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환자 급증

⊙앵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습니다.
불면증 환자는 특히 젊은층에서도 많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경기불황과 생활양식의 변화를 그 이유로 꼽으면서 조기치료를 권하고 있습니다.
정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 40대 불면증 환자는 1년 전부터 새벽 3, 4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 실패로 생긴 카드빚 7000만원이 주된 원인입니다.
⊙불면증 환자: 밤에 운동을 하거나 어려운 책도 읽어 봤지만 막상 누워서 자려고 하면 다시 (정신이) 말똥말똥해져요.
⊙기자: 이 박사과정 학생은 빈혈과 논문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역시 잠 못 이루는 밤으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조정환(인천시 청학동): 자려고 그러면 다리가 너무 심하게 떨려서 잠을 못 잘 정도로...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불면증환자는 지난 2001년 3만 9000명에서 지난해 6만 5000여 명으로 2년 사이에 6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불면증 환자가 급증한 것은 20대의 경우 청년실업 증가를 주된 요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3, 40대는 직장 내 감원과 명예퇴직 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5, 60대 이상은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정찬호(신경정신과 전문의): 젊은 사람들이 앞장서고 뒤에 있는 나는 늙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퇴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기력해짐에 따라서 우울증과 겹쳐서...
⊙기자: 또 여성 불면증 환자가 남성보다 50%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 우울증환자가 상대적으로 2, 3배 많은 까닭입니다.
이와 함께 병원이나 편의점, 공장 등 24시간 운영되는 곳이 늘어난 것도 불면증이 증가한 또 다른 요인입니다.
⊙나혜정(삼성제일병원 간호사): 사회활동의 패턴이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걸로 되어 있는데 그게 바뀌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면 일부러 잠이 안 오는데도 청하려고 해요.
⊙기자: 이러한 불면증은 다음날 업무효율을 떨어뜨려 사회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유발합니다.
⊙한진규(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피곤함, 졸림, 의욕저하,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일 능률이 적게는 30%, 많게는 50%, 70% 이상 떨어지게 되겠습니다.
⊙기자: 초기 불면증이 2, 3개월 지속되면 치료가 어려운 만성불면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KBS뉴스 정인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