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우롱하는 치명적 질병 보험

입력 2004.12.01 (21:58)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혹시 CI보험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중대한 병에 걸리면 고액의 치료비를 준다고 해서 꽤 인기가 있습니다마는 문제의 그 중대한이라는 표현 때문에 막상 보험금을 받기가 까다로워서 민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임장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상보 씨는 올해 초 중대한 병에 걸리면 치료비를 준다는 CI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몇 달 후 뇌졸중이 발생해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보험금 지급은 거절당했습니다.
보험금 지급 사유가 그냥 뇌졸중이 아니라 중대한 뇌졸중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약관에는 중대한 뇌졸중을 뇌졸중이 생긴 후 영구장인 장애로 평생 간호를 받아야 하는 상태를 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최상보(CI보험 가입자): 설계사는 100% 다 나온다고 했고...
영구적인 장애가 나와야 보험금 지급된다면 그런 보험 안 들죠.
⊙기자: 금융감독원에는 최 씨와 비슷한 CI보험민원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습니다.
⊙박성열(금융감독원 민원상담역): 중대한이라고 하는 것은 극히 약관에 제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입자쪽에서는 모든 질병도 다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심리를 가지고...
⊙기자: 한 보험사의 CI보험 설명서입니다.
진단만 받으면 5000만원을 준다며 내세운 질병이름 앞에는 어김없이 중대한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습니다.
이 중대한이라는 한마디가 얼마나 까다로운 지급 조건을 의미하는지는 약관을 들여다봐도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조연행(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 기존의 보험상품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른 상품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상품교육을 받은 설계사만 판매를 해야 하는데 경쟁을 하다 보니까 모든 설계사가 판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추후에 대부분 민원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자: 민원이 잇따르기 시작하자 보험금의 일부를 주겠다며 절충안으로 해결하려는 보험사도 늘고 있습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 절충안으로 해결하는 것은 근절돼야 되겠지만, (계약자) 보호 차원에서 절충안이 나오는 겁니다.
⊙기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 CI보험은 이미 200만건을 넘어서 대량민원사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임장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중환자 우롱하는 치명적 질병 보험
    • 입력 2004-12-01 21:21:11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혹시 CI보험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중대한 병에 걸리면 고액의 치료비를 준다고 해서 꽤 인기가 있습니다마는 문제의 그 중대한이라는 표현 때문에 막상 보험금을 받기가 까다로워서 민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임장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상보 씨는 올해 초 중대한 병에 걸리면 치료비를 준다는 CI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몇 달 후 뇌졸중이 발생해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보험금 지급은 거절당했습니다. 보험금 지급 사유가 그냥 뇌졸중이 아니라 중대한 뇌졸중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약관에는 중대한 뇌졸중을 뇌졸중이 생긴 후 영구장인 장애로 평생 간호를 받아야 하는 상태를 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최상보(CI보험 가입자): 설계사는 100% 다 나온다고 했고... 영구적인 장애가 나와야 보험금 지급된다면 그런 보험 안 들죠. ⊙기자: 금융감독원에는 최 씨와 비슷한 CI보험민원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습니다. ⊙박성열(금융감독원 민원상담역): 중대한이라고 하는 것은 극히 약관에 제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입자쪽에서는 모든 질병도 다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심리를 가지고... ⊙기자: 한 보험사의 CI보험 설명서입니다. 진단만 받으면 5000만원을 준다며 내세운 질병이름 앞에는 어김없이 중대한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습니다. 이 중대한이라는 한마디가 얼마나 까다로운 지급 조건을 의미하는지는 약관을 들여다봐도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조연행(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 기존의 보험상품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른 상품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상품교육을 받은 설계사만 판매를 해야 하는데 경쟁을 하다 보니까 모든 설계사가 판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추후에 대부분 민원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자: 민원이 잇따르기 시작하자 보험금의 일부를 주겠다며 절충안으로 해결하려는 보험사도 늘고 있습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 절충안으로 해결하는 것은 근절돼야 되겠지만, (계약자) 보호 차원에서 절충안이 나오는 겁니다. ⊙기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 CI보험은 이미 200만건을 넘어서 대량민원사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임장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