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함께 성형수술?

입력 2004.06.07 (14:09) 수정 2004.06.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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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닝 멘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산이 겨우29만원 뿐이라서 추징금 1600여 억 원을 못 내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산이 거의 없다는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가 주름살을 없애고 턱 선을 부드럽게 해주는 시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한 번에 수백만 원씩 드는 시술입니다. 그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 박성래 기자:
지난 4.15 총선 투표일.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투표소에 나타났습니다. 부부가 함께 카메라에 찍힌 가장 최근 모습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31년 생으로 우리 나이 74살, 이순자 여사는 1939년 생으로 우리 나이 66 살입니다. 윤기가 흐르는 뽀얀 피부와 둥글둥글 원만한 얼굴 곡선, 곱게 늙은 노인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 기자 브릿지:
그러나 몇 년 전에 촬영된 화면과 비교해 보면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의 얼굴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박성래 기자:
우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양쪽 눈 밑에 덩어리처럼 뭉쳐있던 지방이 사라져 피부가 팽팽해졌습니다. 코 주변이 불그스레해지는 모세혈관 확장증, 이른바 딸기코로 불리는 증상도 말끔해졌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순자 여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이 여사의 턱입니다. 예전과 달리 둥글고 부드럽게 변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이상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전 재산이 불과 29만원 밖에 없다며 천 6백 72억원을 못 낸다고 주장하는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가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풍문을 쫓아 수소문한 결과 전 전 대통령이 시술을 받았다는 병원을 알아냈습니다. 우선 정치인들이 시술을 받는지부터 물었습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정치인들이 많이들 시술 받으시나요?) “주로 국회 의원들이 가장 많겠고요, 기관장 하다가 나와서 정치에 뜻 있는 분들, 고위 공직자들 그런 분들이죠. 정치하는 분들은 화면을 받으니까 보기가 싫거든요. 많은 분들이 하십니다.”

* 박성래 기자:
화제를 대통령쪽으로 돌려봤습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혹시 대통령도 받으세요?) “아, 현직 대통령은 못 오시죠. 마치고 난 다음에는 오시는데… 4년 전에 전직 대통령 눈 밑 수술을 한 번 해드렸거든요. 지방제거를 했는데…” (4년 전이면 Y.S.인가요?) “아닙니다.”

* 박성래 기자: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전직 대통령은 과연 누구일까? 이번에는 병원을 직접 찾아가 취재 목적을 밝히고 물었습니다. 환자의 비밀을 밝힐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합니다.

* 성형외과 의사:
“남에게 나타나기 싫어 하시잖아요.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가장 1인잔데 그것까지 들춰낸다는 게 사실은 슬퍼요. 나야 그냥 좀 욕 먹으면 끝나지만 그렇게까지 해야만 되는 건지…”

* 박성래 기자:
그러나 질문이 계속되자 아주 조심스럽게 답변하기 시작합니다.

* 성형외과 의사:
“저희 병원이 이제 여러 가지 시술을 하다 보니까 그 시술을 받은 분의 소개로 아마 연결된 것 같습니다.”

* 박성래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받았다는 시술은 ‘눈 밑 지방제거 수술’. 노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눈 아래쪽에 불룩하게 솟은 지방덩어리를 없앰으로써 주름살을 제거하는 수술입니다. 레이저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술 흔적이 거의 남지 않고 곧바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유층 노인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 성형외과 의사: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 눈 밑 지방수술을 했다는데 그 때가 언제쯤 입니까?) “시간이 지나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2000년도 전후로 이렇게 기억됩니다.”

* 박성래 기자:
2000년 당시의 화면을 검색해봤습니다. 구제역 파동으로 얼어붙은 쇠고기 소비를 되살린다며 주변 사람들을 모아놓고 불고기 잔치를 벌인 날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자신의 얼굴을 찍으려는 촬영기자에게 한사코 멀리 가서 찍으라고 주문합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까지 숙입니다.

* 전두환 :
“이 집이 고기를 그렇게 잘 한다면서요. 좀 멀리 가서 찍어라.”

