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방카슈랑스 1년, 은행만 배불려

입력 2004.09.03 (21:59)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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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를 시작한 지 1년이 됐습니다.
보험료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은행들만 배불린 장사였습니다.
박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적금을 들기 위해 은행을 찾았던 정성헌 씨는 은행에서 파는 보험에 가입하면 적금처럼 목돈도 만들고 보장도 받을 수 있다는 솔깃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9달 동안 90만원을 불입했던 정 씨는 갑자기 수술을 받게 돼 해약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해약시 받을 수 있는 돈은 단돈 60만원, 원금의 3분의 2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정성현(경기도 시흥시): 처음에는 이건 적금이고 보험은 부가적으로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차원에서 은행에서 해 주는 건 줄 알았죠.
⊙기자: 은행은 가입 당시에 해약에 따른 불이익을 설명해 준다고 합니다.
⊙은행 보험창구 담당직원: 은행 적금 가입하는 것과 틀리게 환급금이 미약하게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자: 해지할 경우 가입자가 감수해야 하는 원금 손실도 설계사를 통해 했을 때 전혀 이득이 없습니다.
우선 보험 모집을 해 주는 대가로 은행이 떼는 수수료가 원금의 4.7%나 됩니다.
여기에다 보험사도 회사 운영비 명목으로 원금의 10% 정도를 떼가는 바람에 가령 100만원을 은행에 맡겨도 80여 만원만 적립될 뿐입니다.
은행에서 보험을 팔면 설계사 관련 비용이 크게 줄어들어 보험료가 낮아질 것이라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수수료가 4분의 1로 낮아진 독일이나 고객에게 돌려주는 해약환급금이 두 배로 늘어난 프랑스와는 극히 대조적입니다.
⊙김미숙(보험소비자협회): 그 차액을 소비자들한테 돌아가도록 하는 구조가 아니라 은행은 그 차액을 자신들의 수익으로 돌리기 위해서 검토를 했던 것이죠.
⊙기자: 은행이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 주는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하라고 강요하는 경우까지 생겼습니다.
이른바 꺾기인 것입니다.
⊙은행 보험 상품 가입자: 대출이 3000만원 있고 보험을 갑자기 들어 달라고 하니까 거절하기 곤란한 상황이었고...
⊙기자: 은행들은 지난 1년 동안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1100억원의 이익을 거뒀고 보험사도 매출이 45%나 늘어나면서 큰 이익을 봤습니다.
한 해 전 금융 소비자들의 이익을 위해 도입한다던 방카슈랑스. 하지만 실제로 이익을 본 것은 은행과 보험회사들뿐이고 정작 소비자들에게 돌아간 혜택은 거의 없었습니다.
KBS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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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방카슈랑스 1년, 은행만 배불려
    • 입력 2004-09-03 21:37:56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를 시작한 지 1년이 됐습니다. 보험료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은행들만 배불린 장사였습니다. 박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적금을 들기 위해 은행을 찾았던 정성헌 씨는 은행에서 파는 보험에 가입하면 적금처럼 목돈도 만들고 보장도 받을 수 있다는 솔깃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9달 동안 90만원을 불입했던 정 씨는 갑자기 수술을 받게 돼 해약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해약시 받을 수 있는 돈은 단돈 60만원, 원금의 3분의 2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정성현(경기도 시흥시): 처음에는 이건 적금이고 보험은 부가적으로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차원에서 은행에서 해 주는 건 줄 알았죠. ⊙기자: 은행은 가입 당시에 해약에 따른 불이익을 설명해 준다고 합니다. ⊙은행 보험창구 담당직원: 은행 적금 가입하는 것과 틀리게 환급금이 미약하게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자: 해지할 경우 가입자가 감수해야 하는 원금 손실도 설계사를 통해 했을 때 전혀 이득이 없습니다. 우선 보험 모집을 해 주는 대가로 은행이 떼는 수수료가 원금의 4.7%나 됩니다. 여기에다 보험사도 회사 운영비 명목으로 원금의 10% 정도를 떼가는 바람에 가령 100만원을 은행에 맡겨도 80여 만원만 적립될 뿐입니다. 은행에서 보험을 팔면 설계사 관련 비용이 크게 줄어들어 보험료가 낮아질 것이라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수수료가 4분의 1로 낮아진 독일이나 고객에게 돌려주는 해약환급금이 두 배로 늘어난 프랑스와는 극히 대조적입니다. ⊙김미숙(보험소비자협회): 그 차액을 소비자들한테 돌아가도록 하는 구조가 아니라 은행은 그 차액을 자신들의 수익으로 돌리기 위해서 검토를 했던 것이죠. ⊙기자: 은행이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 주는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하라고 강요하는 경우까지 생겼습니다. 이른바 꺾기인 것입니다. ⊙은행 보험 상품 가입자: 대출이 3000만원 있고 보험을 갑자기 들어 달라고 하니까 거절하기 곤란한 상황이었고... ⊙기자: 은행들은 지난 1년 동안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1100억원의 이익을 거뒀고 보험사도 매출이 45%나 늘어나면서 큰 이익을 봤습니다. 한 해 전 금융 소비자들의 이익을 위해 도입한다던 방카슈랑스. 하지만 실제로 이익을 본 것은 은행과 보험회사들뿐이고 정작 소비자들에게 돌아간 혜택은 거의 없었습니다. KBS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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