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바뀌자 계약 해지’…영세 업체 도산 우려

입력 2022.10.18 (07:39) 수정 2022.10.1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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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 예수병원은 12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지역 거점 병원으로 성장해 정부 지원도 받아 공공의료체계의 한 축을 맡고 있는데요.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납품업체가 병원을 상대로 200억 원대 소송을 냈는데요.

유진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898년, 미국인 선교사 마티 잉골드가 성문 밖 초가집 한 채를 구해 진료소를 만든 게 예수병원의 시초입니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거부로 한때 강제 폐쇄되는 아픔도 있었지만, 지역 거점 병원으로 성장하며 120년 넘게 주민 곁을 지켜왔습니다.

[설대위/예수병원 12대 병원장/1984년 2월 : "초가집에서 예수병원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병원은 그때부터 많이 발전됐지만, 똑같은 목적, 사명감을 가지고…."]

하지만 병원장 선임 문제, 이사회 등 내부 갈등으로 인해 운영에 파행을 반복해왔고, 최근에는 2백억 원대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수술이나 진료에 필요한 의료기기 등 병원 물품을 직접 사지 않고 간접납품업체를 통해 사들여왔는데, 받지 못한 납품대금 250억 원을 지급하라며 간접납품업체가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해당 납품업체는 업체 170여 곳에서 물품을 받아 두 해 전부터 병원에 공급해왔습니다.

그런데 병원장이 새로 바뀐 뒤인 지난 8월,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통보해왔다는 주장입니다.

납품업체는 또 계약 기간을 3년가량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는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간납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6월 19일에 (병원장) 취임식을 했습니다. 취임식을 한 그날 6월 결재가 안 된다는 거죠. 일방적으로... 8월 중순에 계약 해지를 하겠다고 공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예수병원 측은 그동안 갑과 을 간의 계약 절차를 정당하게 지켜왔고, 해당 업체의 자금 문제로 원활한 계약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며 밝혔습니다.

[예수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간납업체에서 물품 공급을 7월부터 원활하게 공급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고 나서 지금 내용 증명서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법적인 소를 제기한 상태고…."]

하지만 해당 업체는 자금 압박이 심해진 건, 병원이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합니다.

약사법이 명시한 최장 6개월인 대금 지급 기한을 병원에서 9개월, 길게는 11개월 가까이 미뤄왔다는 겁니다.

병원과 간접납품업체 간 갈등은 납품업체에 물품을 대온 공급업체들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간접납품 공급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기약이 있고, 끝이 보여야 심적으로 안심도 되고 일할 수 있는 동기부여도 되는데 어느 쪽도 그런 게 없어요. 사실 이거는 넋 놓고 기다려야 한다는 상황이잖아요."]

계약 해지에 따른 법적 분쟁이 일부 영세 업체들의 자금난과 도산으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그래픽: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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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장 바뀌자 계약 해지’…영세 업체 도산 우려
    • 입력 2022-10-18 07:39:01
    • 수정2022-10-18 10:23:54
    뉴스광장(전주)
[앵커]

전주 예수병원은 12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지역 거점 병원으로 성장해 정부 지원도 받아 공공의료체계의 한 축을 맡고 있는데요.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납품업체가 병원을 상대로 200억 원대 소송을 냈는데요.

유진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898년, 미국인 선교사 마티 잉골드가 성문 밖 초가집 한 채를 구해 진료소를 만든 게 예수병원의 시초입니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거부로 한때 강제 폐쇄되는 아픔도 있었지만, 지역 거점 병원으로 성장하며 120년 넘게 주민 곁을 지켜왔습니다.

[설대위/예수병원 12대 병원장/1984년 2월 : "초가집에서 예수병원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병원은 그때부터 많이 발전됐지만, 똑같은 목적, 사명감을 가지고…."]

하지만 병원장 선임 문제, 이사회 등 내부 갈등으로 인해 운영에 파행을 반복해왔고, 최근에는 2백억 원대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수술이나 진료에 필요한 의료기기 등 병원 물품을 직접 사지 않고 간접납품업체를 통해 사들여왔는데, 받지 못한 납품대금 250억 원을 지급하라며 간접납품업체가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해당 납품업체는 업체 170여 곳에서 물품을 받아 두 해 전부터 병원에 공급해왔습니다.

그런데 병원장이 새로 바뀐 뒤인 지난 8월,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통보해왔다는 주장입니다.

납품업체는 또 계약 기간을 3년가량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는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간납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6월 19일에 (병원장) 취임식을 했습니다. 취임식을 한 그날 6월 결재가 안 된다는 거죠. 일방적으로... 8월 중순에 계약 해지를 하겠다고 공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예수병원 측은 그동안 갑과 을 간의 계약 절차를 정당하게 지켜왔고, 해당 업체의 자금 문제로 원활한 계약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며 밝혔습니다.

[예수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간납업체에서 물품 공급을 7월부터 원활하게 공급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고 나서 지금 내용 증명서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법적인 소를 제기한 상태고…."]

하지만 해당 업체는 자금 압박이 심해진 건, 병원이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합니다.

약사법이 명시한 최장 6개월인 대금 지급 기한을 병원에서 9개월, 길게는 11개월 가까이 미뤄왔다는 겁니다.

병원과 간접납품업체 간 갈등은 납품업체에 물품을 대온 공급업체들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간접납품 공급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기약이 있고, 끝이 보여야 심적으로 안심도 되고 일할 수 있는 동기부여도 되는데 어느 쪽도 그런 게 없어요. 사실 이거는 넋 놓고 기다려야 한다는 상황이잖아요."]

계약 해지에 따른 법적 분쟁이 일부 영세 업체들의 자금난과 도산으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그래픽: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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