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무책임·수익성 악화로 무너진 푸르밀…유업계 위기감

입력 2022.10.22 (07:40) 수정 2022.10.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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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제품 기업, 푸르밀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무능 경영이 이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우유업계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다음달 사업 종료를 예고한 푸르밀.

하루하루 줄어드는 출근길에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푸르밀 직원 : "그야말로 그냥 지금 말로는 멘붕(정신적 충격)이죠, 멘붕. 거래처도 계속 전화 오고. 어떻게 된 거냐."]

직원 400여 명은 이달 17일,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낙농가, 협력업체의 연쇄 피해도 가시화됐습니다.

푸르밀 노조는 전문 경영인이 물러나고, 가족 경영 체제로 바뀐 뒤 적자가 더 심각해졌다고 주장합니다.

가뜩이나 우유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변화에는 인색했다고 합니다.

[김성곤/푸르밀 노조위원장 : "설비투자나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전혀 없다 보니까, 그러면 당연히 다른 업체에 비해서 뒤떨어지고 또 인지도가 떨어지는 거 아닙니까."]

푸르밀은 자체 브랜드 대신 유통 업체의 브랜드로 파는 PB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푸르밀이 만든 흰우유 1리터 제품은 1,580원, 다른 유사 제품에 비해서 1,000원 이상 쌉니다.

경쟁력에서 대기업에 밀리다 보니 사실상 손해를 보는 장사를 해 온 겁니다.

문제는 다른 우유 업체들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는 겁니다.

PB 상품을 출시한 다른 중소업체들이 줄줄이 적자를 보고 있는 가운데 대형업체까지 가세해 경쟁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우유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유가공 제조사들은 원가 압박이 실은 좀 심한 건 사실이예요. 우유만으로, 유가공품으로만 사업을 영위하기엔 정말로 마진도 너무 없고…."]

정부는 마시는 흰 우유 공급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신 수요가 늘고 있는 가공유 가격을 낮출 계획이지만, 낙농가의 반발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사이 가공유 시장에선 가격이 싼 수입산 유제품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4년 뒤엔 미국과 EU산 유제품에 붙던 관세마저 사라집니다.

유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선 국산 원유를 이용한 고품질 제품을 개발하는 등 연구 개발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김동균/영상편집:위강해/CG: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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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진 무책임·수익성 악화로 무너진 푸르밀…유업계 위기감
    • 입력 2022-10-22 07:40:13
    • 수정2022-10-22 0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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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제품 기업, 푸르밀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무능 경영이 이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우유업계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다음달 사업 종료를 예고한 푸르밀.

하루하루 줄어드는 출근길에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푸르밀 직원 : "그야말로 그냥 지금 말로는 멘붕(정신적 충격)이죠, 멘붕. 거래처도 계속 전화 오고. 어떻게 된 거냐."]

직원 400여 명은 이달 17일,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낙농가, 협력업체의 연쇄 피해도 가시화됐습니다.

푸르밀 노조는 전문 경영인이 물러나고, 가족 경영 체제로 바뀐 뒤 적자가 더 심각해졌다고 주장합니다.

가뜩이나 우유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변화에는 인색했다고 합니다.

[김성곤/푸르밀 노조위원장 : "설비투자나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전혀 없다 보니까, 그러면 당연히 다른 업체에 비해서 뒤떨어지고 또 인지도가 떨어지는 거 아닙니까."]

푸르밀은 자체 브랜드 대신 유통 업체의 브랜드로 파는 PB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푸르밀이 만든 흰우유 1리터 제품은 1,580원, 다른 유사 제품에 비해서 1,000원 이상 쌉니다.

경쟁력에서 대기업에 밀리다 보니 사실상 손해를 보는 장사를 해 온 겁니다.

문제는 다른 우유 업체들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는 겁니다.

PB 상품을 출시한 다른 중소업체들이 줄줄이 적자를 보고 있는 가운데 대형업체까지 가세해 경쟁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우유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유가공 제조사들은 원가 압박이 실은 좀 심한 건 사실이예요. 우유만으로, 유가공품으로만 사업을 영위하기엔 정말로 마진도 너무 없고…."]

정부는 마시는 흰 우유 공급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신 수요가 늘고 있는 가공유 가격을 낮출 계획이지만, 낙농가의 반발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사이 가공유 시장에선 가격이 싼 수입산 유제품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4년 뒤엔 미국과 EU산 유제품에 붙던 관세마저 사라집니다.

유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선 국산 원유를 이용한 고품질 제품을 개발하는 등 연구 개발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김동균/영상편집:위강해/CG: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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