* 박성래 기자:
가까이서 찍은 화면입니다. 눈 아래에 불룩하게 솟아있던 부분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피부가 팽팽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 달 전 얼굴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눈 밑 지방제거 수술 덕분입니다.

<당시 뉴스 화면>

* 박성래 기자:
바로 이때가 검찰이 추징금을 받기 위해 강제집행 절차를 밟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며 판사와 설전을 벌였던 지난해 4월에도 전 전 대통령의 눈 밑은 팽팽했습니다. 주로 부유층 노인들이 많이 받는 이 수술의 가격은 150만원 정도, 그러나 전직 대통령은 보통사람들보다 수술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먼저 주변 사람들을 보내 수술을 받게 했습니다.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미리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주변 사람들이 미리 수술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주변 사람들이 미리 와서 했나요?) “전두환 대통령이 그 이야기를 한 건 아니고 했던 분이 어떻게 연결이 돼서 그분이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제가 나중에 알았죠.”

* 박성래 기자:
그런 다음 다소 황당한 요청을 합니다. 병원에 있는 레이저 장비를 뜯어서 연희동 집으로 옮긴 다음 출장 수술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장비를 옮길 차량이 필요하면 차량을 보내주겠다고까지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차량을 제공해 주고 기계를 옮기자 하면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까 그 몰래 할 수 있게 해달라 뜻 아닙니까?) 그거에 대해서는 제가 할 이야기가 없어요.”

* 박성래 기자:
그러나 수술을 하다 사고가 일어나면 집에서는 응급처치가 불가능하다며 의사가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이른 아침 시간에 병원에 와서 수술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에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병원에 드나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들도 없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수술 가격으로는 누리기 어려운 특별 서비스입니다.

* 성형외과 의사:
“그런 날에는 우리가 가능하면 환자를 오전에는 늦게 오라는 얘기를 하고 예약을 안 잡죠. / 수술을 하는 경우에는 예약을 잡아서 하기 때문에 오전에는 예약을 안 잡고. 그분이 이제 하고 나서.”

* 박성래 기자:
의심스러운 곳은 이뿐이 아닙니다. 예전 사진을 보면 콧잔등의 색깔이 유독 빨갛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코와 주변에 빨개지는 이른바 ‘딸기코’, 또는 ‘주사코’라고 불리는
증상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붉은 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최근에는 말끔해졌습니다. 1회 시술에 4~50만원 씩 하는 색소치료를 받았다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됩니다. 뿐만 아니라 퇴임 직후까지 볼 수 있었던 점들도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게 아니라면 일어나기 힘든 현상입니다.

* 박성래 기자:
얼마전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200억원을 대납하면서 알토란 같은 내 돈이라며 눈물을 보였다는 이순자 여사. 일본 방문에 나섰던 지난 99년 1월. 이 여사의 턱의 선이 단연 눈에 띕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돌아온 다음부터 나오는 화면에는 턱 선이 둥글게 변합니다. 똑 같은 헤어스타일, 똑 같은 안경, 똑 같은 화장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 같습니다. 불과 70여일만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 성형외과 전문의 :
“99년도부터 4월 달 이후부터 얼굴이 변하기 시작해서 이건 2000년도 사진인데 전보다 훨씬 더 얼굴이 두툼해 보이죠.”

* 박성래 기자:
일본에서 턱 수술을 하지 않았을까 의심이 들었지만 성형외과 전문의의 분석 결과는 다르게 나왔습니다. 턱을 깎은 것이 아니라 주사기로 턱 옆 부분에 충전물질을 주입해 턱 선을 불룩하고 부드럽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
“체중변화가 물론 많이 생기면 얼굴 살이 붙는 건 사실이지만 이 정도 변한 거는 / 충전물질을 주입한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이 듭니다.”

* 박성래 기자:
자세히 보면 충전물질을 주입한 부분과 주입하지 않은 부분 사이에 경계선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
“충전물질을 주입한 부분이, 끝 부분이 부드럽게 처리되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같이 보입니다.”

