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유럽은 지금 초여름?…힘 못 쓰는 푸틴의 ‘동장군’

입력 2023.01.04 (18:07) 수정 2023.01.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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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는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이 코 앞입니다.

그런데 유럽은요. 이상 고온으로 초여름 날씨라네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장군' 전략이 무색해지는 모양샌데요.

<글로벌 ET> 오늘도 홍석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초여름 날씨면 유럽, 얼마나 더운 건가요?

[기자]

네, 보시는 곳은 스위스 알프스 스키장인데요.

문을 닫았습니다.

땅이 그대로 보이죠?

인공 눈을 뿌려봐도 날씨가 따뜻하니 다 녹는 겁니다.

새해 첫날 스위스 서북부 들레몽 지역의 기온이 20.2도를 기록했어요.

스위스의 1월 역대 최고 기온을 30년 만에 갈아치웠습니다.

유럽 곳곳의 상황이 비슷한데요.

새해 첫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는 19도를 기록했습니다.

평소 이 지역의 초여름 날씨나 다름없었습니다.

남쪽으로 가보면 스페인 북부 빌바오가 같은 날 기온이 25.1도까지 치솟아 1월 기온으로 가장 더웠습니다.

[앵커]

유럽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평년을 웃돌고 있다, 왜 이런 건가요?

[기자]

지구온난화 현상 여판데요.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서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럽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 10도가 넘는 포근한 날씨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거란 예보입니다.

[앵커]

스키장은 울상이겠습니다만, 난방비 걱정은 한시름 덜었겠습니다?

[기자]

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은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죠.

올라도 너무 올라버린 가스값을 감당하지 못해 집까지 내놓은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헝가리 거주/2022년 11월 인터뷰 : "좀 작은 집으로 옮기려고요. 여기선 공과금 감당 못 해요. 가스, 전기요금이 너무 올랐어요."]

유럽 각국은 혹독한 겨울이 올 것을 대비해 에너지 비축하고, 절약 캠페인 벌이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총동원했는데요.

예상과 달리 지난달 초 '반짝 추위' 이후엔 겨울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 날이 따뜻합니다.

새해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약세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2일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77.02유로, 지난해 8월엔 342유로까지 치솟았거든요.

가스값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겁니다.

[앵커]

전쟁 이야기 하니까 천연가스 손에 쥐고 유럽 춥기만을 기다렸던 푸틴 대통령 이야기 안 할 수 없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 서방 제재에 맞서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을 봉쇄하는 등 '에너지 무기화'에 나섰죠.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수요의 40% 정도거든요.

그러나 유례없이 따뜻한 겨울에 푸틴 대통령의 '동장군' 계획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오히려 에너지 최대 시장이었던 유럽을 잃으면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데요.

지난해 가스 수출과 생산 실적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맞서 에너지 절약 운동을 벌이며 수요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도 예정돼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다급했던 모양입니다.

지난해 마지막 날, 천연가스 빗장을 일부 풀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들에 러시아 통화인 '루블'로만 받던 가스 결제대금을 이젠 '다른 외화'로도 받겠다고 했습니다.

상황은 유동적입니다.

블룸버그는 겨울이 지나기까지 재고 관리가 가스 가격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 전쟁이 해를 넘겼네요.

최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러시아는 새해 첫날에도 미사일과 무인기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습했는데요.

전세는 갈수록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깁니다.

러시아가 휴전을 요구할 수 있단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가운데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 추가 동원령을 선포하고 국경을 폐쇄할 거란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 신년사 들어보시죠.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조국을 지키는 일은 선조와 후손에 대한 신성한 의무입니다.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습니다."]

전쟁에 대한 우려만큼 유럽의 이상 고온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큰데요.

지난 한 해 유럽 날씨는 폭염과 가뭄, 폭풍, 한파, 모두 기록적이었습니다.

[앵커]

라트비아에선 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일부 지역이 침수되기도 했다는데요.

