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연탄 비용도 부담…기부마저 절반으로 뚝

입력 2022.11.21 (07:29) 수정 2022.11.2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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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1월 하순인데도 평년 기온을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겨울은 강추위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취약계층의 겨울 대비를 위해 해마다 연탄 기부가 계속돼왔는데,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김세정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0년 넘은 집이 대부분인 서울의 한 마을, 이곳 4백여 가구가 연탄으로 겨울을 납니다.

[이은주/서울시 노원구 : "(연탄 없으면) 너무너무 추워서 못 살아요. 이거 뭐 날림으로 다 해놓은(집 지은) 건데요 뭐. 불씨가 죽지 않을 정도로 그냥 아껴서 써요."]

고물가 시대, 연탄 한 장의 공장도 가격은 639원으로 그나마 동결됐지만, 지대가 높다며 배달 비용에 웃돈까지 붙다 보면 그마저도 양껏 땔 수가 없습니다.

[김재옥/서울시 노원구 : "이 산동네는 또 장당 백 원씩을 더 받고, 연탄 보일러로 바꿨어요. 기름값을 감당할 수가 없어요. 생활비 중에서 2/3는 난방비가 차지한다고 봐야 돼요."]

["어르신들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여러분들 조금만 더 힘쓰세요."]

연탄 나눔에 나선 봉사자들, 이웃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힘을 냅니다.

[박진우/8년째 연탄 나눔 봉사 : "제가 땀 한 방울 더 흘리게 되면 그분들이 더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더 뛰어다니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한해 2천 명을 넘던 연탄 나눔 봉사자 수는 올해는 7백 명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기부용 연탄을 모아놓은 창고입니다.

해마다 한겨울을 앞둔 11월이면 연탄들로 창고가 꽉 찼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상황이 다릅니다.

이렇게 곳곳이 비었습니다.

기업과 개인의 연탄 후원 역시 절반 이하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김순예/연탄은행 사무총장 : "높은 물가, 또 환율에 따라서 경기 상황이 워낙 좋지 않은 것이 (기부 감소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되고요. (봉사자 수 감소는) 비대면으로 인해, 감염 우려라든가..."]

전국 8만 1천여 가구가 여전히 연탄으로 겨울을 납니다.

코로나19에 이은 고물가로 온정을 전하는 손길마저 줄면서 어려운 이웃의 겨울나기가 더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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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물가에 연탄 비용도 부담…기부마저 절반으로 뚝
    • 입력 2022-11-21 07:29:49
    • 수정2022-11-21 07: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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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1월 하순인데도 평년 기온을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겨울은 강추위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취약계층의 겨울 대비를 위해 해마다 연탄 기부가 계속돼왔는데,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김세정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0년 넘은 집이 대부분인 서울의 한 마을, 이곳 4백여 가구가 연탄으로 겨울을 납니다.

[이은주/서울시 노원구 : "(연탄 없으면) 너무너무 추워서 못 살아요. 이거 뭐 날림으로 다 해놓은(집 지은) 건데요 뭐. 불씨가 죽지 않을 정도로 그냥 아껴서 써요."]

고물가 시대, 연탄 한 장의 공장도 가격은 639원으로 그나마 동결됐지만, 지대가 높다며 배달 비용에 웃돈까지 붙다 보면 그마저도 양껏 땔 수가 없습니다.

[김재옥/서울시 노원구 : "이 산동네는 또 장당 백 원씩을 더 받고, 연탄 보일러로 바꿨어요. 기름값을 감당할 수가 없어요. 생활비 중에서 2/3는 난방비가 차지한다고 봐야 돼요."]

["어르신들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여러분들 조금만 더 힘쓰세요."]

연탄 나눔에 나선 봉사자들, 이웃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힘을 냅니다.

[박진우/8년째 연탄 나눔 봉사 : "제가 땀 한 방울 더 흘리게 되면 그분들이 더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더 뛰어다니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한해 2천 명을 넘던 연탄 나눔 봉사자 수는 올해는 7백 명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기부용 연탄을 모아놓은 창고입니다.

해마다 한겨울을 앞둔 11월이면 연탄들로 창고가 꽉 찼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상황이 다릅니다.

이렇게 곳곳이 비었습니다.

기업과 개인의 연탄 후원 역시 절반 이하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김순예/연탄은행 사무총장 : "높은 물가, 또 환율에 따라서 경기 상황이 워낙 좋지 않은 것이 (기부 감소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되고요. (봉사자 수 감소는) 비대면으로 인해, 감염 우려라든가..."]

전국 8만 1천여 가구가 여전히 연탄으로 겨울을 납니다.

코로나19에 이은 고물가로 온정을 전하는 손길마저 줄면서 어려운 이웃의 겨울나기가 더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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