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나가는데…지휘·보고 체계 ‘뒤죽박죽’

입력 2022.11.04 (06:21) 수정 2022.11.0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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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은 내부적으로도 '뒤죽박죽' 보고 체계를 보였습니다.

대통령실로 보고한 시간 자체도 소방보다 한참 늦었지만, 자신들의 수장인 경찰청장에게는 대통령보다도 늦게 보고를 했습니다.

그 밑으로도 매 단계마다 보고 시간은 지체됐습니다.

김민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경찰청이 사고 사실을 경찰청에 보고한 건 사람이 쓰러졌다는 첫 신고 후 두 시간 가까이 지난 0시 2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분 뒤, 경찰청은 이 내용을 '팩스' 형태로 대통령실에 보고합니다.

그런데 정작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에게는 그보다 늦은 0시 14분에 '유선'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일종의 '청장 패싱' 논란이 일게 된 대목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부 보고와 기관 간의 시스템 상 보고는 구분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그 '기관 간의 보고' 자체도 늑장이었단 겁니다.

경찰청이 대통령실에 보고한 0시 5분은 소방청 보고 시점인 10시 53분보다 1시간 이상 늦은 시점이었고, 그 사이 윤석열 대통령은 소방 보고를 토대로, 관계 부처에 대응 지시까지 내렸던 겁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어제 : "(대통령의) 이 지시는 밤 11시 29분 대변인실로 전달되고, 밤 11시 36분 언론에 배포됩니다."]

경찰 내부 보고는 아랫단부터 계속 지체됐습니다.

용산경찰서장이 서울청장에 전화로 보고한 게 밤 11시 36분.

인명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 1시간 20분 이상 늦은 시점이었습니다.

서울청 관계자는 "상황이 긴박했던지라 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고도 상급 기관인 본청에 보고가 올라가는 데 또 26분의 시간이 더 걸렸던 겁니다.

[황창선/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수사와 감찰 대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보다 명확하게 밝혀져서 그때 발표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결국 여러 단계를 거쳐 경찰 최고 책임자가 참사를 인지하기까지, 두 시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 이태원 현장에서는 사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일이 또 지체되면서 천금 같은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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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타임’ 지나가는데…지휘·보고 체계 ‘뒤죽박죽’
    • 입력 2022-11-04 06:21:19
    • 수정2022-11-04 06:36:04
    뉴스광장 1부
[앵커]

경찰은 내부적으로도 '뒤죽박죽' 보고 체계를 보였습니다.

대통령실로 보고한 시간 자체도 소방보다 한참 늦었지만, 자신들의 수장인 경찰청장에게는 대통령보다도 늦게 보고를 했습니다.

그 밑으로도 매 단계마다 보고 시간은 지체됐습니다.

김민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경찰청이 사고 사실을 경찰청에 보고한 건 사람이 쓰러졌다는 첫 신고 후 두 시간 가까이 지난 0시 2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분 뒤, 경찰청은 이 내용을 '팩스' 형태로 대통령실에 보고합니다.

그런데 정작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에게는 그보다 늦은 0시 14분에 '유선'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일종의 '청장 패싱' 논란이 일게 된 대목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부 보고와 기관 간의 시스템 상 보고는 구분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그 '기관 간의 보고' 자체도 늑장이었단 겁니다.

경찰청이 대통령실에 보고한 0시 5분은 소방청 보고 시점인 10시 53분보다 1시간 이상 늦은 시점이었고, 그 사이 윤석열 대통령은 소방 보고를 토대로, 관계 부처에 대응 지시까지 내렸던 겁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어제 : "(대통령의) 이 지시는 밤 11시 29분 대변인실로 전달되고, 밤 11시 36분 언론에 배포됩니다."]

경찰 내부 보고는 아랫단부터 계속 지체됐습니다.

용산경찰서장이 서울청장에 전화로 보고한 게 밤 11시 36분.

인명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 1시간 20분 이상 늦은 시점이었습니다.

서울청 관계자는 "상황이 긴박했던지라 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고도 상급 기관인 본청에 보고가 올라가는 데 또 26분의 시간이 더 걸렸던 겁니다.

[황창선/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수사와 감찰 대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보다 명확하게 밝혀져서 그때 발표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결국 여러 단계를 거쳐 경찰 최고 책임자가 참사를 인지하기까지, 두 시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 이태원 현장에서는 사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일이 또 지체되면서 천금 같은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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