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덮친 곳에 건축 허가…“허술 행정” 지적
입력 2022.10.24 (19:33)
수정 2022.10.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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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제시가 태풍 '매미' 때 큰 피해를 입어 마을까지 이주시켰던 해안가에 건축 허가를 내줬다는 지난 3월 KBS 보도 뒤, 감사원이 감사를 벌였습니다.
감사원은 태풍 피습 위험 지역에 지하 건물을 짓게 한 데다, 주변 도로 폭까지 좁아졌다며 잘못된 허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3년 태풍 '매미'가 덮친 거제시 와현마을, 큰 피해를 입은 50여 가구는 해안가와 떨어진 곳으로 이주해야 했습니다.
이 해변에 커피숍 건물 공사가 시작된 것은 올해 초, 거제시가 2014년 재해 우려가 크다며 반려했던 건축 허가를 5년이 지난 2019년 돌연 내준 겁니다.
지난해 9월에는 '지상 3층'에서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변경 신청마저 받아줬습니다.
지난 3월 행정 절차의 문제를 지적한 KBS 보도 뒤 주민 300여 명이 공익감사를 청구했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 7월 열흘 간의 감사를 벌였고, 거제시의 건축 허가 과정에 명백한 문제가 있다고 결론냈습니다.
감사원은 건물 입지가 매미의 직격탄을 맞은 해변 동쪽이어서 재해 위험이 큰 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해발 고도 2.2m에 불과한 지하 1층을 허가해줘 큰 태풍 때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도 명시했습니다.
[이무현/거제시 와현마을 주민 : "작은 태풍에도 지금 있는 (건물 터의) 인도 부분에 파도가 위쪽까지 올라갔습니다. 향후 오는 큰 태풍 때는 지하는 당연히 침수될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또 거제시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도로 확장에도 지장을 줬습니다.
건축 허가 신청 전 건물 터 바로 옆 도로 확장 계획이 있었는데도 담당 부서가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겁니다.
애초 계획대로 도로 굴곡을 개선하지 못하고, 10m 폭이 8m로 줄어 이 구간만 보행로가 없게 됐습니다.
감사원은 차량 정체가 초래되고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철근/거제시 일운면 주민자치회장 : "인도가 포함 안 돼 있고요. 개설해도 곡각 지점에 대형 버스가 교행할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거제시는 뒤늦게 대체 통행로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거제시 관계자/음성변조 :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죠."]
거제시는 다만, 건축 허가를 취소할 수는 없다며 준공 절차를 진행할 뜻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박부민
거제시가 태풍 '매미' 때 큰 피해를 입어 마을까지 이주시켰던 해안가에 건축 허가를 내줬다는 지난 3월 KBS 보도 뒤, 감사원이 감사를 벌였습니다.
감사원은 태풍 피습 위험 지역에 지하 건물을 짓게 한 데다, 주변 도로 폭까지 좁아졌다며 잘못된 허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3년 태풍 '매미'가 덮친 거제시 와현마을, 큰 피해를 입은 50여 가구는 해안가와 떨어진 곳으로 이주해야 했습니다.
이 해변에 커피숍 건물 공사가 시작된 것은 올해 초, 거제시가 2014년 재해 우려가 크다며 반려했던 건축 허가를 5년이 지난 2019년 돌연 내준 겁니다.
지난해 9월에는 '지상 3층'에서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변경 신청마저 받아줬습니다.
지난 3월 행정 절차의 문제를 지적한 KBS 보도 뒤 주민 300여 명이 공익감사를 청구했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 7월 열흘 간의 감사를 벌였고, 거제시의 건축 허가 과정에 명백한 문제가 있다고 결론냈습니다.
감사원은 건물 입지가 매미의 직격탄을 맞은 해변 동쪽이어서 재해 위험이 큰 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해발 고도 2.2m에 불과한 지하 1층을 허가해줘 큰 태풍 때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도 명시했습니다.
[이무현/거제시 와현마을 주민 : "작은 태풍에도 지금 있는 (건물 터의) 인도 부분에 파도가 위쪽까지 올라갔습니다. 향후 오는 큰 태풍 때는 지하는 당연히 침수될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또 거제시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도로 확장에도 지장을 줬습니다.
건축 허가 신청 전 건물 터 바로 옆 도로 확장 계획이 있었는데도 담당 부서가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겁니다.
애초 계획대로 도로 굴곡을 개선하지 못하고, 10m 폭이 8m로 줄어 이 구간만 보행로가 없게 됐습니다.
감사원은 차량 정체가 초래되고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철근/거제시 일운면 주민자치회장 : "인도가 포함 안 돼 있고요. 개설해도 곡각 지점에 대형 버스가 교행할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거제시는 뒤늦게 대체 통행로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거제시 관계자/음성변조 :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죠."]
