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티어' 두 번 죽이는 사회

입력 2004.09.07 (21:59)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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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국산경비행기 시험비행중 순직한 두 교수에 대해서 국가적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유족들의 가슴을 또 한 번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국책사업에 헌신했지만 보상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김도엽 기자입니다.
⊙기자: 고 은희봉, 황명신 교수의 마지막 길, 항공대장으로 명예롭게 치루려 했던 영결식은 조촐한 가족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국가유공자처럼 예우를 해 주겠다던 정부의 보상은 그러나 훈장 추서가 전부였습니다.
과기부와 국가보훈처는 관련 규정에 없다며 등을 돌렸고 금전적 보상은 사학연금과 산재보험금이 전부입니다.
유족들은 차라리 소송을 하라는 말에 말문이 막힙니다.
⊙정홍수(고 은희봉 교수 처남): 소송하셔라, 그렇게 됐을 때는 그 보상은 근거에 의해서 자기들이 돈을 받아줄 수 있으니까 지금 근거가 없기 때문에 내줄 방법이 없다, 그래서 소송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기자: 따로 보험을 들고 싶었으나 예산낭비라는 감사원의 지적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성봉주(항공우주연구원 사고 대책위): 다른 직장인 재해 보험을 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이중 혜택이니까 취소하라는 요구가 있었거든요.
⊙기자: 이러다 보니 누가 개척자정신을 가지고 위험한 국책사업에 뛰어들겠냐 하는 것이 학계, 연구자들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신명호(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대책을 세우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보험 같은 것들도 국가 차원에서 들려고 하겠느냐, 보통 문제가 아닌데 이런 식의 체념한다든가, 그런 것들이 있죠.
⊙기자: 이번 사고에 앞서서 이미 우리는 지난해 겨울 남극 기지의 전재규 대원을 잃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법규가 없기 때문에 고인들에게 걸맞는 보상을 하지 못하는 현실은 바뀐 것이 없습니다.
KBS뉴스 김도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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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론티어' 두 번 죽이는 사회
    • 입력 2004-09-07 21:27:29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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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국산경비행기 시험비행중 순직한 두 교수에 대해서 국가적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유족들의 가슴을 또 한 번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국책사업에 헌신했지만 보상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김도엽 기자입니다. ⊙기자: 고 은희봉, 황명신 교수의 마지막 길, 항공대장으로 명예롭게 치루려 했던 영결식은 조촐한 가족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국가유공자처럼 예우를 해 주겠다던 정부의 보상은 그러나 훈장 추서가 전부였습니다. 과기부와 국가보훈처는 관련 규정에 없다며 등을 돌렸고 금전적 보상은 사학연금과 산재보험금이 전부입니다. 유족들은 차라리 소송을 하라는 말에 말문이 막힙니다. ⊙정홍수(고 은희봉 교수 처남): 소송하셔라, 그렇게 됐을 때는 그 보상은 근거에 의해서 자기들이 돈을 받아줄 수 있으니까 지금 근거가 없기 때문에 내줄 방법이 없다, 그래서 소송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기자: 따로 보험을 들고 싶었으나 예산낭비라는 감사원의 지적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성봉주(항공우주연구원 사고 대책위): 다른 직장인 재해 보험을 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이중 혜택이니까 취소하라는 요구가 있었거든요. ⊙기자: 이러다 보니 누가 개척자정신을 가지고 위험한 국책사업에 뛰어들겠냐 하는 것이 학계, 연구자들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신명호(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대책을 세우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보험 같은 것들도 국가 차원에서 들려고 하겠느냐, 보통 문제가 아닌데 이런 식의 체념한다든가, 그런 것들이 있죠. ⊙기자: 이번 사고에 앞서서 이미 우리는 지난해 겨울 남극 기지의 전재규 대원을 잃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법규가 없기 때문에 고인들에게 걸맞는 보상을 하지 못하는 현실은 바뀐 것이 없습니다. KBS뉴스 김도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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