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위기의 ‘메타’ 결국 대규모 해고…메타버스만이 살길?

입력 2022.11.16 (10:52) 수정 2022.11.16 (10: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실적 부진 속에 결국 직원 만여 명을 해고했습니다.

메타의 순수익은 1년 전의 절반으로 줄었고, 주가 수익률은 70% 넘게 곤두박질친 상태입니다.

가장 주목받던 빅테크 기업이던 메타의 위기,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번 해고가 메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라고요?

[기자]

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9일 직원들에게 해고 서한을 보냈습니다.

규모는 만 천여명,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페이스북' 시절부터 회사 18년 역사상 최대규모 구조조정이자, 올해 들어 몸집 줄이기에 나선 빅테크 기업들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대니얼 아이브스/애널리스트 : "이것은 바로 건너편 실리콘 밸리에서 벌어질 훨씬 광범위한 해고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경기의 문턱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어두운 날들이 올 것입니다."]

저커버그는 "슬픈 순간이지만 다른 길은 없다"며, "펜데믹 기간 늘어난 온라인 활동이 계속 될 것으로 잘못 생각했다"고 시인했습니다.

해고된 직원들은 16주 상당의 급여를 포함한 퇴직금과 퇴직 후 6개월 동안 의료비 지원을 받게 됩니다.

[앵커]

올해 들어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긴 했지만, 메타의 성적표가 특히 더 안 좋은 것 같아요?

[기자]

메타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은 1년전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92억 달러에서 44억 달러로 쪼그라든 건데요.

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됩니다.

이렇게 버는 돈은 줄었는데 쓰는 돈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3분기 회사의 비용은 22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습니다.

팬데믹 기간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인력과 투자를 크게 늘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좋지 못한 성적표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는데요.

메타의 주가수익률은 이달 초 기준으로 1년 전보다 무려 73% 넘게 떨어졌습니다.

미국 S&P500 지수에 포함된 500개 기업 가운데 하락률 1위입니다.

뉴욕 증시에서 시총 순위 6위까지 올랐던 메타는 현재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입니다.

[앵커]

우리 주변을 보면 인스타그램 같은 메타의 서비스를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잖아요?

그런데도 메타의 실적이 이렇게 부진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메타가 돈을 버는 구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메타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인데요.

이용자가 많은 자사 SNS,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에 기업 등의 광고를 실어주고 수익을 올립니다.

특히 '맞춤형 광고'로 많은 광고주를 끌어 모아 왔는데요.

해당 상품에 관심을 가질만한 이용자를 선별해 광고를 노출해 주는 겁니다.

문제는 최근 이 '맞춤형 광고'가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데 있습니다.

메타가 '맞춤형 광고'를 하려면 이용자 정보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 정보를 수집하는 회사는 메타가 아닙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휴대폰의 운영 체계를 만드는 애플과 구글이죠.

그런데 애플이 지난해 4월 이용자가 동의할 경우에만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방침을 바꿨습니다.

메타가 이전처럼 쉽게 대량의 정보를 수집, 분석해 표적 광고를 실을 수 없게 된 거죠.

당연히 광고 효과가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메타의 수익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앵커]

메타는 회사명처럼 '메타버스', 즉 가상 현실을 상업화하기 위해 주력해 왔잖아요?

메타버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건 아직 먼 미래인 걸까요?

[기자]

메타는 수익 구조가 나빠지는 와중에도 메타버스 개발에 연간 백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관련 개발에 힘을 쏟고 있죠.

지난달엔 2백만 원이 넘는 가상현실 헤드셋을 시장에 내놓기도 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 : "가상 현실은 더는 모호한 취미가 아닙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가상 현실에서 게임을 하고, 운동하고, 협업하고, 그저 즐기기도 합니다. 게임 개발자부터 가장 유명한 기술 회사까지 모든 사람이 이 공간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냉랭한데요.

현지 언론들은 2백만원이 넘는 가상현실 헤드셋이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대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메타의 가상현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는데요.

1년 안에 월 이용자 50만 명을 목표로 내놨지만, 현재 활성 이용자는 20만 명도 안 됩니다.

