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브로커비에 정착비 날려

입력 2004.07.28 (21:5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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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탈북자들의 대규모 입국소식을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이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기까지 수백만원의 알선료를 브로커에게 약속한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문제는 탈북자들이 정부에서 받은 정착비에서 이런 알선료를 주고 나면 빈손이 된다는 데 있습니다.
최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5월 탈북해 한국에 들어온 정 모씨는 이번 대규모 탈북자 가운데 남동생이 포함된 소식을 듣고 일단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뿐, 걱정이 앞섭니다.
남동생 입국조건으로 중국 브로커에게 주기로 한 500만원을 마련할 길이 아득하기 때문입니다.
⊙정 씨(탈북자): 우리가 나올 때(정착비) 1700만 원 받았거든요.
우리가 알선비를 줘야 하지 않습니까?
거기서 900만 원이라는 돈을 알선비를 주고 나면 얼마 남겠습니까?
⊙기자: 탈북한 지 2년 만에 지난달 브로커를 통해 딸을 한국에 데려온 박 모씨도 알선료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선불로 준 100만원 외에 나머지 400만원을 이달까지 중국 브로커에게 보내줘야 합니다.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중국에 나오기 위해 주는 알선료는 150만원 정도이고 여기서 다시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제3국으로 가는 데 4, 500만원이 더 들어갑니다.
중국 내 브로커는 대부분 중국 동포들이고 국내 탈북자들 몇몇이 이들과 연결된 연락책 일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브로커 연락책: 누구 손을 통해서든 어떻게 (연락이) 들어와 가지고 보내 달라, 한국에 보내달라, 그러면 브로커를 소개시켜준 건 있습니다.
내가...돈은 자기들끼리 합의보니까...
⊙기자: 중국 내 브로커들은 알선료를 받아내기 위해 중국이나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인질로 삼기도 합니다.
⊙정 모씨(탈북자): 우리 어머니를 북한에 이송시키겠다고 이사람이 (브로커가)...
말하자면 협박해 가지고 많이 고생했어요.
⊙기자: 정부가 탈북자에게 지급하는 정착비는 4인 가족 기준 6400여 만원 수준입니다.
브로커를 통해 입국한 사람들은 이 가운데 40% 가량을 알선료로 내주면서 정착의욕이 꺾이고 있습니다.
⊙박 모씨(탈북자): (한국에) 와서 정착금 타 봤자, 500만 원 돈 넘겨주고 나면 뭐 가지고 생활합니까?
⊙기자: KBS뉴스 최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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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 브로커비에 정착비 날려
    • 입력 2004-07-28 21:58:25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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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탈북자들의 대규모 입국소식을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이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기까지 수백만원의 알선료를 브로커에게 약속한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문제는 탈북자들이 정부에서 받은 정착비에서 이런 알선료를 주고 나면 빈손이 된다는 데 있습니다. 최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5월 탈북해 한국에 들어온 정 모씨는 이번 대규모 탈북자 가운데 남동생이 포함된 소식을 듣고 일단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뿐, 걱정이 앞섭니다. 남동생 입국조건으로 중국 브로커에게 주기로 한 500만원을 마련할 길이 아득하기 때문입니다. ⊙정 씨(탈북자): 우리가 나올 때(정착비) 1700만 원 받았거든요. 우리가 알선비를 줘야 하지 않습니까? 거기서 900만 원이라는 돈을 알선비를 주고 나면 얼마 남겠습니까? ⊙기자: 탈북한 지 2년 만에 지난달 브로커를 통해 딸을 한국에 데려온 박 모씨도 알선료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선불로 준 100만원 외에 나머지 400만원을 이달까지 중국 브로커에게 보내줘야 합니다.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중국에 나오기 위해 주는 알선료는 150만원 정도이고 여기서 다시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제3국으로 가는 데 4, 500만원이 더 들어갑니다. 중국 내 브로커는 대부분 중국 동포들이고 국내 탈북자들 몇몇이 이들과 연결된 연락책 일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브로커 연락책: 누구 손을 통해서든 어떻게 (연락이) 들어와 가지고 보내 달라, 한국에 보내달라, 그러면 브로커를 소개시켜준 건 있습니다. 내가...돈은 자기들끼리 합의보니까... ⊙기자: 중국 내 브로커들은 알선료를 받아내기 위해 중국이나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인질로 삼기도 합니다. ⊙정 모씨(탈북자): 우리 어머니를 북한에 이송시키겠다고 이사람이 (브로커가)... 말하자면 협박해 가지고 많이 고생했어요. ⊙기자: 정부가 탈북자에게 지급하는 정착비는 4인 가족 기준 6400여 만원 수준입니다. 브로커를 통해 입국한 사람들은 이 가운데 40% 가량을 알선료로 내주면서 정착의욕이 꺾이고 있습니다. ⊙박 모씨(탈북자): (한국에) 와서 정착금 타 봤자, 500만 원 돈 넘겨주고 나면 뭐 가지고 생활합니까? ⊙기자: KBS뉴스 최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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