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출렁이는 가상화폐 시장…코인판 ‘리먼사태’ 청문회 예고

입력 2022.12.01 (18:12) 수정 2022.12.0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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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하며 가상 자산과 연관된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미 하원에선 청문회를 예고했고, 옐런 재무부 장관도 규제가 필요하다, 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FTX 파산 여파부터 짚어볼까요? 연관된 대부업체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죠?

[기자]

네, 가상 자산 거래량으로 보면 세계 3위 업체 FTX가 파산하고, 여파가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선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서 시작돼 세계 금융을 강타했던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빗대 코인판 리먼 사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짐 비앙코/시장조사업체 비앙코 리서치 회장 : "리먼 브러더스 같은 파급이 일어날 겁니다. 헤지펀드 회사들, 브로커 회사들이 FTX에 투자했습니다. 이제 그들의 자금은 사라졌거나, 발이 묶이게 된 거죠."]

먼저 가상화폐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블록파이는 그간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에 자금 의존을 해 왔는데 FTX가 파산하자 유동성 위기에 몰려 2주 만에 무너졌습니다.

비슷한 대부업체 솔트 역시 이른바 코인 런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우려해 고객들의 입출금을 중단한 상탭니다.

[앵커]

투자자들의 손실이 걱정입니다.

[기자]

블록파이에서만 채권자 10만여 명이 수조 원을 돌려받기 어려워졌습니다.

블록파이 채무는 상위 채권자 10명에게만 12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6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채권자 수는 최소 10만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가상화폐 업계의 자산이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어 얼마의 자산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없고 각자가 발행한 가상화폐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만큼 코인 한 종류의 가치가 없어지게 되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는 겁니다.

일례로, 블록파이는 거래소인 FTX에 자산을 맡기고 FTX가 발행한 토큰 FTT를 담보로 달러를 빌렸는데요.

블록파이는 빌린 달러로 FTT를 더 사서 가격을 올립니다.

그리고 오른 FTT의 가치를 담보로 다시 달러를 빌리는 수법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FTX와 블록파이가 짜고 치는 판을 벌여왔던 겁니다.

[로버트 소비에스키/블록체인 시스템 크립키 대표 : "FTX가 만든 화폐를 보세요. FTT라는 토큰이 실질적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해냈습니까? 어떤 프로그램을 구동했나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화폐는 본질적으로 그들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한 유동성 놀이였습니다."]

[앵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FTX, 블록파이 사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어요?

[기자]

블록파이는 FTX 파산 전부터 금융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아 왔는데요.

미등록 대출 제공 혐의로 과징금 5000만 달러 우리 돈 약 665억 원을 받고 2000만 달러만 납부한 상탭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조차도 블록파이에 3천만 달러의 돈을 떼인 셈입니다.

2001년 희대의 분식회계로 파산한 엔론 사태를 맡았던 파산 관재인이 이번 FTX 파산을 맡고 있는데 법원에 서류를 내면서 기가 찰 노릇이다, 재무제표에 기재된 어떤 숫자도 믿을 수 없다고 했을 만큼 실태는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앵커]

너무나 빠른 변동성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 사실 위험 신호는 계속 있었는데 미 금융당국도 관망해왔던 것 아닙니까?

[기자]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가상화폐 소유자에 대한 보호가 작동하고 있는 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하원에선 오는 13일.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를 소환해 청문회를 열 예정입니다.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로 알려진 FTX 계열사와 FTX를 인수하려다 철회한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 경영진도 증인으로 소환됩니다.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선 한국의 루나, 테라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짐 비앙코/시장조사업체 비앙코 리서치 회장 : "지난 5월 실패한 테라, 루나, UST, 블록체인 스테이블 코인, 그리고 이로 인한 파급들... 올해 발생한 피해의 전모를 이해해야 가상 자산시장의 바닥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실제 규제도 시작됐습니다.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앞으로 2년 간 화석연료 발전을 이용한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했습니다.

전력 사용이 과다하다,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윤데, 이 결정에 바이낸스와 디지털 상공회의소는 크게 반발하며 사업지를 뉴욕에서 다른 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 내 37개 주에서 160개가 넘는 관련 규제 법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앵커]

가상자산 업계 내부에서도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죠?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최고경영자의 말 먼저 들어보시죠.

[자오창펑/바이낸스 최고 경영자 : "이젠 대부분의 정부들이 (중앙은행의 존재와) 상관없이 가상화폐 도입이 일어날 거라는 걸 알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업계에 대한 규제가 일어나는 게 낫습니다. 싸우기보다는요."]

