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장애물…‘노인의 발’ 의료용 스쿠터 어디로?

입력 2022.10.06 (19:39) 수정 2022.10.0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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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혼잡한 차도나 인도를 주행하는 보행보조용 의자차, 이른바 '의료용 스쿠터' 많이 보셨을 겁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이 주로 이용하는데요.

안전을 위해 보행로를 이용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항상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김세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왕복 2차선 도로, 차량이 좌회전 하자마자 맞은 편에서 오던 의료용 스쿠터와 충돌합니다.

인도가 없는 또 다른 도로, 달리던 차량이 갓길로 이동하던 의료용 스쿠터와 부딪힙니다.

의료용 스쿠터는 차량과의 사고를 막기 위해 보행로를 이용하도록 규정돼 있고, 보행로가 없다면 차도의 가장자리를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의료용 스쿠터 사고 가운데 94%는 차량과 부딪힌 사고였습니다.

의료용 스쿠터는 운전자의 시야에 잘 띄지 않는 데다 작은 충격에도 뒤집히기 쉽습니다.

이렇다 보니 의료용 스쿠터를 타다 사고가 난 10명 중 4명은 중상을 입거나 숨졌습니다.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뒤 의료용 스쿠터를 타고 복지관에 다니는 어르신을 따라가 봤습니다.

["턱이 있는데 어떻게 다니나, 이거..."]

좁은 인도에 주차된 킥보드를 피하고.

["미안합니다."]

마주오는 행인도 잘 피해야 합니다.

[박 모 씨/의료용 스쿠터 이용자/65살 : "인도로 다니고 싶지만 가다 보면 턱이 있고 좁아서 (스쿠터가) 다닐 수 없으니까 차도로 다니게 되는, 위반할 수밖에 없다고요."]

차도로 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여러 차례,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골목길도 많아 이동 내내 마음을 졸이게 됩니다.

[김원이/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 "노약자의 이동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그런 관점에 설 필요가 있습니다. 인도 폭도 1.5m~2m 정도로 넓힐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울퉁불퉁하게 홈이 파여 있는 보도 블록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도 필요하고요."]

의료용 스쿠터는 도로교통법상 속도 제한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아, 안전한 사용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조승연/영상편집:황보현평/화면제공:전남경찰청/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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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곳곳에 장애물…‘노인의 발’ 의료용 스쿠터 어디로?
    • 입력 2022-10-06 19:39:03
    • 수정2022-10-06 19:43:23
    뉴스 7
[앵커]

혼잡한 차도나 인도를 주행하는 보행보조용 의자차, 이른바 '의료용 스쿠터' 많이 보셨을 겁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이 주로 이용하는데요.

안전을 위해 보행로를 이용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항상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김세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왕복 2차선 도로, 차량이 좌회전 하자마자 맞은 편에서 오던 의료용 스쿠터와 충돌합니다.

인도가 없는 또 다른 도로, 달리던 차량이 갓길로 이동하던 의료용 스쿠터와 부딪힙니다.

의료용 스쿠터는 차량과의 사고를 막기 위해 보행로를 이용하도록 규정돼 있고, 보행로가 없다면 차도의 가장자리를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의료용 스쿠터 사고 가운데 94%는 차량과 부딪힌 사고였습니다.

의료용 스쿠터는 운전자의 시야에 잘 띄지 않는 데다 작은 충격에도 뒤집히기 쉽습니다.

이렇다 보니 의료용 스쿠터를 타다 사고가 난 10명 중 4명은 중상을 입거나 숨졌습니다.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뒤 의료용 스쿠터를 타고 복지관에 다니는 어르신을 따라가 봤습니다.

["턱이 있는데 어떻게 다니나, 이거..."]

좁은 인도에 주차된 킥보드를 피하고.

["미안합니다."]

마주오는 행인도 잘 피해야 합니다.

[박 모 씨/의료용 스쿠터 이용자/65살 : "인도로 다니고 싶지만 가다 보면 턱이 있고 좁아서 (스쿠터가) 다닐 수 없으니까 차도로 다니게 되는, 위반할 수밖에 없다고요."]

차도로 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여러 차례,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골목길도 많아 이동 내내 마음을 졸이게 됩니다.

[김원이/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 "노약자의 이동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그런 관점에 설 필요가 있습니다. 인도 폭도 1.5m~2m 정도로 넓힐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울퉁불퉁하게 홈이 파여 있는 보도 블록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도 필요하고요."]

의료용 스쿠터는 도로교통법상 속도 제한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아, 안전한 사용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조승연/영상편집:황보현평/화면제공:전남경찰청/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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