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 터진 ‘지방하천’ 복구는 하세월…왜?

입력 2022.10.25 (21:54) 수정 2022.10.2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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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제방이 무너지는 등 하천 피해가 속출했지요.

그런데 응급 복구만 한 채 오랜 기간 방치되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하천에서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유가 뭔지 김민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시간당 100mm에 육박하는 폭우에 하천마다 터지고, 무너졌습니다.

큰비에 4.3km의 제방이 무너진 지방하천, 빠진 이를 끼우듯 둑 중간에 마대 더미를 메꿔놨습니다.

흙을 쌓아 올린 구간은 금세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롭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곳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임시 복구만 이뤄진 채 석 달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당장 주민 안전이 문제지만, 복구는 내년에도 기약이 없습니다.

[이일수/마을 주민 : "물만 안 들어오게 임시복구를 약간 해 놓고, 사람이 다니고 경운기도 가고 해야 하는데 못 가잖아요."]

문제는 예산입니다.

정부가 돈을 대는 국가하천과는 달리 지방하천은 지자체가 복구비 전액을 책임지도록 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청양군 관계자/음성변조 :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한계가 있거든요. 이거를 정비하려면 이것저것 다 포함 보상비까지 하면 삼백억 이상 훨씬 많이 들어요."]

여기에 자치단체장 임기 내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 편성이 이뤄지다 보니 사업 기간이 긴 하천 복구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최근 5년간 지방하천 복구 진행률은 매년 50% 안팎, 사실상 제자리걸음입니다.

1년 이상 복구하지 못한 지방하천도 전국에 36곳에 달합니다.

[송재호/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 :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투자에 인색할 수밖에 없죠. 그러다 보니 50%도 못되게 정비가 이루어지게 되고, 기후변화 등으로 큰비가 오게 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그만큼 위험하게 된 겁니다."]

올여름 수해를 입은 지방하천은 299곳, 제도를 바꾸지 못할 경우 복구에는 손도 못 댄 채 다시 비 피해를 입는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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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둑 터진 ‘지방하천’ 복구는 하세월…왜?
    • 입력 2022-10-25 21:54:45
    • 수정2022-10-25 22: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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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제방이 무너지는 등 하천 피해가 속출했지요.

그런데 응급 복구만 한 채 오랜 기간 방치되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하천에서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유가 뭔지 김민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시간당 100mm에 육박하는 폭우에 하천마다 터지고, 무너졌습니다.

큰비에 4.3km의 제방이 무너진 지방하천, 빠진 이를 끼우듯 둑 중간에 마대 더미를 메꿔놨습니다.

흙을 쌓아 올린 구간은 금세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롭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곳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임시 복구만 이뤄진 채 석 달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당장 주민 안전이 문제지만, 복구는 내년에도 기약이 없습니다.

[이일수/마을 주민 : "물만 안 들어오게 임시복구를 약간 해 놓고, 사람이 다니고 경운기도 가고 해야 하는데 못 가잖아요."]

문제는 예산입니다.

정부가 돈을 대는 국가하천과는 달리 지방하천은 지자체가 복구비 전액을 책임지도록 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청양군 관계자/음성변조 :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한계가 있거든요. 이거를 정비하려면 이것저것 다 포함 보상비까지 하면 삼백억 이상 훨씬 많이 들어요."]

여기에 자치단체장 임기 내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 편성이 이뤄지다 보니 사업 기간이 긴 하천 복구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최근 5년간 지방하천 복구 진행률은 매년 50% 안팎, 사실상 제자리걸음입니다.

1년 이상 복구하지 못한 지방하천도 전국에 36곳에 달합니다.

[송재호/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 :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투자에 인색할 수밖에 없죠. 그러다 보니 50%도 못되게 정비가 이루어지게 되고, 기후변화 등으로 큰비가 오게 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그만큼 위험하게 된 겁니다."]

올여름 수해를 입은 지방하천은 299곳, 제도를 바꾸지 못할 경우 복구에는 손도 못 댄 채 다시 비 피해를 입는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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