 이동하면서 시민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윈저성으로 옮겨져 성 조지 교회에서 지난해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 옆에 안장되게 됐습니다.

[앵커]

'한 시대가 끝났다' 이렇게 평가를 하더라고요. 많이들 아쉬워하는 것 같아요.

[기자]

여왕의 재위 기간은 70년으로 영국 역사상 최장인데요.

25살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을 때 총리가 2차 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이었습니다.

이후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제3의 길' 토니 블레어 등 모두 15번의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의해 임명됐습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 군주지만, 전후 재건과 동서 냉전, 유럽연합 출범이라는 격변의 현대사 속에서 '황혼의 제국'이라는 영국의 위상을 지켜낸 거로 평가받습니다.

막후에서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해서요.

그래서 추모 열기 또한 남다른 겁니다.

쌀쌀한 날씨 속에 열 몇 시간씩 기다려 조문하는 사람들, 왕년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13시간을 기다려 조문을 마쳤다고 합니다.

[데이비드 베컴/전 영국 축구 선수 : "친절하고 자상했던 여왕 폐하는 우리에게 오랫동안 힘을 주셨습니다."]

애도 물결은 과거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홍콩 등 세계 곳곳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남긴 유산, 또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여왕은 재위 기간 100여 개 나라를 방문해 영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지난 1999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을 때는 안동 하회 마을에서 생일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여왕의 서거로 여왕이 새겨진 동전을 비롯해 기념품들이 인기라는데요.

지난해 한 민간 조사에선 여왕의 브랜드 가치가 글로벌 기업 나이키와 페라리, 펩시보다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영국 왕실은 이런 여왕의 이미지로 그동안 많은 이익을 누렸을 뿐 아니라, 관광과 미디어 산업, 각종 로열티 등으로 이어져 매년 3조 원이라는 수입을 올리며 영국 경제에도 기여했습니다.

영국 왕실의 브랜드 가치가 100조 원대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앵커]

왕세자로만 64년을 보내다 74살에 드디어 왕위에 오른 찰스 3세는 부담이 많이 되겠는데요.

[기자]

찰스 3세 국왕은 왕세자 시절부터 인기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고 다이애나비와의 이혼이 현 왕비 카밀라와의 외도 때문이라는 꼬리표가 지금까지 따라다니고 있고, 예민한 성격도 종종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즉위식 당일 펜 케이스를 손으로 밀치며 짜증 내는 모습 등이 화제가 됐었죠, 그런데 며칠 후 있었던 공식 행사에서도 또 구설에 올랐습니다.

[찰스 3세/영국 국왕 : "이런 거 진짜 싫어. (잉크가 사방으로 튀었네요.) 이런 망할 것은 도저히 못 참겠어, 허구한 날 말이지."]

찰스 3세가 왕이 되면서 군주제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젊은 층일수록 폐지하자는 여론이 강하다고 합니다.

[군주제 폐지 주장 시민 : "여왕을 추도하는 것과 찰스 3세가 왕을 계승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찰스 3세는) 우리의 왕이 아닙니다."]

찰스 3세가 60년이 넘도록 왕세자로 지내온 만큼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나갈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앵커]

그럼 찰스 3세의 영국이 당장 헤쳐나가야 할 위기는 뭡니까?

[기자]

네. 우선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등 50여 개국에 이르는 '영국 연방'의 유지입니다.

과거 식민지였던 나라들로, 아직 영국 왕을 상징적 군주로 '모시는' 나라도 15곳이나 됩니다.

카리브해 섬나라, 앤티가 바부다는 3년 안에 군주제 폐지 관련 국민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찰스 3세가 이와 같은 이탈 움직임을 과연 막을 수 있을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겁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영국의 가장 강력한 우방국인데요.

미국과 영연방이 힘을 합쳐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도 했죠, 이번 여왕의 장례식에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아예 초대도 못 받았습니다.

그리고 경제 위기 극복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영국의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화와 거의 1대1 가치에 근접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거든요.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대처의 후예를 표방하며 세금 감면으로 영국 경제를 살리겠다는 47살의 신임 트러스 총리와 어떤 조화를 이룰지도 주목됩니다.

[앵커]

여왕을 잃은 영국에 과제가 많군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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