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그라피티’의 습격…6대 도시 지하철 기지 뚫렸다
입력 2022.10.27 (19:30)
수정 2022.10.27 (19: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스프레이나 페인트로 공공장소에 낙서하듯 그리는 그림을 '그라피티'라고 하죠.
최근 국내 6개 도시의 지하철 기지가, 이 그라피티를 그리는 일당에게 뚫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라피티를 '거리의 예술'로 인정하는 나라도 있지만, 이번 그라피티는 지하철 '차량'에 그려진 거라서 그 자체로 공공기물 훼손이기도 하고, 또 지하철 기지라는 '보안시설'을 침범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밤중의 지하철 차량기지.
한 남성이 철로를 가로지릅니다.
전동차에 다가가더니 스프레이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그림의 윤곽을 잡고….
색을 바꿔가며 덧칠하길 10여 분.
'WORD' 라는 단어가 완성됩니다.
그리곤, 일행과 사진을 찍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비슷한 시기, 여러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12일부터 24일 사이, 서울과 인천, 대구, 부산, 대전, 광주 등 6개 대도시의 지하철 기지가 뚫렸습니다.
모두 같은 일행이 벌인 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차량 기지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와 철조망을 뚫고 기지 안쪽으로 몰래 침입했습니다.
지하철 기지는 그 자체로 보안 시설인데 무방비로 침범을 당한 겁니다.
철로 주변에 고압 전류가 흘러 위험하기도 하지만, 일행은, 치밀한 사전 준비를 거쳐, 전기가 끊기는 심야에 철로 이동을 감행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울타리를 절단하고 들어왔거든요. 통행로 쪽이 아니라 하천 쪽으로 (접근)한 거를 봐서는 사전에 몇 번 확인을 하러 오지 않았나..."]
이렇게 해서 총 8대의 지하철 객차가 훼손됐습니다.
짧은 영어 단어지만 굵은 글꼴로 그려졌고, 결국 이 차량들은, 외부면 보수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경찰은 외국인 두 명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그러나 입건 시점에 이미 해외로 출국한 상태여서, 인터폴에 적색수배도 요청했습니다.
최근 인도에서도 지하철이 '그라피티'에 훼손된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 피해를 입은 서울 지하철 그림과 거의 판박이입니다.
'Rail Goons'라는 이름의, 국제적으로 유명한 그라피티 단체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일부러 접근이 어려운 곳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남기고, 그걸 과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오다브/그라피티 작가 : "남들이 하지 않는 장소, 하기 힘든 장소에 그림을 남겨야 자기 명성이 높아지는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해외 그라피티 작가들 사이에서 한국은 아직 '그라피티 청정국'으로 분류됩니다.
그만큼 호시탐탐, 우리나라 시설들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노경일
스프레이나 페인트로 공공장소에 낙서하듯 그리는 그림을 '그라피티'라고 하죠.
최근 국내 6개 도시의 지하철 기지가, 이 그라피티를 그리는 일당에게 뚫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라피티를 '거리의 예술'로 인정하는 나라도 있지만, 이번 그라피티는 지하철 '차량'에 그려진 거라서 그 자체로 공공기물 훼손이기도 하고, 또 지하철 기지라는 '보안시설'을 침범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밤중의 지하철 차량기지.
한 남성이 철로를 가로지릅니다.
전동차에 다가가더니 스프레이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그림의 윤곽을 잡고….
색을 바꿔가며 덧칠하길 10여 분.
'WORD' 라는 단어가 완성됩니다.
그리곤, 일행과 사진을 찍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비슷한 시기, 여러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12일부터 24일 사이, 서울과 인천, 대구, 부산, 대전, 광주 등 6개 대도시의 지하철 기지가 뚫렸습니다.
모두 같은 일행이 벌인 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차량 기지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와 철조망을 뚫고 기지 안쪽으로 몰래 침입했습니다.
지하철 기지는 그 자체로 보안 시설인데 무방비로 침범을 당한 겁니다.
철로 주변에 고압 전류가 흘러 위험하기도 하지만, 일행은, 치밀한 사전 준비를 거쳐, 전기가 끊기는 심야에 철로 이동을 감행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울타리를 절단하고 들어왔거든요. 통행로 쪽이 아니라 하천 쪽으로 (접근)한 거를 봐서는 사전에 몇 번 확인을 하러 오지 않았나..."]
이렇게 해서 총 8대의 지하철 객차가 훼손됐습니다.
짧은 영어 단어지만 굵은 글꼴로 그려졌고, 결국 이 차량들은, 외부면 보수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경찰은 외국인 두 명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그러나 입건 시점에 이미 해외로 출국한 상태여서, 인터폴에 적색수배도 요청했습니다.
최근 인도에서도 지하철이 '그라피티'에 훼손된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 피해를 입은 서울 지하철 그림과 거의 판박이입니다.
'Rail Goons'라는 이름의, 국제적으로 유명한 그라피티 단체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일부러 접근이 어려운 곳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남기고, 그걸 과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오다브/그라피티 작가 : "남들이 하지 않는 장소, 하기 힘든 장소에 그림을 남겨야 자기 명성이 높아지는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해외 그라피티 작가들 사이에서 한국은 아직 '그라피티 청정국'으로 분류됩니다.
