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시장 없인 못 살아”…역할 더 커져

입력 2022.12.10 (08:13) 수정 2022.12.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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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겨울로 들어서며 북한 주민들은 식량에 땔감까지 마련하는 등 이른바 월동준비에 분주하다는데요.

그런데, 이젠 생활에 필요한 물자 대부분을 시장에서 사고 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시장이 경제활동의 중심이 됐다는 건데요.

통일연구원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6년간 북한에선 시장도 늘고 규모도 커지고 또 무엇보다 시장이 주민들 거주지와 가까운 데로 이전해서 옮겨오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엔 이동통신과 운송 수단의 발달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인데요.

‘노동당 없인 살아도 시장 없인 못 산다’는 말도 퍼졌다고 합니다.

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선 북한 시장의 변화를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리포트]

북-중 접경지역인 창바이현에서 바라본 양강도 혜산시.

혜산 종합시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데요.

물건을 실은 트럭과 수레꾼, 상인과 손님들이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전이지만 사회주의를 내세우는 가운데도 시장이 얼마나 활성화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일연구원의 최근 조사를 보면, 2022년 공식 시장은 모두 414곳으로 2016년보다 3곳 느는 데 그쳤는데요.

하지만 시장의 이전과 확장은 활발히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시장이 위치를 이전하거나 확장하거나 하는 이런 소위 건수로 본다면 그게 한 50회 이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시장의 활발한 어떤 내부적 움직임들이 있었다라고 보여지고요. 최근에 나타난 현상들은 다 이전지가 대부분 중심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시장이 창피한 영역이 아니고 국가 전체에서 나름대로 이게 일상적인 공간이 됐다."]

지역별 변화를 보면, 평안도와 황해도의 시장들이 커지는 등 서해안축이 여전히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 자연재해를 겪은 함경남북도는 일부 시장이 문을 닫거나 축소되는 등 주춤한 모양샙니다.

2000년 이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한데요.

평양의 경우 외곽에 위치하던 시장이 거주 밀집 지역 깊숙이 들어왔고, 청진시 역시 대로변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이전에 대한 결정적인 원인 중의 하나가 아무래도 수요를 찾아서 이동을 하게 되는데 수요라고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 주민들이 많이 생활하는 곳으로 시장이 중심부로 들어가고 있다. 특히 들어가는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판단이 되는 부분이 접근성이 많이 좋아졌다라는 거죠."]

또 불법적인 장마당도 공식 시장으로 현대화해 당국의 관리 아래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기본적으로 시장의 지붕이 바뀌거나 그 다음에 도색을 하거나 울타리를 만들고. 또 체계화라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시장이 주요 공간들을 찾아서 잘 정비가 되기 시작했다라는 거죠."]

이 같은 시장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과 그에 따른 경제위기 속에 본격화했습니다.

식량 부족으로 배급제가 붕괴 돼 생존을 위해 자연발생적인 시장, ‘장마당’이 만들어진 겁니다.

[박현숙/2015년 탈북 : "시장이 내 삶의 터전이고 원천인 거예요. 원동력이고. 시장에 가야만이 아이들을 공부시킬 수 있고, 아이들을 밥을 이렇게 배를 곯지 않게 식사를 해 줄 수 있지만 그 어디 다른 데 가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어요 할 수 없는 거예요."]

당장 먹을 식량을 구했던 장마당은 갈수록 그 규모가 커졌고, 지역과 지역을 오가며 장사에 뛰어드는 주민도 늘었습니다.

[박현숙/2015년 탈북 : "함흥에 물건을 가져다가 혜산에다 팔고 혜산 물건을 평성에다 가져다 팔고 그러니까 서로 유통을 하면서 그렇게 하게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아 이게 돈이 되는구나 국가가 굳이 주지 않아도 내 절로 뭔가 하면 머리만 쓰면 살 수 있구나 하는 걸 우리가 거기서 점차적으로 터득하게 된 겁니다."]

철도를 비롯한 공공 수송 부문이 제 역할을 못하자, 운송업에 뛰어든 상인들도 나타났는데요.

[박현숙/2015년 탈북 : "보안 기관이나 이제 힘 있는 기관 차를 내가 대절을 해요. 거기 기관장하고 말 해 가지고 내가 한 달에 이 차를 쓰겠는데 돈을 얼마 주겠다 그럼 난 차량과 운전수만 내가 사요. 그래가지고 거기다가 이제 휘발유부터 시작해서 모든 걸 다 내가 넣어주면서 가는겁니다."]

