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추비]② ‘참석자 없는 간담회?’…휴일에 쓴 업무추진비 ‘확인해보니’

입력 2022.10.12 (07:00) 수정 2022.10.14 (18: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6월 휴일은 총 10번…휴일 업추비 사용은 19번?

행정안전부 규정에 따르면, '법정 공휴일 및 토·일요일'에는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는 객관적인 증빙서류를 제출한 경우에만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증빙자료에는 일시와 장소, 목적, 집행대상,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사유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데요.

민선 8기를 한 달 앞둔 시점, 민선 7기 구청장들의 휴일은 어땠을까요? 휴일 사용 규정은 제대로 지켜졌을까요?

6월 한 달 동안 6·1지방선거일을 포함해 휴일은 모두 10번이었습니다. 그런데 휴일에 19번, 13번, 12번씩 업추비를 사용한 구청장들이 있었습니다.

업무추진비 내역을 통해 민선 7기 구청장들의 휴일을 분석해봅니다.

서대문구에 있는 음식점.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업추비 사용 내역 ‘6월 6일 00협의회 간담회비 지급  30만 8,100원’서대문구에 있는 음식점.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업추비 사용 내역 ‘6월 6일 00협의회 간담회비 지급 30만 8,100원’

■ 주말에 열린 간담회?…'확인해보니'

취재진은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의 휴일 사용 내역 중 2건의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은 현충일에 '00협의회 간담회비' 지급으로 30만 8,100원을 사용한 것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확인해봤습니다.

① '확인해보니'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6월 6일 '00협의회 간담회비' 지급 30만 8,100원)

'00협의회 관계자'
"6월 6일은 현충일이어서 저희가 공식적으로 간담회를 하진 않았고, 6월 3일 저녁에 저희가 회장님 모시고 사무국하고 관계자들 모여서 간담회를 한 건 맞거든요."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은 '담당 서무가 날짜를 잘못 기재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연휴 때 거기 저 우리 관계자들 오라고 하면 좋아하겠어요. 당연히 근무 날 잡죠. 오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가 발견된 건 현충일 건만이 아니었습니다.

6월 19일 일요일 '00업무 추진 관계자 간담회비 지급' 사용 내역에도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② '확인해보니'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6월 19일 '00업무 추진 관계자 간담회비 지급' 4만 5천 원)

'00업무 추진 관계자(서대문구청)' : "따로 소규모로 간담회 하는 경우는 따로 이렇게 없었습니다."

취재진 : "(관련 행사) 끝나고 나서 뭐 이런 행사 지원비나 격려금이나 이런 것도 지급된 건 있었어요?"

'00업무 추진 관계자(서대문구청)' : "없었죠."

업무 관계자는 그동안 간담회를 연 적도, 격려 목적의 지원금도 받지 않았다는데...어떻게 된 일일까요?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은 해당 내역에서도 오류가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제가 저기 확인해 보니까 그때가 6월 19일이 아니고 6월 18일이랍니다. 식사한 이유는 (제가) 외부에 출장 나가서 그 다음날 오면서 식사하고 행사장 간 거예요. 우리 비서실 관계자들, 기사하고 제가 보통 다니면 3명 다니거든요. 그렇게 식사한 거예요."

사용 명목이 잘못 기재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사용 목적을 기재하는 직원이) 조금 더 명확하게 썼으면, 오해가 없을 텐데..."

'사용 목적'과 '집행 대상자', '날짜' 등이 기재돼 있었지만, 확인해보니 내용은 부실했습니다.

강북구에 위치한 음식점.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 ‘업추비’ 6월 12일  00운동 강북구협의회 관계자 간담회 31만 9천 원강북구에 위치한 음식점.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 ‘업추비’ 6월 12일 00운동 강북구협의회 관계자 간담회 31만 9천 원

■ 31만여 원 사용한 간담회…참석자는?

취재진은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이 6월 12일 일요일 '00운동 강북구협의회 관계자 간담회' 명목으로 업무추진비 31만 9천 원을 사용한 내역을 확인했고, 실제 목적에 사용됐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지난 9월 취재진이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장소를 찾아갔을 땐, 가게 주인은 바뀌어 있었습니다. 또 업무추진비에 적힌 업소명은 카페였으나, 실제로는 치킨집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간담회를 했다는 강북구에 있는 '00운동 강북구협의회'를 찾아갔습니다.