그만큼 호시탐탐, 우리나라 시설들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노경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그라피티’의 습격…6대 도시 지하철 기지 뚫렸다
-
- 입력 2022-10-27 19:30:20
- 수정2022-10-27 19:39:22
[앵커]
스프레이나 페인트로 공공장소에 낙서하듯 그리는 그림을 '그라피티'라고 하죠.
최근 국내 6개 도시의 지하철 기지가, 이 그라피티를 그리는 일당에게 뚫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라피티를 '거리의 예술'로 인정하는 나라도 있지만, 이번 그라피티는 지하철 '차량'에 그려진 거라서 그 자체로 공공기물 훼손이기도 하고, 또 지하철 기지라는 '보안시설'을 침범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밤중의 지하철 차량기지.
한 남성이 철로를 가로지릅니다.
전동차에 다가가더니 스프레이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그림의 윤곽을 잡고….
색을 바꿔가며 덧칠하길 10여 분.
'WORD' 라는 단어가 완성됩니다.
그리곤, 일행과 사진을 찍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비슷한 시기, 여러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12일부터 24일 사이, 서울과 인천, 대구, 부산, 대전, 광주 등 6개 대도시의 지하철 기지가 뚫렸습니다.
모두 같은 일행이 벌인 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차량 기지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와 철조망을 뚫고 기지 안쪽으로 몰래 침입했습니다.
지하철 기지는 그 자체로 보안 시설인데 무방비로 침범을 당한 겁니다.
철로 주변에 고압 전류가 흘러 위험하기도 하지만, 일행은, 치밀한 사전 준비를 거쳐, 전기가 끊기는 심야에 철로 이동을 감행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울타리를 절단하고 들어왔거든요. 통행로 쪽이 아니라 하천 쪽으로 (접근)한 거를 봐서는 사전에 몇 번 확인을 하러 오지 않았나..."]
이렇게 해서 총 8대의 지하철 객차가 훼손됐습니다.
짧은 영어 단어지만 굵은 글꼴로 그려졌고, 결국 이 차량들은, 외부면 보수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경찰은 외국인 두 명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그러나 입건 시점에 이미 해외로 출국한 상태여서, 인터폴에 적색수배도 요청했습니다.
최근 인도에서도 지하철이 '그라피티'에 훼손된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 피해를 입은 서울 지하철 그림과 거의 판박이입니다.
'Rail Goons'라는 이름의, 국제적으로 유명한 그라피티 단체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일부러 접근이 어려운 곳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남기고, 그걸 과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오다브/그라피티 작가 : "남들이 하지 않는 장소, 하기 힘든 장소에 그림을 남겨야 자기 명성이 높아지는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해외 그라피티 작가들 사이에서 한국은 아직 '그라피티 청정국'으로 분류됩니다.
그만큼 호시탐탐, 우리나라 시설들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노경일
스프레이나 페인트로 공공장소에 낙서하듯 그리는 그림을 '그라피티'라고 하죠.
최근 국내 6개 도시의 지하철 기지가, 이 그라피티를 그리는 일당에게 뚫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라피티를 '거리의 예술'로 인정하는 나라도 있지만, 이번 그라피티는 지하철 '차량'에 그려진 거라서 그 자체로 공공기물 훼손이기도 하고, 또 지하철 기지라는 '보안시설'을 침범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밤중의 지하철 차량기지.
한 남성이 철로를 가로지릅니다.
전동차에 다가가더니 스프레이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그림의 윤곽을 잡고….
색을 바꿔가며 덧칠하길 10여 분.
'WORD' 라는 단어가 완성됩니다.
그리곤, 일행과 사진을 찍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비슷한 시기, 여러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12일부터 24일 사이, 서울과 인천, 대구, 부산, 대전, 광주 등 6개 대도시의 지하철 기지가 뚫렸습니다.
모두 같은 일행이 벌인 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차량 기지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와 철조망을 뚫고 기지 안쪽으로 몰래 침입했습니다.
지하철 기지는 그 자체로 보안 시설인데 무방비로 침범을 당한 겁니다.
철로 주변에 고압 전류가 흘러 위험하기도 하지만, 일행은, 치밀한 사전 준비를 거쳐, 전기가 끊기는 심야에 철로 이동을 감행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울타리를 절단하고 들어왔거든요. 통행로 쪽이 아니라 하천 쪽으로 (접근)한 거를 봐서는 사전에 몇 번 확인을 하러 오지 않았나..."]
이렇게 해서 총 8대의 지하철 객차가 훼손됐습니다.
짧은 영어 단어지만 굵은 글꼴로 그려졌고, 결국 이 차량들은, 외부면 보수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경찰은 외국인 두 명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그러나 입건 시점에 이미 해외로 출국한 상태여서, 인터폴에 적색수배도 요청했습니다.
최근 인도에서도 지하철이 '그라피티'에 훼손된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 피해를 입은 서울 지하철 그림과 거의 판박이입니다.
'Rail Goons'라는 이름의, 국제적으로 유명한 그라피티 단체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일부러 접근이 어려운 곳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남기고, 그걸 과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오다브/그라피티 작가 : "남들이 하지 않는 장소, 하기 힘든 장소에 그림을 남겨야 자기 명성이 높아지는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해외 그라피티 작가들 사이에서 한국은 아직 '그라피티 청정국'으로 분류됩니다.
그만큼 호시탐탐, 우리나라 시설들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노경일
-
-
이지은 기자 written@kbs.co.kr
이지은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