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반장의 죽음..‘미궁 속 수사’ 중압감에…

입력 2004.10.18 (20:36) 수정 2005.01.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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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포천여중생 살인사건을 수사해 온 수사반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앵커: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아온 사건을 1년 가까이 수사하면서도 해결하지 못하자 중압감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을 수사해온 윤석명 경사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어제 오전 11시 반쯤.
지난 11일 병원에 간다며 사무실을 나간 뒤 닷새 만이었습니다.
경찰은 독극물병과 함께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 경사는 유서에서 하고 싶은 말도 하고 화날 때는 풀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과중한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려 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유족: 추석 때도 굉장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평소보다 더 힘든 모습을...
⊙기자: 윤 경사가 수사를 지휘해 온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은 지난해 11월 일어났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학교 2학년생 엄현아 양이 실종됐고 연인원 2000여 명이 수색작업에 투입됐지만 휴대전화 등 수집품만 발견했을 뿐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석 달간 소식이 끊겼던 엄 양은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시신으로 실종 96일 만에 발견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이 일어나는 등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졌고 당시 포천 경찰서장은 직위해제됐습니다.
숨진 윤 경사는 사건 직후인 지난 2월부터 수사반장직을 맡아 수사를 지휘하면서 범인검거에 남다른 열의를 보였습니다.
⊙동료 경찰: (잡으려는 의지가) 엄청났죠.
안 쉬는 사람이에요.
⊙기자: 그러나 당초 혐의점을 뒀던 용의자 3명은 모두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고 수사는 미궁 속으로 빠졌습니다.
⊙동료 경찰: 이거다 싶어서 가보면 아니고, 외부에서는 그거하나 제대로 해결 못 한다고 하고, 우린 나름대로 바닥까지 가 보는데...
⊙기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됐지만 수사가 1년 가까이 답보상태에 머무르면서 윤 경사의 중압감은 극에 달했다고 유족들은 말합니다.
⊙유족: 머리가 흑발이었는데 백발로 변했어요.
몸무게도 한 10킬로 이상 빠진 상태였고...
⊙기자: 제2, 제3의 범행을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휴일도 반납한 채 수사에만 전념해온 윤 경사는 결국 한줌의 재가 되어 유족과 동료들 앞에 돌아왔습니다.
KBS뉴스 정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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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사 반장의 죽음..‘미궁 속 수사’ 중압감에…
    • 입력 2004-10-18 20:09:10
    • 수정2005-01-19 15:38:08
    뉴스타임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포천여중생 살인사건을 수사해 온 수사반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앵커: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아온 사건을 1년 가까이 수사하면서도 해결하지 못하자 중압감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을 수사해온 윤석명 경사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어제 오전 11시 반쯤. 지난 11일 병원에 간다며 사무실을 나간 뒤 닷새 만이었습니다. 경찰은 독극물병과 함께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 경사는 유서에서 하고 싶은 말도 하고 화날 때는 풀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과중한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려 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유족: 추석 때도 굉장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평소보다 더 힘든 모습을... ⊙기자: 윤 경사가 수사를 지휘해 온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은 지난해 11월 일어났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학교 2학년생 엄현아 양이 실종됐고 연인원 2000여 명이 수색작업에 투입됐지만 휴대전화 등 수집품만 발견했을 뿐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석 달간 소식이 끊겼던 엄 양은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시신으로 실종 96일 만에 발견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이 일어나는 등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졌고 당시 포천 경찰서장은 직위해제됐습니다. 숨진 윤 경사는 사건 직후인 지난 2월부터 수사반장직을 맡아 수사를 지휘하면서 범인검거에 남다른 열의를 보였습니다. ⊙동료 경찰: (잡으려는 의지가) 엄청났죠. 안 쉬는 사람이에요. ⊙기자: 그러나 당초 혐의점을 뒀던 용의자 3명은 모두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고 수사는 미궁 속으로 빠졌습니다. ⊙동료 경찰: 이거다 싶어서 가보면 아니고, 외부에서는 그거하나 제대로 해결 못 한다고 하고, 우린 나름대로 바닥까지 가 보는데... ⊙기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됐지만 수사가 1년 가까이 답보상태에 머무르면서 윤 경사의 중압감은 극에 달했다고 유족들은 말합니다. ⊙유족: 머리가 흑발이었는데 백발로 변했어요. 몸무게도 한 10킬로 이상 빠진 상태였고... ⊙기자: 제2, 제3의 범행을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휴일도 반납한 채 수사에만 전념해온 윤 경사는 결국 한줌의 재가 되어 유족과 동료들 앞에 돌아왔습니다. KBS뉴스 정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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