③ '확인해보니'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 6월 12일 '00운동 강북구협의회 관계자 간담회' 31만 9천 원)

'00운동 강북구협의회 관계자' : "일단 구청에 물어보세요. 나는 지금 뭐라고 얘기할 게 없어요. 그날(12일) 일정을 보면 분명히 산악회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걸 확인해드리는 거지 다른 것에 대해서는 전혀 말씀드릴 게 없죠. 식사했는지, 누구랑 만났는지 이런 것에 대해서는 내가 주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북구청 관계자' : "거기('00운동 강북구협의회') 통해서 한번 확인하시는 게 정확할 것 같고요."

취재진 : "협의회에 물어봤는데, 잘 모른다고 구청 통해서 확인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강북구청 관계자' : "그래요? 저희는 아무튼 공개된 내용이 다인 거로 알고 있어요."

간담회를 가졌다는 관계자도, 강북구청 관계자도 참석자는 누구였는지 확인하지도, 알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
"다 만나서 특정을 할 수가 없는데요. 그걸 할 때마다 그렇게 작성을 안 해요. 그걸 이해를 해주셔야죠."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 명목 사용 내역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 명목 사용 내역

■ 14번의 동일한 사용 목적?…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은 6월 한 달 휴일에만 동일한 사용 목적으로 업무추진비를 14번 결제했습니다.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의 명목인데,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과 마찬가지로 참석자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먼저, 비서실을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④ '확인해보니'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휴일 14번의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

용산구청 비서실 : "지금 계속 확인을 하고 있는데요. 이미 다 퇴사를 하시거나 그리고 그냥 일반 지원 부서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또 다른 동이나 이런 데로 발령이 나셨더라고요. 별정직분들이 다 보니까 이제 청장님 임기 만료와 동시에 퇴사를 하시는데 그런 상황이거든요."

용산구청 관계자(전 구청장 임기 당시) : " 제가 기억하는 거는 저희가 주말에 경조사들이 많았어요. 경조사 나가면 이제 같이 갔던 수행원들하고 현장에서 식사를 못 해요. 그래서 그 주변이나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업무를 보셨던 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현재) : "누가 누가 이렇게 식사했는지는 저희도 그렇게는 관리를 전혀 안 하거든요."

종합해보면 주말 사용은 대부분 경조사 때문이라는 건데,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으로 적는 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에게 물어봤습니다.

취재진 : "주말에 상갓집이나 결혼식 가는 경우, 그때 '밥을 먹은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 목적은 어떻게 기재되나요?"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 "그건 모르지. 제가 쓰고, 대개 우리들이 쓰고 그러면 밥 먹이는 것도 있고 그러니까 영수증을 우리가 카드로 나오니까 카드로 밥 먹는 거니까 그 영수증을 드리면 되지요."


■ 업무추진비 휴일 사용…사각지대 발생 우려

6월 휴일에 가장 많이 사용한 전 구청장은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으로 모두 19차례 사용했습니다.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 13차례,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12차례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휴일에 10번 넘게 사용한 이들의 공통점은 '3선으로 불출마'했다는 겁니다.

10차례 넘게 사용한 3명의 전 구청장들과 달리, 11명의 구청장들은 6월 휴일에는 업무추진비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밝힌대로 현재 행안부 훈령에 따르면, '법정 공휴일 및 토·일요일'에는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는 객관적인 증빙서류를 제출한 경우에만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증빙자료에는 일시와 장소, 목적, 집행대상,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사유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데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휴일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더라도, 기재하는 데 있어서 평일과 구별되는 점이 없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감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
"주말에 사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아주 예외적으로 허용되려면 분명한 어떤 분명하고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봤을 때 '주말이나 휴일에 왜 사용했지?'라고 의문을 가졌을 때, (평일과 주말) 똑같이 기재를 해버리면 '주말에 사용하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왜 사용했지?' 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죠."

다음 편에서는 직원들의 명절 선물 명목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실태를 확인해봅니다. 또 업무추진비의 올바른 집행을 위한 제도적인 개선점도 따져봅니다.

