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첫 예산안이 ‘대선 연장전’?

입력 2022.12.16 (21:16) 수정 2022.12.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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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은 대통령실을 옮기고 경찰국을 만드는 것 같은 지금 정부의 중점 사업 예산을 크게 줄이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대신 이른바 '민생 예산'을 늘리겠다는거죠.

이걸 놓고, 여당은 예산 심사를 넘어 편성권한 침해라고 반발합니다.

새 정부와 거대 야당이 대선 연장전을 치른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이어서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 정부 첫 예산안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민생 예산이 깎였다며 이런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8월 31일 : "비정한 예산안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정하다, 이런 것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대통령실 이전 등 현 정부 중점 예산을 삭감하고 대신 민생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 지역 화폐와 공공임대주택 등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이 많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9월 1일 : "대통령실 이전 예산에만 진심인 윤석열 정부는 민생 운운할 자격이 없습니다. 민주당은 국민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반드시 민생예산을 확보하겠습니다."]

협상이 계속 불발되자 민주당은 4조 원 정도를 삭감한 '자체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시도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12일 : "초부자 감세만을 고집하며 민생예산 발목을 잡는다면 민주당은 더는 물러설 길이 없습니다. 민주당 수정안을 발의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넘어서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독자 수정안 처리는 무리라는 현실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정부 여당과 협의를 해서 수정안을 내놔야지 단독 처리하는 게 맞는 일이냐", 실제 그럴 경우 "'발목 잡기', '독주'라는 비판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첫 예산안인 만큼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고 나중에 국정 책임을 묻는 게 맞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169석의 민주당은 여전히 국회에선 '집권 세력'입니다.

'집권 야당'이 새 정부와 예산안을 두고 한 치 양보 없이 대치하는 상황, 그래서 '대선 연장전'이란 말까지 나옵니다.

교착 상태가 연말까지 이어지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이 차질을 빚게 된다면 야당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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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정부 첫 예산안이 ‘대선 연장전’?
    • 입력 2022-12-16 21:16:09
    • 수정2022-12-16 22:02:59
    뉴스 9
[앵커]

민주당은 대통령실을 옮기고 경찰국을 만드는 것 같은 지금 정부의 중점 사업 예산을 크게 줄이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대신 이른바 '민생 예산'을 늘리겠다는거죠.

이걸 놓고, 여당은 예산 심사를 넘어 편성권한 침해라고 반발합니다.

새 정부와 거대 야당이 대선 연장전을 치른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이어서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 정부 첫 예산안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민생 예산이 깎였다며 이런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8월 31일 : "비정한 예산안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정하다, 이런 것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대통령실 이전 등 현 정부 중점 예산을 삭감하고 대신 민생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 지역 화폐와 공공임대주택 등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이 많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9월 1일 : "대통령실 이전 예산에만 진심인 윤석열 정부는 민생 운운할 자격이 없습니다. 민주당은 국민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반드시 민생예산을 확보하겠습니다."]

협상이 계속 불발되자 민주당은 4조 원 정도를 삭감한 '자체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시도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12일 : "초부자 감세만을 고집하며 민생예산 발목을 잡는다면 민주당은 더는 물러설 길이 없습니다. 민주당 수정안을 발의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넘어서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독자 수정안 처리는 무리라는 현실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정부 여당과 협의를 해서 수정안을 내놔야지 단독 처리하는 게 맞는 일이냐", 실제 그럴 경우 "'발목 잡기', '독주'라는 비판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첫 예산안인 만큼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고 나중에 국정 책임을 묻는 게 맞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169석의 민주당은 여전히 국회에선 '집권 세력'입니다.

'집권 야당'이 새 정부와 예산안을 두고 한 치 양보 없이 대치하는 상황, 그래서 '대선 연장전'이란 말까지 나옵니다.

교착 상태가 연말까지 이어지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이 차질을 빚게 된다면 야당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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