결국 지난달 말 메타 주식 2백만 주를 보유한 한 헤지펀드는 메타버스 투자를 절반으로 줄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위기의 ‘메타’ 결국 대규모 해고…메타버스만이 살길?
    • 입력 2022-11-16 10:52:31
    • 수정2022-11-16 10:59:35
    지구촌뉴스
[앵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실적 부진 속에 결국 직원 만여 명을 해고했습니다.

메타의 순수익은 1년 전의 절반으로 줄었고, 주가 수익률은 70% 넘게 곤두박질친 상태입니다.

가장 주목받던 빅테크 기업이던 메타의 위기,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번 해고가 메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라고요?

[기자]

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9일 직원들에게 해고 서한을 보냈습니다.

규모는 만 천여명,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페이스북' 시절부터 회사 18년 역사상 최대규모 구조조정이자, 올해 들어 몸집 줄이기에 나선 빅테크 기업들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대니얼 아이브스/애널리스트 : "이것은 바로 건너편 실리콘 밸리에서 벌어질 훨씬 광범위한 해고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경기의 문턱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어두운 날들이 올 것입니다."]

저커버그는 "슬픈 순간이지만 다른 길은 없다"며, "펜데믹 기간 늘어난 온라인 활동이 계속 될 것으로 잘못 생각했다"고 시인했습니다.

해고된 직원들은 16주 상당의 급여를 포함한 퇴직금과 퇴직 후 6개월 동안 의료비 지원을 받게 됩니다.

[앵커]

올해 들어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긴 했지만, 메타의 성적표가 특히 더 안 좋은 것 같아요?

[기자]

메타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은 1년전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92억 달러에서 44억 달러로 쪼그라든 건데요.

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됩니다.

이렇게 버는 돈은 줄었는데 쓰는 돈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3분기 회사의 비용은 22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습니다.

팬데믹 기간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인력과 투자를 크게 늘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좋지 못한 성적표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는데요.

메타의 주가수익률은 이달 초 기준으로 1년 전보다 무려 73% 넘게 떨어졌습니다.

미국 S&P500 지수에 포함된 500개 기업 가운데 하락률 1위입니다.

뉴욕 증시에서 시총 순위 6위까지 올랐던 메타는 현재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입니다.

[앵커]

우리 주변을 보면 인스타그램 같은 메타의 서비스를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잖아요?

그런데도 메타의 실적이 이렇게 부진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메타가 돈을 버는 구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메타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인데요.

이용자가 많은 자사 SNS,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에 기업 등의 광고를 실어주고 수익을 올립니다.

특히 '맞춤형 광고'로 많은 광고주를 끌어 모아 왔는데요.

해당 상품에 관심을 가질만한 이용자를 선별해 광고를 노출해 주는 겁니다.

문제는 최근 이 '맞춤형 광고'가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데 있습니다.

메타가 '맞춤형 광고'를 하려면 이용자 정보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 정보를 수집하는 회사는 메타가 아닙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휴대폰의 운영 체계를 만드는 애플과 구글이죠.

그런데 애플이 지난해 4월 이용자가 동의할 경우에만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방침을 바꿨습니다.

메타가 이전처럼 쉽게 대량의 정보를 수집, 분석해 표적 광고를 실을 수 없게 된 거죠.

당연히 광고 효과가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메타의 수익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앵커]

메타는 회사명처럼 '메타버스', 즉 가상 현실을 상업화하기 위해 주력해 왔잖아요?

메타버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건 아직 먼 미래인 걸까요?

[기자]

메타는 수익 구조가 나빠지는 와중에도 메타버스 개발에 연간 백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관련 개발에 힘을 쏟고 있죠.

지난달엔 2백만 원이 넘는 가상현실 헤드셋을 시장에 내놓기도 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 : "가상 현실은 더는 모호한 취미가 아닙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가상 현실에서 게임을 하고, 운동하고, 협업하고, 그저 즐기기도 합니다. 게임 개발자부터 가장 유명한 기술 회사까지 모든 사람이 이 공간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냉랭한데요.

현지 언론들은 2백만원이 넘는 가상현실 헤드셋이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대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메타의 가상현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는데요.

1년 안에 월 이용자 50만 명을 목표로 내놨지만, 현재 활성 이용자는 20만 명도 안 됩니다.

결국 지난달 말 메타 주식 2백만 주를 보유한 한 헤지펀드는 메타버스 투자를 절반으로 줄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