심각한 기후위기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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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유럽은 지금 초여름?…힘 못 쓰는 푸틴의 ‘동장군’
    • 입력 2023-01-04 18:07:55
    • 수정2023-01-04 18:15:54
    통합뉴스룸ET
[앵커]

우리나라는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이 코 앞입니다.

그런데 유럽은요. 이상 고온으로 초여름 날씨라네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장군' 전략이 무색해지는 모양샌데요.

<글로벌 ET> 오늘도 홍석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초여름 날씨면 유럽, 얼마나 더운 건가요?

[기자]

네, 보시는 곳은 스위스 알프스 스키장인데요.

문을 닫았습니다.

땅이 그대로 보이죠?

인공 눈을 뿌려봐도 날씨가 따뜻하니 다 녹는 겁니다.

새해 첫날 스위스 서북부 들레몽 지역의 기온이 20.2도를 기록했어요.

스위스의 1월 역대 최고 기온을 30년 만에 갈아치웠습니다.

유럽 곳곳의 상황이 비슷한데요.

새해 첫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는 19도를 기록했습니다.

평소 이 지역의 초여름 날씨나 다름없었습니다.

남쪽으로 가보면 스페인 북부 빌바오가 같은 날 기온이 25.1도까지 치솟아 1월 기온으로 가장 더웠습니다.

[앵커]

유럽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평년을 웃돌고 있다, 왜 이런 건가요?

[기자]

지구온난화 현상 여판데요.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서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럽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 10도가 넘는 포근한 날씨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거란 예보입니다.

[앵커]

스키장은 울상이겠습니다만, 난방비 걱정은 한시름 덜었겠습니다?

[기자]

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은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죠.

올라도 너무 올라버린 가스값을 감당하지 못해 집까지 내놓은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헝가리 거주/2022년 11월 인터뷰 : "좀 작은 집으로 옮기려고요. 여기선 공과금 감당 못 해요. 가스, 전기요금이 너무 올랐어요."]

유럽 각국은 혹독한 겨울이 올 것을 대비해 에너지 비축하고, 절약 캠페인 벌이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총동원했는데요.

예상과 달리 지난달 초 '반짝 추위' 이후엔 겨울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 날이 따뜻합니다.

새해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약세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2일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77.02유로, 지난해 8월엔 342유로까지 치솟았거든요.

가스값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겁니다.

[앵커]

전쟁 이야기 하니까 천연가스 손에 쥐고 유럽 춥기만을 기다렸던 푸틴 대통령 이야기 안 할 수 없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 서방 제재에 맞서서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을 봉쇄하는 등 '에너지 무기화'에 나섰죠.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수요의 40% 정도거든요.

그러나 유례없이 따뜻한 겨울에 푸틴 대통령의 '동장군' 계획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오히려 에너지 최대 시장이었던 유럽을 잃으면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데요.

지난해 가스 수출과 생산 실적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맞서 에너지 절약 운동을 벌이며 수요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도 예정돼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다급했던 모양입니다.

지난해 마지막 날, 천연가스 빗장을 일부 풀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들에 러시아 통화인 '루블'로만 받던 가스 결제대금을 이젠 '다른 외화'로도 받겠다고 했습니다.

상황은 유동적입니다.

블룸버그는 겨울이 지나기까지 재고 관리가 가스 가격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 전쟁이 해를 넘겼네요.

최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러시아는 새해 첫날에도 미사일과 무인기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습했는데요.

전세는 갈수록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깁니다.

러시아가 휴전을 요구할 수 있단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가운데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 추가 동원령을 선포하고 국경을 폐쇄할 거란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 신년사 들어보시죠.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조국을 지키는 일은 선조와 후손에 대한 신성한 의무입니다.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습니다."]

전쟁에 대한 우려만큼 유럽의 이상 고온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큰데요.

지난 한 해 유럽 날씨는 폭염과 가뭄, 폭풍, 한파, 모두 기록적이었습니다.

[앵커]

라트비아에선 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일부 지역이 침수되기도 했다는데요.

심각한 기후위기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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