2018년 촬영한 혜산 시장에서도 물건이나 사람을 빼곡한 트럭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요.

물자 운송과 함께 지역을 오가는 상인들을 실어 나르며 이윤을 남기기도 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국가철도망이라든가 버스 노선과는 다르게 굉장히 빠르고 그 다음에 시간대가 굉장히 다양했기 때문에 그래서 굉장히 각광을 받게 되면서 다른 곳에서도 계속 그런 허가가 났고 전국적으로 사실상 그런 민간자본이 투여된 운송망이 운영이 된 거예요."]

2008년, 북한 시장은 또 한 번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됩니다.

이집트 오라스콤 텔레콤의 투자를 받아 ‘고려링크’를 세우고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나선 겁니다.

판매소가 곳곳에 생겨났고, 상인들은 앞다투어 휴대전화를 사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핸드폰의 가장 주요한 기능은 물자가 이동하는 정보를 갖다가 빨리 전달할 수 있고 또 가격정보를 바로바로 형성하게끔 한다는 거거든요. 거의 실시간으로 이게 가격이 정보가 교환이 됩니다. 때문에 어쨌든 가격 정보가 전국적으로 동일해지거나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전국 시장이 형성된다는 개념이거든요."]

이제 휴대전화는 시장뿐 아니라 각종 상점이나 기업소 등의 물건 거래에도 없어선 안 되는데요.

[박금옥/원산동물원식당 책임자 : "어제와 오늘 많은 사람들 속에서 전화가 오고 손전화 통보문을 통해서 음식들을 주문도 하고 예약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한 민간연구단체와 북한 전문 매체는, 휴대전화 가입 회선 수는 최대 700만 개, 운영되는 기지국은 1,000여 곳으로 추정했습니다.

또 휴대전화 보급이 늘면서 민간 경제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시우/2017년 탈북 : "일반인들도 평양 기준으로 볼 때는 거의 다 보급됐어요. 평양 젊은 사람들이 연애할 때 하는 말이 있는데 강아지도 (휴대전화) 있는데 나만 없다 이런 식으로. 그런 말이 유행할 정도로 휴대전화 보급률이 평양 같은 곳은 엄청 많아 졌어요."]

특히 시장에서 일하는 상인이나 사업가의 경우,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는 게 휴대전화 사업에도 종사했던 탈북민의 이야깁니다.

[정시우/2017년 탈북 : "북한에서는 휴대전화가 다 통화 녹음이 되거든요. 보위부에서 (도청해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후대전화를 두, 세대씩 가지고 다니죠. 한 대는 친구들이나 가족끼리 일반적인 대화를 하는 용도로 사용하고요. 그리고 다른 한 대는 장사대방이나 짐을 받거나 물가 가격 알아 볼 때 사용하거나. 그런 용도로 사용을 하죠."]

한편으론 경쟁을 촉진 시키고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왜냐하면 전국의 물건이 평준화가 되면서 저렴한 가격을 최대한 대량으로 움직였을 때 이윤이 많이 남겠죠. 그러다 보니까 자본이 있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돈을 많이 벌게 되는 그러한 사회가 됐다고 볼 수가 있죠."]

다만 아직 북한 당국은 시장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거나 통제하기보다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는데요.

[박현숙/2015년 탈북 : "매일 매 사람마다 돈을 거둬요 자릿세. 그러니까 그게 얼마인지 몰라요. 시장이란 그것도 우리가 지금 북한의 우선 큰 회사나 대기업이나 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그걸 딱 거둬지고 거기서 들어오는 수입이 장난이 아니에요."]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고, 시장 운영도 제한하면서 주민과 지방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장의 중요성을 충분히 아는 북한 당국이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더 건물을 높이거나 아니면 파는 물건을 좀 더 기능적으로 세분화시켜 가지고 꼭 공식 시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시장 유통영역을 만들어서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상당히 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소위 국가가 세금을 상당 부분 수취해서 그걸 통해서 재정을 충당하는 구조가 상당히 더 구조화되고 더 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생존의 수단에서 경제를 이끄는 한 축으로 자리잡은 시장.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시장에 더 큰 자율성을 줄지, 아니면 지금까지의 흐름을 거스르며 시장의 힘을 빼려 할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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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시장 없인 못 살아”…역할 더 커져
    • 입력 2022-12-10 08:13:45
    • 수정2022-12-10 08: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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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겨울로 들어서며 북한 주민들은 식량에 땔감까지 마련하는 등 이른바 월동준비에 분주하다는데요.

