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동해안 명물 ‘오징어떼’ 잠식한 이 물고기의 정체는?…방어잡이 대변동

입력 2022.12.12 (18:01) 수정 2022.12.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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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 콕입니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그럼 겨울은 무슨 생선일까요?

바로 '방어'입니다.

날이 추워지면, 산란을 앞둔 방어는 마치 겨울 옷을 껴입듯 지방으로 중무장을 시작하는데요,

그래서 더욱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정점에 다다르는 시기가 12월과 1월이랍니다.

구워 먹어도 좋고 찜이나 매운탕도 훌륭하지만 으뜸은 방어회입니다.

담백한 등살, 쫄깃한 꼬리살, 살살 녹는 목살, 다 맛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뱃살이 최고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씹을 때 식감도 좋아서 참치 뱃살보다도 낫다고 할 정돕니다.

방어는 또, 클수록 맛이 좋은 생선입니다.

기름지고 고소한 방어의 참맛을 느끼려면 최소 5kg이 넘는 '대방어'가 제격입니다.

때문에 열 명 이상이 모여서 어울려 먹어야 제맛인 생선이기도 합니다.

겨울철 대방어 하면 주로 제주도를 떠올리실 텐데요.

방어는 난류성 어종이라 더울 땐 북쪽 캄차카 반도 근해에 머물다 겨울이 되면 제주 남방까지 내려와 월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 방어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남쪽으로 내려오던 방어들이 동해 바다를 지나다가 '어, 여기도 살만하네?'하면서 그곳에 머물러 버리는 겁니다.

이렇게 된 데는 기후 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동해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방어가 겨울철에 서식하기 좋은 조건으로 바뀐 겁니다.

심지어 3년 전 제주 방어 축제 때는 물량이 부족해서 동해에서 방어를 잡아다가 제주 바다에 풀어놓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전에도 동해에서 방어가 전혀 잡히지 않은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양은 매년 700톤 정도에 불과했었는데요.

올 들어선 강원도 동해안에서 잡힌 방어가 약 5,500톤이나 됐다고 합니다.

동해안에서 잡히는 전체 수산물의 60~70%를 차지하는 양입니다.

대방어 1마리당 위판 가격은 20만 원 안팎, 어시장 위판 금액으로도 방어가 단연 1등입니다.

그렇다면 동해 바다를 대표하던 어종인 명태와 오징어는 어떻게 됐을까요.

지금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명태는 러시아 아니면 일본산이 거의 다입니다.

국내산 명태는 사실상 어획량이 제로에 가깝다는데요.

말 그대로 '1도 잡히지 않는' 신세가 됐습니다.

오징어도 올해는 방어의 절반 수준인 2500톤 정도만 잡혔다고 합니다.

이렇다보니 당분간 겨울 식탁은 방어가 대표할 것 같습니다.

방어는 종류만도 100가지가 넘고 지역과 크기에 따라 이름도 제각각이라는데요.

동해안에서는 10~15㎝ 정도 작은 크기는 떡메레미 또는 곤지메레미라 부르고, 30㎝짜리는 메레미, 60㎝ 이상이 되어야 비로소 방어라고 부릅니다.

남해안에선 히라스라고도 하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히라스는 방어와 겉모습이 비슷한 부시리를 가리킵니다.

이 둘은 너무 닮아서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윗턱의 뒷모서리 부분이 네모나면 방어, 둥글면 부시리...그 정도입니다.

요즘 연말이라 모임 철인데요.

세밑 피로, 제철 맞은 방어회로 날려보시겠다면, 이왕 음식 궁합까지 챙겨 드시죠.

방어로 매운탕을 끓일 때는 지방 분해를 위해 미나리 등 채소를 많이 넣는 게 맛과 영양 모두에 좋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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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동해안 명물 ‘오징어떼’ 잠식한 이 물고기의 정체는?…방어잡이 대변동
    • 입력 2022-12-12 18:01:07
    • 수정2022-12-12 18:11:56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 콕입니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그럼 겨울은 무슨 생선일까요?

바로 '방어'입니다.

날이 추워지면, 산란을 앞둔 방어는 마치 겨울 옷을 껴입듯 지방으로 중무장을 시작하는데요,

그래서 더욱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정점에 다다르는 시기가 12월과 1월이랍니다.

구워 먹어도 좋고 찜이나 매운탕도 훌륭하지만 으뜸은 방어회입니다.

담백한 등살, 쫄깃한 꼬리살, 살살 녹는 목살, 다 맛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뱃살이 최고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씹을 때 식감도 좋아서 참치 뱃살보다도 낫다고 할 정돕니다.

방어는 또, 클수록 맛이 좋은 생선입니다.

기름지고 고소한 방어의 참맛을 느끼려면 최소 5kg이 넘는 '대방어'가 제격입니다.

때문에 열 명 이상이 모여서 어울려 먹어야 제맛인 생선이기도 합니다.

겨울철 대방어 하면 주로 제주도를 떠올리실 텐데요.

방어는 난류성 어종이라 더울 땐 북쪽 캄차카 반도 근해에 머물다 겨울이 되면 제주 남방까지 내려와 월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 방어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남쪽으로 내려오던 방어들이 동해 바다를 지나다가 '어, 여기도 살만하네?'하면서 그곳에 머물러 버리는 겁니다.

이렇게 된 데는 기후 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동해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방어가 겨울철에 서식하기 좋은 조건으로 바뀐 겁니다.

심지어 3년 전 제주 방어 축제 때는 물량이 부족해서 동해에서 방어를 잡아다가 제주 바다에 풀어놓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전에도 동해에서 방어가 전혀 잡히지 않은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양은 매년 700톤 정도에 불과했었는데요.

올 들어선 강원도 동해안에서 잡힌 방어가 약 5,500톤이나 됐다고 합니다.

동해안에서 잡히는 전체 수산물의 60~70%를 차지하는 양입니다.

대방어 1마리당 위판 가격은 20만 원 안팎, 어시장 위판 금액으로도 방어가 단연 1등입니다.

그렇다면 동해 바다를 대표하던 어종인 명태와 오징어는 어떻게 됐을까요.

지금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명태는 러시아 아니면 일본산이 거의 다입니다.

국내산 명태는 사실상 어획량이 제로에 가깝다는데요.

말 그대로 '1도 잡히지 않는' 신세가 됐습니다.

오징어도 올해는 방어의 절반 수준인 2500톤 정도만 잡혔다고 합니다.

이렇다보니 당분간 겨울 식탁은 방어가 대표할 것 같습니다.

방어는 종류만도 100가지가 넘고 지역과 크기에 따라 이름도 제각각이라는데요.

동해안에서는 10~15㎝ 정도 작은 크기는 떡메레미 또는 곤지메레미라 부르고, 30㎝짜리는 메레미, 60㎝ 이상이 되어야 비로소 방어라고 부릅니다.

남해안에선 히라스라고도 하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히라스는 방어와 겉모습이 비슷한 부시리를 가리킵니다.

이 둘은 너무 닮아서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윗턱의 뒷모서리 부분이 네모나면 방어, 둥글면 부시리...그 정도입니다.

요즘 연말이라 모임 철인데요.

세밑 피로, 제철 맞은 방어회로 날려보시겠다면, 이왕 음식 궁합까지 챙겨 드시죠.

방어로 매운탕을 끓일 때는 지방 분해를 위해 미나리 등 채소를 많이 넣는 게 맛과 영양 모두에 좋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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