(인포그래픽 : 박수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업추비]② ‘참석자 없는 간담회?’…휴일에 쓴 업무추진비 ‘확인해보니’
    • 입력 2022-10-12 07:00:03
    • 수정2022-10-14 18:48:12
    취재K

■ 6월 휴일은 총 10번…휴일 업추비 사용은 19번?

행정안전부 규정에 따르면, '법정 공휴일 및 토·일요일'에는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는 객관적인 증빙서류를 제출한 경우에만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증빙자료에는 일시와 장소, 목적, 집행대상,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사유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데요.

민선 8기를 한 달 앞둔 시점, 민선 7기 구청장들의 휴일은 어땠을까요? 휴일 사용 규정은 제대로 지켜졌을까요?

6월 한 달 동안 6·1지방선거일을 포함해 휴일은 모두 10번이었습니다. 그런데 휴일에 19번, 13번, 12번씩 업추비를 사용한 구청장들이 있었습니다.

업무추진비 내역을 통해 민선 7기 구청장들의 휴일을 분석해봅니다.

서대문구에 있는 음식점.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업추비 사용 내역 ‘6월 6일 00협의회 간담회비 지급  30만 8,100원’
■ 주말에 열린 간담회?…'확인해보니'

취재진은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의 휴일 사용 내역 중 2건의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은 현충일에 '00협의회 간담회비' 지급으로 30만 8,100원을 사용한 것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확인해봤습니다.

① '확인해보니'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6월 6일 '00협의회 간담회비' 지급 30만 8,100원)

'00협의회 관계자'
"6월 6일은 현충일이어서 저희가 공식적으로 간담회를 하진 않았고, 6월 3일 저녁에 저희가 회장님 모시고 사무국하고 관계자들 모여서 간담회를 한 건 맞거든요."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은 '담당 서무가 날짜를 잘못 기재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연휴 때 거기 저 우리 관계자들 오라고 하면 좋아하겠어요. 당연히 근무 날 잡죠. 오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가 발견된 건 현충일 건만이 아니었습니다.

6월 19일 일요일 '00업무 추진 관계자 간담회비 지급' 사용 내역에도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② '확인해보니'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6월 19일 '00업무 추진 관계자 간담회비 지급' 4만 5천 원)

'00업무 추진 관계자(서대문구청)' : "따로 소규모로 간담회 하는 경우는 따로 이렇게 없었습니다."

취재진 : "(관련 행사) 끝나고 나서 뭐 이런 행사 지원비나 격려금이나 이런 것도 지급된 건 있었어요?"

'00업무 추진 관계자(서대문구청)' : "없었죠."

업무 관계자는 그동안 간담회를 연 적도, 격려 목적의 지원금도 받지 않았다는데...어떻게 된 일일까요?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은 해당 내역에서도 오류가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제가 저기 확인해 보니까 그때가 6월 19일이 아니고 6월 18일이랍니다. 식사한 이유는 (제가) 외부에 출장 나가서 그 다음날 오면서 식사하고 행사장 간 거예요. 우리 비서실 관계자들, 기사하고 제가 보통 다니면 3명 다니거든요. 그렇게 식사한 거예요."

사용 명목이 잘못 기재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사용 목적을 기재하는 직원이) 조금 더 명확하게 썼으면, 오해가 없을 텐데..."

'사용 목적'과 '집행 대상자', '날짜' 등이 기재돼 있었지만, 확인해보니 내용은 부실했습니다.

강북구에 위치한 음식점.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 ‘업추비’ 6월 12일  00운동 강북구협의회 관계자 간담회 31만 9천 원
■ 31만여 원 사용한 간담회…참석자는?

취재진은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이 6월 12일 일요일 '00운동 강북구협의회 관계자 간담회' 명목으로 업무추진비 31만 9천 원을 사용한 내역을 확인했고, 실제 목적에 사용됐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지난 9월 취재진이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장소를 찾아갔을 땐, 가게 주인은 바뀌어 있었습니다. 또 업무추진비에 적힌 업소명은 카페였으나, 실제로는 치킨집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간담회를 했다는 강북구에 있는 '00운동 강북구협의회'를 찾아갔습니다.

