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에 고공농성까지…건설업 불황 ‘영세업체 더 추워’

입력 2022.12.13 (19:03) 수정 2023.09.18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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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지역의 공사현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임금을 제때 받지 못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건설업계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 타격이 영세업체에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김지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돈 없어서 못 살겠다. 밀린 임금 지급해라."]

공사 근로자 10여 명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공사업체로부터 두 달 치 임금 2억 원을 아직 못 받았기 때문입니다.

[최천석/공사현장 근로자 : "집에 살림도 살아야 되고 또 다른 곳에 돈 빌려 가지고 쓴 것도 줘야 되고 하는데, 너무 답답하지요."]

지난 주말 또다른 건설 현장에선 밀린 임금을 달라며 근로자가 40m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 10시간 넘게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두 곳 모두 하청업체 대신 원청이 밀린 임금을 대신 지급하겠다고 해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비슷한 일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청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고서도, 원자재 가격과 대출금리가 갈수록 오르면서 하청업체의 자금 사정이 크게 나빠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적자분을 인건비로 메우다보니 하청 업체 근로자의 임금 체불이 느는 상황입니다.

올 상반기 기준 대구 경북지역 건설업계의 임금체불액은 108억 8천여만 원, 지난해와 비교해 24%포인트 급증했습니다.

[건설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적자를 안 본 회사가 하나도 없다고요. 원자재 폭등만큼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주는 업체도 있고 안 해주는 업체도 있고. IMF 때도 이렇게는 안 힘들었거든요."]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대금에 반영하는 '납품단가 연동제'가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행까지는 반년이나 남은 상황, 건설업계 전반에 닥친 불황으로 원청업체 역시 사정이 악화하고 있어, 건설 현장의 임금 미지급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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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체불에 고공농성까지…건설업 불황 ‘영세업체 더 추워’
    • 입력 2022-12-13 19:03:46
    • 수정2023-09-18 05:37:15
    뉴스7(대구)
[앵커]

최근 지역의 공사현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임금을 제때 받지 못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건설업계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 타격이 영세업체에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김지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돈 없어서 못 살겠다. 밀린 임금 지급해라."]

공사 근로자 10여 명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공사업체로부터 두 달 치 임금 2억 원을 아직 못 받았기 때문입니다.

[최천석/공사현장 근로자 : "집에 살림도 살아야 되고 또 다른 곳에 돈 빌려 가지고 쓴 것도 줘야 되고 하는데, 너무 답답하지요."]

지난 주말 또다른 건설 현장에선 밀린 임금을 달라며 근로자가 40m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 10시간 넘게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두 곳 모두 하청업체 대신 원청이 밀린 임금을 대신 지급하겠다고 해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비슷한 일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청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고서도, 원자재 가격과 대출금리가 갈수록 오르면서 하청업체의 자금 사정이 크게 나빠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적자분을 인건비로 메우다보니 하청 업체 근로자의 임금 체불이 느는 상황입니다.

올 상반기 기준 대구 경북지역 건설업계의 임금체불액은 108억 8천여만 원, 지난해와 비교해 24%포인트 급증했습니다.

[건설 하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적자를 안 본 회사가 하나도 없다고요. 원자재 폭등만큼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주는 업체도 있고 안 해주는 업체도 있고. IMF 때도 이렇게는 안 힘들었거든요."]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대금에 반영하는 '납품단가 연동제'가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행까지는 반년이나 남은 상황, 건설업계 전반에 닥친 불황으로 원청업체 역시 사정이 악화하고 있어, 건설 현장의 임금 미지급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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