거제시는 다만, 건축 허가를 취소할 수는 없다며 준공 절차를 진행할 뜻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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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2-10-24 20: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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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가 태풍 '매미' 때 큰 피해를 입어 마을까지 이주시켰던 해안가에 건축 허가를 내줬다는 지난 3월 KBS 보도 뒤, 감사원이 감사를 벌였습니다.
감사원은 태풍 피습 위험 지역에 지하 건물을 짓게 한 데다, 주변 도로 폭까지 좁아졌다며 잘못된 허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3년 태풍 '매미'가 덮친 거제시 와현마을, 큰 피해를 입은 50여 가구는 해안가와 떨어진 곳으로 이주해야 했습니다.
이 해변에 커피숍 건물 공사가 시작된 것은 올해 초, 거제시가 2014년 재해 우려가 크다며 반려했던 건축 허가를 5년이 지난 2019년 돌연 내준 겁니다.
지난해 9월에는 '지상 3층'에서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변경 신청마저 받아줬습니다.
지난 3월 행정 절차의 문제를 지적한 KBS 보도 뒤 주민 300여 명이 공익감사를 청구했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 7월 열흘 간의 감사를 벌였고, 거제시의 건축 허가 과정에 명백한 문제가 있다고 결론냈습니다.
감사원은 건물 입지가 매미의 직격탄을 맞은 해변 동쪽이어서 재해 위험이 큰 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해발 고도 2.2m에 불과한 지하 1층을 허가해줘 큰 태풍 때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도 명시했습니다.
[이무현/거제시 와현마을 주민 : "작은 태풍에도 지금 있는 (건물 터의) 인도 부분에 파도가 위쪽까지 올라갔습니다. 향후 오는 큰 태풍 때는 지하는 당연히 침수될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또 거제시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도로 확장에도 지장을 줬습니다.
건축 허가 신청 전 건물 터 바로 옆 도로 확장 계획이 있었는데도 담당 부서가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겁니다.
애초 계획대로 도로 굴곡을 개선하지 못하고, 10m 폭이 8m로 줄어 이 구간만 보행로가 없게 됐습니다.
감사원은 차량 정체가 초래되고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철근/거제시 일운면 주민자치회장 : "인도가 포함 안 돼 있고요. 개설해도 곡각 지점에 대형 버스가 교행할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거제시는 뒤늦게 대체 통행로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거제시 관계자/음성변조 :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죠."]
거제시는 다만, 건축 허가를 취소할 수는 없다며 준공 절차를 진행할 뜻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박부민
거제시가 태풍 '매미' 때 큰 피해를 입어 마을까지 이주시켰던 해안가에 건축 허가를 내줬다는 지난 3월 KBS 보도 뒤, 감사원이 감사를 벌였습니다.
감사원은 태풍 피습 위험 지역에 지하 건물을 짓게 한 데다, 주변 도로 폭까지 좁아졌다며 잘못된 허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3년 태풍 '매미'가 덮친 거제시 와현마을, 큰 피해를 입은 50여 가구는 해안가와 떨어진 곳으로 이주해야 했습니다.
이 해변에 커피숍 건물 공사가 시작된 것은 올해 초, 거제시가 2014년 재해 우려가 크다며 반려했던 건축 허가를 5년이 지난 2019년 돌연 내준 겁니다.
지난해 9월에는 '지상 3층'에서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변경 신청마저 받아줬습니다.
지난 3월 행정 절차의 문제를 지적한 KBS 보도 뒤 주민 300여 명이 공익감사를 청구했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 7월 열흘 간의 감사를 벌였고, 거제시의 건축 허가 과정에 명백한 문제가 있다고 결론냈습니다.
감사원은 건물 입지가 매미의 직격탄을 맞은 해변 동쪽이어서 재해 위험이 큰 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해발 고도 2.2m에 불과한 지하 1층을 허가해줘 큰 태풍 때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도 명시했습니다.
[이무현/거제시 와현마을 주민 : "작은 태풍에도 지금 있는 (건물 터의) 인도 부분에 파도가 위쪽까지 올라갔습니다. 향후 오는 큰 태풍 때는 지하는 당연히 침수될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또 거제시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도로 확장에도 지장을 줬습니다.
건축 허가 신청 전 건물 터 바로 옆 도로 확장 계획이 있었는데도 담당 부서가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겁니다.
애초 계획대로 도로 굴곡을 개선하지 못하고, 10m 폭이 8m로 줄어 이 구간만 보행로가 없게 됐습니다.
감사원은 차량 정체가 초래되고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철근/거제시 일운면 주민자치회장 : "인도가 포함 안 돼 있고요. 개설해도 곡각 지점에 대형 버스가 교행할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거제시는 뒤늦게 대체 통행로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거제시 관계자/음성변조 :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죠."]
거제시는 다만, 건축 허가를 취소할 수는 없다며 준공 절차를 진행할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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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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