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분할 '남녀 차별' 심하다

⊙앵커: 이혼증가로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마는 불이익을 당하는 쪽은 대부분 여성들입니다.
남녀차별적 제도 앞에 여성들이 울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홍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60살의 이 모씨는 결혼 초기에 생활비는 물론 남편의 병원개업 비용까지 댔습니다.
그러나 병원이 잘 되고 형편이 나아진 뒤 남편은 딴살림을 차렸고 자식까지 낳아 호적에 올려놓은 뒤 생활비마저 끊어버렸습니다.
⊙이 모씨: 한 푼도 못 받고 있어요, 지금 저는 최저의 생활을 하고 있죠.
이럴 거면 이게 무슨 법인가요.
⊙기자: 이 씨는 재산이라도 분할받기 위해 이혼소송을 냈지만 남편이 재산을 이미 빼돌린 뒤였습니다.
지난해 이혼한 41살 김 모씨 역시 남편이 재산을 숨겨 자녀들과의 생활이 막막합니다.
⊙김 모씨: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는 심정을 느꼈어요.
법원을 나오면서 우리나라 판사에 대해 너무 실망했어요.
⊙기자: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리는 경우에 대비해 가사소송법에는 재산처분행위를 금지하고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양육비 지급결정이 내려져도 과태료 100만원만 내면 그만입니다.
⊙배금자(변호사): 미국 같은 경우에는 재산에 대한 처분 금지를 판사가 직권으로 이혼소송과 동시에 해 주기 때문에...
⊙기자: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대체로 재산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혼하는 여성들은 실효성도 없는 가사소송법 앞에서 또 다른 형태의 남녀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KBS뉴스 홍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