그런데, 이젠 생활에 필요한 물자 대부분을 시장에서 사고 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시장이 경제활동의 중심이 됐다는 건데요.

통일연구원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6년간 북한에선 시장도 늘고 규모도 커지고 또 무엇보다 시장이 주민들 거주지와 가까운 데로 이전해서 옮겨오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엔 이동통신과 운송 수단의 발달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인데요.

‘노동당 없인 살아도 시장 없인 못 산다’는 말도 퍼졌다고 합니다.

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선 북한 시장의 변화를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리포트]

북-중 접경지역인 창바이현에서 바라본 양강도 혜산시.

혜산 종합시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데요.

물건을 실은 트럭과 수레꾼, 상인과 손님들이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전이지만 사회주의를 내세우는 가운데도 시장이 얼마나 활성화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일연구원의 최근 조사를 보면, 2022년 공식 시장은 모두 414곳으로 2016년보다 3곳 느는 데 그쳤는데요.

하지만 시장의 이전과 확장은 활발히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시장이 위치를 이전하거나 확장하거나 하는 이런 소위 건수로 본다면 그게 한 50회 이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시장의 활발한 어떤 내부적 움직임들이 있었다라고 보여지고요. 최근에 나타난 현상들은 다 이전지가 대부분 중심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시장이 창피한 영역이 아니고 국가 전체에서 나름대로 이게 일상적인 공간이 됐다."]

지역별 변화를 보면, 평안도와 황해도의 시장들이 커지는 등 서해안축이 여전히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 자연재해를 겪은 함경남북도는 일부 시장이 문을 닫거나 축소되는 등 주춤한 모양샙니다.

2000년 이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한데요.

평양의 경우 외곽에 위치하던 시장이 거주 밀집 지역 깊숙이 들어왔고, 청진시 역시 대로변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이전에 대한 결정적인 원인 중의 하나가 아무래도 수요를 찾아서 이동을 하게 되는데 수요라고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 주민들이 많이 생활하는 곳으로 시장이 중심부로 들어가고 있다. 특히 들어가는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판단이 되는 부분이 접근성이 많이 좋아졌다라는 거죠."]

또 불법적인 장마당도 공식 시장으로 현대화해 당국의 관리 아래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기본적으로 시장의 지붕이 바뀌거나 그 다음에 도색을 하거나 울타리를 만들고. 또 체계화라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시장이 주요 공간들을 찾아서 잘 정비가 되기 시작했다라는 거죠."]

이 같은 시장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과 그에 따른 경제위기 속에 본격화했습니다.

식량 부족으로 배급제가 붕괴 돼 생존을 위해 자연발생적인 시장, ‘장마당’이 만들어진 겁니다.

[박현숙/2015년 탈북 : "시장이 내 삶의 터전이고 원천인 거예요. 원동력이고. 시장에 가야만이 아이들을 공부시킬 수 있고, 아이들을 밥을 이렇게 배를 곯지 않게 식사를 해 줄 수 있지만 그 어디 다른 데 가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어요 할 수 없는 거예요."]

당장 먹을 식량을 구했던 장마당은 갈수록 그 규모가 커졌고, 지역과 지역을 오가며 장사에 뛰어드는 주민도 늘었습니다.

[박현숙/2015년 탈북 : "함흥에 물건을 가져다가 혜산에다 팔고 혜산 물건을 평성에다 가져다 팔고 그러니까 서로 유통을 하면서 그렇게 하게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아 이게 돈이 되는구나 국가가 굳이 주지 않아도 내 절로 뭔가 하면 머리만 쓰면 살 수 있구나 하는 걸 우리가 거기서 점차적으로 터득하게 된 겁니다."]

철도를 비롯한 공공 수송 부문이 제 역할을 못하자, 운송업에 뛰어든 상인들도 나타났는데요.

[박현숙/2015년 탈북 : "보안 기관이나 이제 힘 있는 기관 차를 내가 대절을 해요. 거기 기관장하고 말 해 가지고 내가 한 달에 이 차를 쓰겠는데 돈을 얼마 주겠다 그럼 난 차량과 운전수만 내가 사요. 그래가지고 거기다가 이제 휘발유부터 시작해서 모든 걸 다 내가 넣어주면서 가는겁니다."]