③ '확인해보니'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 6월 12일 '00운동 강북구협의회 관계자 간담회' 31만 9천 원)

'00운동 강북구협의회 관계자' : "일단 구청에 물어보세요. 나는 지금 뭐라고 얘기할 게 없어요. 그날(12일) 일정을 보면 분명히 산악회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걸 확인해드리는 거지 다른 것에 대해서는 전혀 말씀드릴 게 없죠. 식사했는지, 누구랑 만났는지 이런 것에 대해서는 내가 주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북구청 관계자' : "거기('00운동 강북구협의회') 통해서 한번 확인하시는 게 정확할 것 같고요."

취재진 : "협의회에 물어봤는데, 잘 모른다고 구청 통해서 확인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강북구청 관계자' : "그래요? 저희는 아무튼 공개된 내용이 다인 거로 알고 있어요."

간담회를 가졌다는 관계자도, 강북구청 관계자도 참석자는 누구였는지 확인하지도, 알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
"다 만나서 특정을 할 수가 없는데요. 그걸 할 때마다 그렇게 작성을 안 해요. 그걸 이해를 해주셔야죠."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 명목 사용 내역
■ 14번의 동일한 사용 목적?…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은 6월 한 달 휴일에만 동일한 사용 목적으로 업무추진비를 14번 결제했습니다.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의 명목인데,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과 마찬가지로 참석자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먼저, 비서실을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④ '확인해보니'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휴일 14번의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

용산구청 비서실 : "지금 계속 확인을 하고 있는데요. 이미 다 퇴사를 하시거나 그리고 그냥 일반 지원 부서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또 다른 동이나 이런 데로 발령이 나셨더라고요. 별정직분들이 다 보니까 이제 청장님 임기 만료와 동시에 퇴사를 하시는데 그런 상황이거든요."

용산구청 관계자(전 구청장 임기 당시) : " 제가 기억하는 거는 저희가 주말에 경조사들이 많았어요. 경조사 나가면 이제 같이 갔던 수행원들하고 현장에서 식사를 못 해요. 그래서 그 주변이나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업무를 보셨던 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현재) : "누가 누가 이렇게 식사했는지는 저희도 그렇게는 관리를 전혀 안 하거든요."

종합해보면 주말 사용은 대부분 경조사 때문이라는 건데, '구청장 수행 비서실 직원 격려 등으로 적는 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에게 물어봤습니다.

취재진 : "주말에 상갓집이나 결혼식 가는 경우, 그때 '밥을 먹은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 목적은 어떻게 기재되나요?"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 "그건 모르지. 제가 쓰고, 대개 우리들이 쓰고 그러면 밥 먹이는 것도 있고 그러니까 영수증을 우리가 카드로 나오니까 카드로 밥 먹는 거니까 그 영수증을 드리면 되지요."


■ 업무추진비 휴일 사용…사각지대 발생 우려

6월 휴일에 가장 많이 사용한 전 구청장은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으로 모두 19차례 사용했습니다. 박겸수 전 강북구청장 13차례,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 12차례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휴일에 10번 넘게 사용한 이들의 공통점은 '3선으로 불출마'했다는 겁니다.

10차례 넘게 사용한 3명의 전 구청장들과 달리, 11명의 구청장들은 6월 휴일에는 업무추진비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밝힌대로 현재 행안부 훈령에 따르면, '법정 공휴일 및 토·일요일'에는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는 객관적인 증빙서류를 제출한 경우에만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증빙자료에는 일시와 장소, 목적, 집행대상,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사유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데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휴일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더라도, 기재하는 데 있어서 평일과 구별되는 점이 없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감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
"주말에 사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아주 예외적으로 허용되려면 분명한 어떤 분명하고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봤을 때 '주말이나 휴일에 왜 사용했지?'라고 의문을 가졌을 때, (평일과 주말) 똑같이 기재를 해버리면 '주말에 사용하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왜 사용했지?' 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죠."

다음 편에서는 직원들의 명절 선물 명목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실태를 확인해봅니다. 또 업무추진비의 올바른 집행을 위한 제도적인 개선점도 따져봅니다.

(인포그래픽 : 박수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KBS는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자유로운 댓글 작성을 지지합니다.
다만 이 기사는 일부 댓글에 모욕・명예훼손 등 현행법에 저촉될 우려가 발견돼 건전한 댓글 문화 정착을 위해 댓글 사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