* 박성래 기자:
실제로 취재진은 둥근 턱이 되기 바로 이틀 전 턱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타난 이 여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기자 브릿지:
그런데 충전물질을 주입하는 방법은 뼈를 수술하는 방법보다 훨씬 비용이 많이 들어 갑니다.

* 박성래 기자:
시간이 흐르면 주입한 충전물질이 자연적으로 분해되면서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반복해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
“고가의 시술이겠죠. 뼈 수술은 한 번에 돈이 들고 다시는 돈이 안 들기 때문에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 싸게 든다고 하겠죠. 이 정도 시술을 하면 한 번에 500 이상 들고 일년에 두 번 정도로 본다면 천 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겠죠.”

* 박성래 기자:
2000년 이후부터는 턱 옆 부분 뿐 아니라 뺨에까지 충전물질을 주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
“2000년도 부분에 굉장히 많이 통통해 보이죠. 이런 부분에 추가로 / 뺨 부분도 추가로 충전물질을 주입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성래 기자:
충전물질이 줄었다가 늘었다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여사의 얼굴 살도 줄었다 늘었다 한다는 분석입니다.

* 전 전 대통령 경호실 관계자
“죄송한 말씀이지만 오보가 될 수 있어요. 유언비어 퍼트리고 그러잖아요. 지금 연세가 얼마나 드셨는데 그런 걸 하십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셔도…”

* 박성래 기자:
그러나 인터뷰 요청서를 보낸지 나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사자들은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지난 97년 추징금 2,205 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 받고도 겨우 24%만 내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전 재산이 29만원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1,600 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못 내겠다면서 한 번에 수백만원 씩 하는 건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수술을 받아왔습니다. 얼굴 고칠 돈은 있는데 추징금 낼 돈은 없다는 얘깁니다.

