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안정됐지만…부동산 사업 대출 ‘위험’

입력 2022.10.25 (07:21) 수정 2022.10.2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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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긴급 채권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자 어제 시장에는 모처럼 훈풍이 불었습니다.

국채는 물론 회사채 금리까지 8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했는데요.

다만 가장 약한 고리로 여겨지는 부동산 사업 대출 쪽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어 걱정이 큽니다.

오수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만 2천여 가구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건설현장입니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풀리면서 지난주부터 공사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공사비가 문제입니다.

조합에선 채권을 팔아 돈을 구하려고 했지만, 자금시장이 얼어붙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금을 구하지 못하면 보증을 선 시공사들이 대신 갚아야 합니다.

이 여파로 한 건설사는 그룹 계열사로부터 5,000억 원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건 금리 급등세 속에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단기 자금 시장에 돈이 돌지 않게 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친 부동산 사업 대출은 금융 시장을 다시 한 번 뒤흔들 뇌관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 부동산 사업 대출액은 약 112조 원, 연체율은 0.5%로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지금 상황이 지속되면 안심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미 농협과 신협중앙회는 부동산 사업 대출을 중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중소 건설사들은 이제 사정이 열악하다 보니까 자금조달에 좀 문제를 겪는 기업들이 생기지 않을까..."]

정부의 5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 대책에 부동산 대출이 포함된 것도 건설사의 자금 조달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되는 걸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박상현/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 "과거에도 경험을 했듯이 저축은행이라든지 이러한 쪽으로 파산까지도 이어진다라고 하면 금융시장 전반에 사실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업계는 부동산 사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풀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호황기 때 과도한 빚을 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지훈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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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시장 안정됐지만…부동산 사업 대출 ‘위험’
    • 입력 2022-10-25 07:21:33
    • 수정2022-10-25 0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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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긴급 채권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자 어제 시장에는 모처럼 훈풍이 불었습니다.

국채는 물론 회사채 금리까지 8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했는데요.

다만 가장 약한 고리로 여겨지는 부동산 사업 대출 쪽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어 걱정이 큽니다.

오수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만 2천여 가구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건설현장입니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풀리면서 지난주부터 공사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공사비가 문제입니다.

조합에선 채권을 팔아 돈을 구하려고 했지만, 자금시장이 얼어붙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금을 구하지 못하면 보증을 선 시공사들이 대신 갚아야 합니다.

이 여파로 한 건설사는 그룹 계열사로부터 5,000억 원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건 금리 급등세 속에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단기 자금 시장에 돈이 돌지 않게 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친 부동산 사업 대출은 금융 시장을 다시 한 번 뒤흔들 뇌관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 부동산 사업 대출액은 약 112조 원, 연체율은 0.5%로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지금 상황이 지속되면 안심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미 농협과 신협중앙회는 부동산 사업 대출을 중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중소 건설사들은 이제 사정이 열악하다 보니까 자금조달에 좀 문제를 겪는 기업들이 생기지 않을까..."]

정부의 5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 대책에 부동산 대출이 포함된 것도 건설사의 자금 조달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되는 걸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박상현/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 "과거에도 경험을 했듯이 저축은행이라든지 이러한 쪽으로 파산까지도 이어진다라고 하면 금융시장 전반에 사실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업계는 부동산 사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풀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호황기 때 과도한 빚을 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지훈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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