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추적]남북경협 탁상행정에 흔들

입력 2004.06.13 (21:31)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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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 간 화합의 큰 역할을 담당해 온 것이 바로 남북 경협입니다.
이런 남북경협에 찬물을 끼얹는 탁상행정을 현장추적에서 고발합니다.
홍찬의 기자입니다.
⊙기자: 군산의 한 보세창고에 콩가마니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북한 각지에서 모아 보낸 콩나물 재배용 콩입니다.
모두 2만 가마니.
벌써 2달 넘게 버려져 있습니다.
⊙창고 관계자: 전용 창고가 아니기 때문에 오래되면 품질은 떨어지죠.
⊙기자: 하릴없이 이렇게 쌓여 있는 북한산 콩은 모두 1000톤.
8억원어치입니다.
국내 유통을 책임지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인수를 거부하면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발아율 미달.
농림부 산하 농수산물 유통공사의 의뢰를 받은 검정회사의 검사 결과입니다.
⊙김기붕(농수산물유통공사 과장):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검정기관들이 있습니다.
⊙기자: 그러나 검정회사는 콩의 발아율을 검사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닙니다.
⊙유재만(해양수산부 항만운영과장): 항만운송사업법상에서 규정하고 있는 감정업의 범위에는 화물의 감정과 관련된 업무만 할 수 있지 콩의 발아율 측정과 관련된 그런 업무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자: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말을 바꿉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 시정을 해야 되겠다든지, 당연히 저희들도 해양수산부쪽에서도 스스로 나올 것이고 당연히 저희들이 다 잘라버려야죠.
기자: 이 때문에 두 달 넘게 콩 대금을 못 받은 북한측은 강력히 항의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주재 북한 무역 회사 관계자: 이 콩도 어린이들을 해먹이는 콩입니다.
콩이 많아서 보낸 것 아닙니다.
포항까지 똑같이 해서 남한에 480톤을 보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6월 16일 (경협) 회담에서 국가적으로 제기할 겁니다.
⊙기자: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해에도 이 검정회사의 검사를 믿고 콩 500톤의 인수를 거부했다가 재판에서 졌습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 저희들이 100% 패소했어요.
⊙기자: 농수산물 가격을 안정시키는 기금에서 원금은 물론 소송비용과 이자까지 물어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또한 다른 수입사는 기준치에 미달되는 정도만큼만 값을 깎고 있지만 유독 북한산에만 엄격한 규정도 문제입니다.
⊙이은희(북한산 수입 업체 대표): 북한산에 대해서는 유독 반값에 적용하겠다, 그냥 1%만 모자라도 그냥 반값이에요.
⊙기자: 농림부의 승인조건을 충분한 검토 없이 그대로 받아들인 통일부의 책임도 큽니다.
⊙정승훈(통일 교역과장): 확인을 하고 검토할 부분이 있으면 검토를 하겠습니다.
⊙기자: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일방적인 엉터리 검사와 통일부와 농림부의 탁상행정이 남북경협과 남북화해무드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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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창추적]남북경협 탁상행정에 흔들
    • 입력 2004-06-13 21:10:08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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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 간 화합의 큰 역할을 담당해 온 것이 바로 남북 경협입니다. 이런 남북경협에 찬물을 끼얹는 탁상행정을 현장추적에서 고발합니다. 홍찬의 기자입니다. ⊙기자: 군산의 한 보세창고에 콩가마니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북한 각지에서 모아 보낸 콩나물 재배용 콩입니다. 모두 2만 가마니. 벌써 2달 넘게 버려져 있습니다. ⊙창고 관계자: 전용 창고가 아니기 때문에 오래되면 품질은 떨어지죠. ⊙기자: 하릴없이 이렇게 쌓여 있는 북한산 콩은 모두 1000톤. 8억원어치입니다. 국내 유통을 책임지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인수를 거부하면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발아율 미달. 농림부 산하 농수산물 유통공사의 의뢰를 받은 검정회사의 검사 결과입니다. ⊙김기붕(농수산물유통공사 과장):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검정기관들이 있습니다. ⊙기자: 그러나 검정회사는 콩의 발아율을 검사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닙니다. ⊙유재만(해양수산부 항만운영과장): 항만운송사업법상에서 규정하고 있는 감정업의 범위에는 화물의 감정과 관련된 업무만 할 수 있지 콩의 발아율 측정과 관련된 그런 업무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자: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말을 바꿉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 시정을 해야 되겠다든지, 당연히 저희들도 해양수산부쪽에서도 스스로 나올 것이고 당연히 저희들이 다 잘라버려야죠. 기자: 이 때문에 두 달 넘게 콩 대금을 못 받은 북한측은 강력히 항의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주재 북한 무역 회사 관계자: 이 콩도 어린이들을 해먹이는 콩입니다. 콩이 많아서 보낸 것 아닙니다. 포항까지 똑같이 해서 남한에 480톤을 보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6월 16일 (경협) 회담에서 국가적으로 제기할 겁니다. ⊙기자: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해에도 이 검정회사의 검사를 믿고 콩 500톤의 인수를 거부했다가 재판에서 졌습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 저희들이 100% 패소했어요. ⊙기자: 농수산물 가격을 안정시키는 기금에서 원금은 물론 소송비용과 이자까지 물어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또한 다른 수입사는 기준치에 미달되는 정도만큼만 값을 깎고 있지만 유독 북한산에만 엄격한 규정도 문제입니다. ⊙이은희(북한산 수입 업체 대표): 북한산에 대해서는 유독 반값에 적용하겠다, 그냥 1%만 모자라도 그냥 반값이에요. ⊙기자: 농림부의 승인조건을 충분한 검토 없이 그대로 받아들인 통일부의 책임도 큽니다. ⊙정승훈(통일 교역과장): 확인을 하고 검토할 부분이 있으면 검토를 하겠습니다. ⊙기자: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일방적인 엉터리 검사와 통일부와 농림부의 탁상행정이 남북경협과 남북화해무드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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