* 클로징 멘트:
검찰은 최근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추징금 200억 원을 추가로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로 인해 이 같은 검찰의 의지가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검찰의 재산 추적의지가 흔들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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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 함께 성형수술?
    • 입력 2004-06-07 14:08:31
    • 수정2004-06-07 17:24:25
    취재파일K
* 오프닝 멘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산이 겨우29만원 뿐이라서 추징금 1600여 억 원을 못 내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산이 거의 없다는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가 주름살을 없애고 턱 선을 부드럽게 해주는 시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한 번에 수백만 원씩 드는 시술입니다. 그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 박성래 기자: 지난 4.15 총선 투표일.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투표소에 나타났습니다. 부부가 함께 카메라에 찍힌 가장 최근 모습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31년 생으로 우리 나이 74살, 이순자 여사는 1939년 생으로 우리 나이 66 살입니다. 윤기가 흐르는 뽀얀 피부와 둥글둥글 원만한 얼굴 곡선, 곱게 늙은 노인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 기자 브릿지: 그러나 몇 년 전에 촬영된 화면과 비교해 보면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의 얼굴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박성래 기자: 우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양쪽 눈 밑에 덩어리처럼 뭉쳐있던 지방이 사라져 피부가 팽팽해졌습니다. 코 주변이 불그스레해지는 모세혈관 확장증, 이른바 딸기코로 불리는 증상도 말끔해졌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순자 여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이 여사의 턱입니다. 예전과 달리 둥글고 부드럽게 변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이상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전 재산이 불과 29만원 밖에 없다며 천 6백 72억원을 못 낸다고 주장하는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가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풍문을 쫓아 수소문한 결과 전 전 대통령이 시술을 받았다는 병원을 알아냈습니다. 우선 정치인들이 시술을 받는지부터 물었습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정치인들이 많이들 시술 받으시나요?) “주로 국회 의원들이 가장 많겠고요, 기관장 하다가 나와서 정치에 뜻 있는 분들, 고위 공직자들 그런 분들이죠. 정치하는 분들은 화면을 받으니까 보기가 싫거든요. 많은 분들이 하십니다.” * 박성래 기자: 화제를 대통령쪽으로 돌려봤습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혹시 대통령도 받으세요?) “아, 현직 대통령은 못 오시죠. 마치고 난 다음에는 오시는데… 4년 전에 전직 대통령 눈 밑 수술을 한 번 해드렸거든요. 지방제거를 했는데…” (4년 전이면 Y.S.인가요?) “아닙니다.” * 박성래 기자: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전직 대통령은 과연 누구일까? 이번에는 병원을 직접 찾아가 취재 목적을 밝히고 물었습니다. 환자의 비밀을 밝힐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합니다. * 성형외과 의사: “남에게 나타나기 싫어 하시잖아요.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가장 1인잔데 그것까지 들춰낸다는 게 사실은 슬퍼요. 나야 그냥 좀 욕 먹으면 끝나지만 그렇게까지 해야만 되는 건지…” * 박성래 기자: 그러나 질문이 계속되자 아주 조심스럽게 답변하기 시작합니다. * 성형외과 의사: “저희 병원이 이제 여러 가지 시술을 하다 보니까 그 시술을 받은 분의 소개로 아마 연결된 것 같습니다.” * 박성래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받았다는 시술은 ‘눈 밑 지방제거 수술’. 노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눈 아래쪽에 불룩하게 솟은 지방덩어리를 없앰으로써 주름살을 제거하는 수술입니다. 레이저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술 흔적이 거의 남지 않고 곧바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유층 노인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 성형외과 의사: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 눈 밑 지방수술을 했다는데 그 때가 언제쯤 입니까?) “시간이 지나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2000년도 전후로 이렇게 기억됩니다.” * 박성래 기자: 2000년 당시의 화면을 검색해봤습니다. 구제역 파동으로 얼어붙은 쇠고기 소비를 되살린다며 주변 사람들을 모아놓고 불고기 잔치를 벌인 날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자신의 얼굴을 찍으려는 촬영기자에게 한사코 멀리 가서 찍으라고 주문합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까지 숙입니다. * 전두환 : “이 집이 고기를 그렇게 잘 한다면서요. 좀 멀리 가서 찍어라.” * 박성래 기자: 가까이서 찍은 화면입니다. 눈 아래에 불룩하게 솟아있던 부분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피부가 팽팽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 달 전 얼굴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눈 밑 지방제거 수술 덕분입니다. <당시 뉴스 화면> * 박성래 기자: 바로 이때가 검찰이 추징금을 받기 위해 강제집행 절차를 밟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며 판사와 설전을 벌였던 지난해 4월에도 전 전 대통령의 눈 밑은 팽팽했습니다. 주로 부유층 노인들이 많이 받는 이 수술의 가격은 150만원 정도, 그러나 전직 대통령은 보통사람들보다 수술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먼저 주변 사람들을 보내 수술을 받게 했습니다.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미리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주변 사람들이 미리 수술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주변 사람들이 미리 와서 했나요?) “전두환 대통령이 그 이야기를 한 건 아니고 했던 분이 어떻게 연결이 돼서 그분이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제가 나중에 알았죠.” * 박성래 기자: 그런 다음 다소 황당한 요청을 합니다. 