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빨리 가고싶다" 마지막 E-mail

입력 2004.06.23 (22:5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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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살된 김선일 씨가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E-메일이 공개됐습니다.
돌아?날만을 기다리는 심정이 절절하게 담겨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기자: 고 김선일 씨가 지난달 친구 심성대 씨에게 보낸 E-mail들입니다.
지난달 8일에는 한국인들이 거의 다 떠나간 요즘 회사 직원 5명만 남아 조촐하게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정말로 한국에 가고 싶다며 친구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그의 편지에서는 외로움과 짙은 향수가 묻어납니다.
지난달 15일 김 씨는 조만간 휴가를 받아 한국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들뜬 기분으로 E-메일을 보냈습니다.
귀국해 가장 먼저 김치와 자장면을 배터지도록 먹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또 미군의 만행을 담은 사진을 가지고 가겠다고 전하는 등 전쟁으로 핍박받는 이라크인들의 심정을 대변하기도 했습니다.
실종되기 직전인 5월 30일 김 씨는 눈앞에 닥쳐온 비운도 모른 채 휴가를 기다리는 즐거운 마음을 적었습니다.
요즘 달력을 더욱더 자주 보게 된다며 빨리 한국에 돌아갈 6월 말이 왔으면 좋겠다는 메일이 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소식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게 되면 어떤 것이든 맛난 것을 사주겠다고 친구에게 이루지 못할 약속도 했습니다.
⊙심성대(고 김선일 씨 친구): 지금도 그냥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냥 꿈꾸는 것 같고 지금도 살아 있는 친구가 보낸 메일처럼 덤덤하게 읽고 답장 보내야지...
⊙기자: 하지만 고 김선일 씨는 그토록 애타게 그리워하던 고국을 끝내 다시 밟지 못한 채 안타까운 서른셋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KBS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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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빨리 가고싶다" 마지막 E-mail
    • 입력 2004-06-23 21:14:4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피살된 김선일 씨가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E-메일이 공개됐습니다. 돌아?날만을 기다리는 심정이 절절하게 담겨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기자: 고 김선일 씨가 지난달 친구 심성대 씨에게 보낸 E-mail들입니다. 지난달 8일에는 한국인들이 거의 다 떠나간 요즘 회사 직원 5명만 남아 조촐하게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정말로 한국에 가고 싶다며 친구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그의 편지에서는 외로움과 짙은 향수가 묻어납니다. 지난달 15일 김 씨는 조만간 휴가를 받아 한국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들뜬 기분으로 E-메일을 보냈습니다. 귀국해 가장 먼저 김치와 자장면을 배터지도록 먹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또 미군의 만행을 담은 사진을 가지고 가겠다고 전하는 등 전쟁으로 핍박받는 이라크인들의 심정을 대변하기도 했습니다. 실종되기 직전인 5월 30일 김 씨는 눈앞에 닥쳐온 비운도 모른 채 휴가를 기다리는 즐거운 마음을 적었습니다. 요즘 달력을 더욱더 자주 보게 된다며 빨리 한국에 돌아갈 6월 말이 왔으면 좋겠다는 메일이 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소식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게 되면 어떤 것이든 맛난 것을 사주겠다고 친구에게 이루지 못할 약속도 했습니다. ⊙심성대(고 김선일 씨 친구): 지금도 그냥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냥 꿈꾸는 것 같고 지금도 살아 있는 친구가 보낸 메일처럼 덤덤하게 읽고 답장 보내야지... ⊙기자: 하지만 고 김선일 씨는 그토록 애타게 그리워하던 고국을 끝내 다시 밟지 못한 채 안타까운 서른셋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KBS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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