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엔화, 조직 폭력배 개입 의혹

⊙앵커: 지금 이웃 일본의 상황을 보면 이 위조 엔화 문제 가볍게 볼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조직폭력배들의 개입 의혹까지 일면서 일본 중앙은행이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양지우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에서는 3년 전부터 위조지폐가 크게 늘어 지난 2002년에는 2만 200여 장이 발견됐습니다.
컬러복사 기술이 갈수록 정교해진데다 인터넷에 위조전용 프로그램까지 나돌아 위조가 더욱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연말연시부터 일본 전국의 신사와 주변 상점가 등에서 대량 발견되고 있는 1만엔권 위조지폐가 컴퓨터와 복사기 등을 통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종전과 다른 점은 같은 종류의 위조지폐가 일본 열도 곳곳에서 동시에 발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엔도 토모히코(일본 위조통화대책연구소장): 특정 시기에 일제히 사용됐다는 점에서 동시다발형 (위조 지폐 유통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기자: 때문에 일본 경찰청 등은 전국적 규모의 범죄집단, 특히 폭력배들의 개입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 홋카이도 삿보로에서 1만엔권 위조지폐 83장을 사용하다 체포된 4명은 후쿠시마에 살던 폭력배로부터 위조지폐 200장을 넘겨받았던 것으로 밝혔습니다.
위조지폐 방지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새지폐를 발행해 온 일본 은행은 한국에서마저 위조지폐가 밝혀 지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오는 17일부터 구지폐 발행을 중단하고 금융기관들에게 새 1만엔권 지폐만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은행은 시중통화가 새 지폐로 완전 교체되는 시기를 내년 봄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권과 구권이 혼용되는 앞으로 1년 반 동안은 위조지폐 소동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KBS뉴스 양지우입니다.