병원에 있는 레이저 장비를 뜯어서 연희동 집으로 옮긴 다음 출장 수술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장비를 옮길 차량이 필요하면 차량을 보내주겠다고까지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차량을 제공해 주고 기계를 옮기자 하면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까 그 몰래 할 수 있게 해달라 뜻 아닙니까?) 그거에 대해서는 제가 할 이야기가 없어요.” * 박성래 기자: 그러나 수술을 하다 사고가 일어나면 집에서는 응급처치가 불가능하다며 의사가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이른 아침 시간에 병원에 와서 수술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에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병원에 드나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들도 없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수술 가격으로는 누리기 어려운 특별 서비스입니다. * 성형외과 의사: “그런 날에는 우리가 가능하면 환자를 오전에는 늦게 오라는 얘기를 하고 예약을 안 잡죠. / 수술을 하는 경우에는 예약을 잡아서 하기 때문에 오전에는 예약을 안 잡고. 그분이 이제 하고 나서.” * 박성래 기자: 의심스러운 곳은 이뿐이 아닙니다. 예전 사진을 보면 콧잔등의 색깔이 유독 빨갛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코와 주변에 빨개지는 이른바 ‘딸기코’, 또는 ‘주사코’라고 불리는 증상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붉은 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최근에는 말끔해졌습니다. 1회 시술에 4~50만원 씩 하는 색소치료를 받았다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됩니다. 뿐만 아니라 퇴임 직후까지 볼 수 있었던 점들도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게 아니라면 일어나기 힘든 현상입니다. * 박성래 기자: 얼마전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200억원을 대납하면서 알토란 같은 내 돈이라며 눈물을 보였다는 이순자 여사. 일본 방문에 나섰던 지난 99년 1월. 이 여사의 턱의 선이 단연 눈에 띕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돌아온 다음부터 나오는 화면에는 턱 선이 둥글게 변합니다. 똑 같은 헤어스타일, 똑 같은 안경, 똑 같은 화장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 같습니다. 불과 70여일만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 성형외과 전문의 : “99년도부터 4월 달 이후부터 얼굴이 변하기 시작해서 이건 2000년도 사진인데 전보다 훨씬 더 얼굴이 두툼해 보이죠.” * 박성래 기자: 일본에서 턱 수술을 하지 않았을까 의심이 들었지만 성형외과 전문의의 분석 결과는 다르게 나왔습니다. 턱을 깎은 것이 아니라 주사기로 턱 옆 부분에 충전물질을 주입해 턱 선을 불룩하고 부드럽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 “체중변화가 물론 많이 생기면 얼굴 살이 붙는 건 사실이지만 이 정도 변한 거는 / 충전물질을 주입한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이 듭니다.” * 박성래 기자: 자세히 보면 충전물질을 주입한 부분과 주입하지 않은 부분 사이에 경계선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 “충전물질을 주입한 부분이, 끝 부분이 부드럽게 처리되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같이 보입니다.” * 박성래 기자: 실제로 취재진은 둥근 턱이 되기 바로 이틀 전 턱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타난 이 여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기자 브릿지: 그런데 충전물질을 주입하는 방법은 뼈를 수술하는 방법보다 훨씬 비용이 많이 들어 갑니다. * 박성래 기자: 시간이 흐르면 주입한 충전물질이 자연적으로 분해되면서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반복해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 “고가의 시술이겠죠. 뼈 수술은 한 번에 돈이 들고 다시는 돈이 안 들기 때문에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 싸게 든다고 하겠죠. 이 정도 시술을 하면 한 번에 500 이상 들고 일년에 두 번 정도로 본다면 천 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겠죠.” * 박성래 기자: 2000년 이후부터는 턱 옆 부분 뿐 아니라 뺨에까지 충전물질을 주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 성형외과 전문의 : “2000년도 부분에 굉장히 많이 통통해 보이죠. 이런 부분에 추가로 / 뺨 부분도 추가로 충전물질을 주입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성래 기자: 충전물질이 줄었다가 늘었다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여사의 얼굴 살도 줄었다 늘었다 한다는 분석입니다. * 전 전 대통령 경호실 관계자 “죄송한 말씀이지만 오보가 될 수 있어요. 유언비어 퍼트리고 그러잖아요. 지금 연세가 얼마나 드셨는데 그런 걸 하십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셔도…” * 박성래 기자: 그러나 인터뷰 요청서를 보낸지 나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사자들은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지난 97년 추징금 2,205 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 받고도 겨우 24%만 내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전 재산이 29만원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1,600 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못 내겠다면서 한 번에 수백만원 씩 하는 건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수술을 받아왔습니다. 얼굴 고칠 돈은 있는데 추징금 낼 돈은 없다는 얘깁니다. * 클로징 멘트: 검찰은 최근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추징금 200억 원을 추가로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로 인해 이 같은 검찰의 의지가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검찰의 재산 추적의지가 흔들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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