가상화폐 열풍의 요인 중 하나가 탈중앙화, 즉 중앙은행으로부터 규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것이었는데 이젠 업계 내부에서 먼저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상황입니다.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김인수 이인영 이웅/자료조사:박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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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출렁이는 가상화폐 시장…코인판 ‘리먼사태’ 청문회 예고
    • 입력 2022-12-01 18:12:14
    • 수정2022-12-01 18:29:59
    통합뉴스룸ET
[앵커]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하며 가상 자산과 연관된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미 하원에선 청문회를 예고했고, 옐런 재무부 장관도 규제가 필요하다, 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FTX 파산 여파부터 짚어볼까요? 연관된 대부업체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죠?

[기자]

네, 가상 자산 거래량으로 보면 세계 3위 업체 FTX가 파산하고, 여파가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선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서 시작돼 세계 금융을 강타했던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빗대 코인판 리먼 사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짐 비앙코/시장조사업체 비앙코 리서치 회장 : "리먼 브러더스 같은 파급이 일어날 겁니다. 헤지펀드 회사들, 브로커 회사들이 FTX에 투자했습니다. 이제 그들의 자금은 사라졌거나, 발이 묶이게 된 거죠."]

먼저 가상화폐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블록파이는 그간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에 자금 의존을 해 왔는데 FTX가 파산하자 유동성 위기에 몰려 2주 만에 무너졌습니다.

비슷한 대부업체 솔트 역시 이른바 코인 런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우려해 고객들의 입출금을 중단한 상탭니다.

[앵커]

투자자들의 손실이 걱정입니다.

[기자]

블록파이에서만 채권자 10만여 명이 수조 원을 돌려받기 어려워졌습니다.

블록파이 채무는 상위 채권자 10명에게만 12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6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채권자 수는 최소 10만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가상화폐 업계의 자산이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어 얼마의 자산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없고 각자가 발행한 가상화폐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만큼 코인 한 종류의 가치가 없어지게 되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는 겁니다.

일례로, 블록파이는 거래소인 FTX에 자산을 맡기고 FTX가 발행한 토큰 FTT를 담보로 달러를 빌렸는데요.

블록파이는 빌린 달러로 FTT를 더 사서 가격을 올립니다.

그리고 오른 FTT의 가치를 담보로 다시 달러를 빌리는 수법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FTX와 블록파이가 짜고 치는 판을 벌여왔던 겁니다.

[로버트 소비에스키/블록체인 시스템 크립키 대표 : "FTX가 만든 화폐를 보세요. FTT라는 토큰이 실질적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해냈습니까? 어떤 프로그램을 구동했나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화폐는 본질적으로 그들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한 유동성 놀이였습니다."]

[앵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FTX, 블록파이 사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어요?

[기자]

블록파이는 FTX 파산 전부터 금융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아 왔는데요.

미등록 대출 제공 혐의로 과징금 5000만 달러 우리 돈 약 665억 원을 받고 2000만 달러만 납부한 상탭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조차도 블록파이에 3천만 달러의 돈을 떼인 셈입니다.

2001년 희대의 분식회계로 파산한 엔론 사태를 맡았던 파산 관재인이 이번 FTX 파산을 맡고 있는데 법원에 서류를 내면서 기가 찰 노릇이다, 재무제표에 기재된 어떤 숫자도 믿을 수 없다고 했을 만큼 실태는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앵커]

너무나 빠른 변동성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 사실 위험 신호는 계속 있었는데 미 금융당국도 관망해왔던 것 아닙니까?

[기자]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가상화폐 소유자에 대한 보호가 작동하고 있는 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하원에선 오는 13일.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를 소환해 청문회를 열 예정입니다.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로 알려진 FTX 계열사와 FTX를 인수하려다 철회한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 경영진도 증인으로 소환됩니다.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선 한국의 루나, 테라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짐 비앙코/시장조사업체 비앙코 리서치 회장 : "지난 5월 실패한 테라, 루나, UST, 블록체인 스테이블 코인, 그리고 이로 인한 파급들... 올해 발생한 피해의 전모를 이해해야 가상 자산시장의 바닥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실제 규제도 시작됐습니다.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앞으로 2년 간 화석연료 발전을 이용한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했습니다.

전력 사용이 과다하다,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윤데, 이 결정에 바이낸스와 디지털 상공회의소는 크게 반발하며 사업지를 뉴욕에서 다른 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 내 37개 주에서 160개가 넘는 관련 규제 법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앵커]

가상자산 업계 내부에서도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죠?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최고경영자의 말 먼저 들어보시죠.

[자오창펑/바이낸스 최고 경영자 : "이젠 대부분의 정부들이 (중앙은행의 존재와) 상관없이 가상화폐 도입이 일어날 거라는 걸 알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업계에 대한 규제가 일어나는 게 낫습니다. 싸우기보다는요."]

가상화폐 열풍의 요인 중 하나가 탈중앙화, 즉 중앙은행으로부터 규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것이었는데 이젠 업계 내부에서 먼저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상황입니다.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김인수 이인영 이웅/자료조사:박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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