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서욱 前 국방장관 석방…구속적부심 인용

[앵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구속 수사를 받아온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어제 석방됐습니다.

서 전 장관 측이 신청한 구속적부심에서,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린 겁니다.

서 전 장관은 이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준비할 수 있게 됐는데, 법원은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석방 조건을 달았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구치소를 나왔습니다.

구속(된 지) 18일 만입니다.

서 전 장관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고, 직접 차를 몰아서 귀가했습니다.

[서욱/전 국방부 장관 : "(기소 방침인데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십니까? 여전히 혐의 부인하십니까?) ..."]

2020년 9월, 정부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자진 월북하려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 전 장관은, 정부 발표와 배치되는 군사기밀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법원은 지난달 22일 이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도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하지만 서 전 장관은 "기밀을 지운 게 아니라 군 내 배포를 제한한 거"라며 혐의를 줄곧 부인했고, 방어권 행사 등을 이유로 구속적부심까지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서 전 장관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며 영장 발부 당시와는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석방 보증금 1억 원을 포함해 주거지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사건 관련자들과는 접촉하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당초 서 전 장관의 구속 만료 시한이 오늘이었던 만큼 검찰은 그 전에 '구속 기소'할 계획이었지만, 서 전 장관이 석방돼 나오면서, 기소 시점 자체가 더 늦춰질 수도 있게 됐습니다.

서 전 장관과 함께 구속됐던 김홍희 전 해경청장도 최근 부친상으로 구속 집행이 정지된 상태여서, 당장 이번 주 기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소환 조사 일정도 연쇄적으로 재검토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노경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