2018년 촬영한 혜산 시장에서도 물건이나 사람을 빼곡한 트럭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요.

물자 운송과 함께 지역을 오가는 상인들을 실어 나르며 이윤을 남기기도 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국가철도망이라든가 버스 노선과는 다르게 굉장히 빠르고 그 다음에 시간대가 굉장히 다양했기 때문에 그래서 굉장히 각광을 받게 되면서 다른 곳에서도 계속 그런 허가가 났고 전국적으로 사실상 그런 민간자본이 투여된 운송망이 운영이 된 거예요."]

2008년, 북한 시장은 또 한 번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됩니다.

이집트 오라스콤 텔레콤의 투자를 받아 ‘고려링크’를 세우고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나선 겁니다.

판매소가 곳곳에 생겨났고, 상인들은 앞다투어 휴대전화를 사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핸드폰의 가장 주요한 기능은 물자가 이동하는 정보를 갖다가 빨리 전달할 수 있고 또 가격정보를 바로바로 형성하게끔 한다는 거거든요. 거의 실시간으로 이게 가격이 정보가 교환이 됩니다. 때문에 어쨌든 가격 정보가 전국적으로 동일해지거나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전국 시장이 형성된다는 개념이거든요."]

이제 휴대전화는 시장뿐 아니라 각종 상점이나 기업소 등의 물건 거래에도 없어선 안 되는데요.

[박금옥/원산동물원식당 책임자 : "어제와 오늘 많은 사람들 속에서 전화가 오고 손전화 통보문을 통해서 음식들을 주문도 하고 예약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한 민간연구단체와 북한 전문 매체는, 휴대전화 가입 회선 수는 최대 700만 개, 운영되는 기지국은 1,000여 곳으로 추정했습니다.

또 휴대전화 보급이 늘면서 민간 경제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시우/2017년 탈북 : "일반인들도 평양 기준으로 볼 때는 거의 다 보급됐어요. 평양 젊은 사람들이 연애할 때 하는 말이 있는데 강아지도 (휴대전화) 있는데 나만 없다 이런 식으로. 그런 말이 유행할 정도로 휴대전화 보급률이 평양 같은 곳은 엄청 많아 졌어요."]

특히 시장에서 일하는 상인이나 사업가의 경우,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는 게 휴대전화 사업에도 종사했던 탈북민의 이야깁니다.

[정시우/2017년 탈북 : "북한에서는 휴대전화가 다 통화 녹음이 되거든요. 보위부에서 (도청해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후대전화를 두, 세대씩 가지고 다니죠. 한 대는 친구들이나 가족끼리 일반적인 대화를 하는 용도로 사용하고요. 그리고 다른 한 대는 장사대방이나 짐을 받거나 물가 가격 알아 볼 때 사용하거나. 그런 용도로 사용을 하죠."]

한편으론 경쟁을 촉진 시키고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왜냐하면 전국의 물건이 평준화가 되면서 저렴한 가격을 최대한 대량으로 움직였을 때 이윤이 많이 남겠죠. 그러다 보니까 자본이 있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돈을 많이 벌게 되는 그러한 사회가 됐다고 볼 수가 있죠."]

다만 아직 북한 당국은 시장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거나 통제하기보다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는데요.

[박현숙/2015년 탈북 : "매일 매 사람마다 돈을 거둬요 자릿세. 그러니까 그게 얼마인지 몰라요. 시장이란 그것도 우리가 지금 북한의 우선 큰 회사나 대기업이나 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그걸 딱 거둬지고 거기서 들어오는 수입이 장난이 아니에요."]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고, 시장 운영도 제한하면서 주민과 지방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장의 중요성을 충분히 아는 북한 당국이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더 건물을 높이거나 아니면 파는 물건을 좀 더 기능적으로 세분화시켜 가지고 꼭 공식 시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시장 유통영역을 만들어서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상당히 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소위 국가가 세금을 상당 부분 수취해서 그걸 통해서 재정을 충당하는 구조가 상당히 더 구조화되고 더 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생존의 수단에서 경제를 이끄는 한 축으로 자리잡은 시장.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시장에 더 큰 자율성을 줄지, 아니면 지금까지의 흐름을 거스르며 시장의 힘을 빼려 할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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